수평선
맨 먼저
나는 수평선에 눈을 베었다
그리고 워럭 달려든 파도에
귀를 찢기고
그래도 할 말이 있느냐고 묻는다
그저 바다만의 세상 하면서
당하고 있었다
내 눈이 그렇게 유쾌하게
베인 적은 없었다
내 귀가 그렇게 유쾌하게
찢긴 적은 없었다
이생진 선생님의 그리운 바다 성산포 57쪽/우리글 2008년
목포에서 흑산도까지 89km..
이어지는 섬들을 바라보고 수평선에 마음 빼앗기다보면
어느새 흑산도에 다다릅니다.
산과 바다가 푸르다 못해 검게 보인다고 붙은 이름인 흑산도(黑山島)
아름다운 서해의 보석 같은 섬,
기암괴석과 숲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섬,
흑산도 여행기 지금 시작해봅니다. (2013년 6월 3일)
사진은 상라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흑산도 풍경입니다.
서해의 보석이라 불리울만 한 곳이지요?
목포에서 2시간 반~
여행자와 일행을 흑산도에 내려놓고
쾌속선은 떠나갑니다^^
분주했던 항구는 배가 떠나고 나자
어느새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와 있습니다.
기암괴석과 숲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섬, 흑산도..
다른 여행자가 숙소를 알아보러 간 사이에
주변을 둘러봅니다.
여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해산물 좌판부터 서성이는 여행자들도 계시네요. ㅎㅎ
좌판의 전복, 정말 싱싱하네요.
흑산도는 전복, 홍어, 멸치, 다시마, 미역, 우럭이 특산물이라고 합니다.
바다에서 나는 싱싱한 보물들이 가득한 섬이로군요^^
흑산도 예리항..
포구 주변으로 상점과 음식점, 모텔과 민박집들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섬 여행 내내 빠지지 않고 상에 오르던 생선들은
뜨거운 햇살아래 제 몸을 뒤척이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 흑산도, 가거도, 만재도 여행의 중심이셨던 이생진 선생님은
핸드폰에 흑산도의 모습을 담느라 분주하신 오후..
항구를 따라 걷습니다.
보통 보았던 항구와 비슷한 듯도, 다른 듯도 한 항구
상점 앞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홍어 상자들
이곳은 홍어로 유명한 흑산도입니다^^
우리나라 섬 1,000개 이상을 다니신 ‘섬 시인’ 이신 이생진 선생님
섬에 관한 시집도 30권이 넘게 펴내신 시인이시지요.
섬이 좋아 거의 평생동안 섬을 돌아다니신 선생님,
이생진 선생님과 함께 떠나는 섬여행,
기대되는 여행입니다.
선생님과 함께 떠난 선유도 여행, 어청도 여행, 보길도 여행에 이어
흑산도, 가거도, 만재도 여행입니다.
이생진 선생님에 관해 궁금하신 분들은
이생진 선생님의 홈페이지에 놀러가 보십시오^^
www.poet.or.kr/sj www.islandpoet.com
앞선 선유도 여행, 어청도 여행, 보길도 여행이 궁금하신 분들은
지난 여행기 보러가기 클릭해 보십시오~
시인과 함께 떠나는 섬여행-군산 선유도 http://blog.daum.net/sunny38/11776001
이생진 시인과 함께 떠난 섬여행-서해의 '푸른보석'으로 불리우는 군산 어청도 http://blog.daum.net/sunny38/11776343
끊임없이 웃고 노래하고 자연을 느껴라-이생진 시인과 함께 떠나는 섬여행/해남, 보길도 여행 http://blog.daum.net/sunny38/11776431
끊임없이 웃고 노래하고 자연을 느껴라-이생진 시인과 함께 떠나는 섬여행/보길도, 강진여행 http://blog.daum.net/sunny38/11776432
숙소에 짐을 놓고 이제 흑산도 일주를 시작해볼까요?
흑산도의 면적은 19.7㎢(약 593만평), 해안선 길이 42km로 제법 큰 섬입니다.
그러니 흑산도 일주에 필요한 것은??
일주버스를 타고 돌아볼 수 있습니다.
흑상도 예리항에 내리면 여행객들을 기다리는 흑산도 일주버스들이
이렇게 한줄로~
흑산도 일주버스는 1인 15,000원이라고 안내되어 있었는데
요금 변동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획일적인 버스관광보다 조금 더 편리한 일주택시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여행자와 일행은 택시를 이용하기로 하였습니다.
원래 1시간 40분에서 2시간 정도 돌아주시는데
여행자를 태운 기사님 4시간 가까이 흑산도 일주를 시켜주셨답니다.
이런 기사님, 널리 소개시켜 드려야겠지요? ㅎㅎ
김태식 기사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운송수단, 자전거도 있답니다.
미리 공부하고 간 안내서에 보니 자전거를 타고 돌아볼 수도 있는데
대신 고개가 많아 고생할 각오는 하고 출발하여야 한다고 적혀 있더군요^^
먼저 예리항 근처입니다.
자산문화관입니다.
정약전 선생의 유배생활이며 <자산어보>에 관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는 곳이라는데
월요일도 휴관, 화요일도 휴관.. ㅠ
월요일 휴관은 이해가 되는데, 화요일까지 휴관은 좀 그렇네요.
도서관이나 박물관들도 일요일에 문을 열고
월요일 하루는 휴관하지만 다음날은 보통 문을 열지요.
하지만 이곳은 화요일까지 이틀씩 휴관을 하니
멀리서 온 여행객들의 입장에서 좀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그래도 자산문화관 뜰 앞에 붉은 해당화 피어
아쉬운 여행자의 마음을 위로해줍니다.
예리항 근처에 세워진 흑산도 아가씨 동상 옆에서
사진 한장씩 담다보니 이곳이 흑산도임이 실감이 되네요.
흑산도 아가씨 어깨 위에 팔을 올리고 계신 이분은
이생진 선생님 가시는 곳에 어디든 따라 가시는 현승엽 선생님이십니다.
섬여행 내내 감미로운 음악을 책임져 주시는 고마운 분이시지요^^
흑산도 아가씨 근처에 고래공원이 있더군요.
아주 오래전의 흑산도 풍경들이 사진으로 남아 있길래 몇장 담아봅니다.
1960년 태풍때 흑산항의 모습이랍니다.
수많은 배들이 피항을 와 있는 것과 함께 흑산도의 옛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1980년 흑산도 근해에서 포획된 고래
그당시에는 고래가 잡히기도 하였나봅니다.
그리고 1981년 태풍 에그니스때 흑산항의 모습
60년대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제 다시 예리항을 지나 반시계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흑산도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일주도로 25.4km..
선사시대부터 흑산도에 사람이 살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진리 고인돌을 지나
흑산도 성당을 지납니다.
바다는 달리는 여행자를 내내 따라옵니다.
자라다 서로 손을 맞잡은 연리목도 만나봅니다.
서로 그리워하며 함께 살아간다는 것,
그 모습에 저절로 발걸음을 멈추게 되는 곳이로군요.
그리고 이제 진리 당산에 이릅니다.
당산은 바다신을 모시는 곳으로 진리당과 용왕당을 품고 있는 곳입니다.
이 곳은 ‘신들의 정원’이라 부르기도 하는 곳입니다.
어느 섬이고 화려함보다는 고요한 구석이 있고 비경보다는 비극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파시가 화려했던 흑산도도 예외는 아니다.
진리의 성황당 소나무 숲엔 슬픈 전설이 지나가는 사람의 옷깃에 땀보다 눈물을 적셔놓는다.
저 소나무, 저 바다 그리고 당집에 얽힌 이야기가 듣는 사람의 넋을 사로잡는다.
이생진 선생님의 산문집, 걸어다니는 물고기 흑산도 중에서/책이있는마을 2000년
진리 성황당에 얽힌 전설에 대해 여러 여행자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이생진 선생님과 김태식 기사님~
전설속의 무덤과 나무라고 합니다.
흑산도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이생진 선생님의 산문집 걸어다니는 물고기에서
요약하여 적어 보겠습니다.
-옹기장사 배에서 뱃사람들의 허드렛일을 해주면 흑산도까지 따라온 소년이 있었다.
어른들이 옹기를 지고 마을로 간 사이 소년은 소나무에 올라가 고향의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솔잎을 뜯어 피리를 불었다.
며칠이고 옹기를 다 팔고 어른들이 돌아올 때까지 그는 나무에 올라가 피리를 불었다.
옹기를 다 팔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려고 했을 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잔잔했던 바다가 이들이 떠나려고 하면 거센 바람이 불어 갈 길을 막는 것이다.
그때마다 소년은 나무에 올라가 피리를 불었다. 그러면 파도는 거울처럼 잔잔해졌다.
답답한 옹기장수들이 마을 점쟁이에게 물어보니,
소년의 피리 소리에 반한 처녀귀신의 소행이라 했다.
그러니 소년을 남겨두고 가는 도리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날도 소년은 출항하려다 풍랑 때문에 포구에 돌아온 옹기배에서 내렸다.
그리고 소나무에 올라가 피리를 불자 바다는 잔잔해지고 옹기장수들은 이때다 하고 배를 저었다.
소년이 내려와 보니 옹기배는 보이지 않았다.
소년은 매일매일 소나무에 올라가 울음 섞인 피리를 불었다.
그러나 사흘이 지나고 나흘이 지나도 배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몸도 마음도 쇠잔해져서 나무에 올라갈 기력도 없고,
피리를 불어도 소리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배가 돌아오는 것 같아서 나뭇가지에 올라 피리를 잡는 순간 그는 나무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그는 죽었다. 그는 가랑잎처럼 말라죽었다.
그 후 그가 올라가 피리 불던 나무도 말라죽었다.
이곳 진리엔 귀신을 불러들인다는 초령목이 있다-
남녀간의 유혹은 달콤하다.
귀신과 사람 사이의 유혹도 그러하다.
지금은 늙은 소나무와 동백나무에 싸여 당집에 갇힌 애절한 전설이지만
맨 먼저 제물이 되어 이곳에 온 처녀의 넋이나
그 처녀의 복수(?)에서 끌려왔을 총각(소년)의 넋 또한 피리 소리처럼 슬프다.
나는 소나무 밑에 앉아 매미 소리를 들으며 떼풀 한 개 없는 무덤을 본다.
그리고 피리를 불지 않아도 잔잔한 물가에서 그의 피리 소리를 듣느라 침울해졌다.
-이생진 선생님의 산문집 걸어다니는 물고기 흑산도 중에서/책이있는마을 2000년
진리 당산을 지나면 배낭기미 해수욕장이 나옵니다.
봄이면 숭어축제가 열리는 곳이라고 하네요.
모래사장이 경사가 거의없이 펼쳐져 있고
그뒤로 흑산도 예리항이 바라보입니다.
옥섬과 상라산이 바라보이는 곳이기도 합니다.
옥섬은 이제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 곳이로군요
조선시대 수군진이 들어왔을 때 감옥으로 쓰던 곳이 옥섬이라고 합니다.
옥섬 둘레로 나무데크가 되어 있어
한바퀴 걸어서 돌아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상라산을 향해 가는 길,
자그마한 마을이 지나갑니다.
그리고 초라한 절터가 보입니다.
무심사지입니다.
이 멀고 깊은 섬에 석탑과 석등이 남아있다 것이 신비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굽이굽이 오르막 고갯길이 시작됩니다.
열두구비 고갯길로 유명한 상라리 고개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긴 글 읽어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이어지는 흑산도 여행기 놓치지 않으실거지요?
흑산권 관광안내도
흑산도, 비금도, 도초도, 홍도, 상태도, 하태도, 가거도, 만재도..
그리고 영산도와 대장도 소장도까지..
수많은 섬들이 모여 있는 곳이 이곳입니다.
흑산도에서 가거도까지 73km
흑산도에서 만재도까지가 52km
흑산도에서 서울까지 453km..
참 먼 섬, 흑산도입니다^^
흑산도 찾아가는 길
구분 | 구간 | 운행시간 | 소요시간 | 요금 |
---|---|---|---|---|
쾌속선 (남해고속, 동양고속) | 흑산도 → 목포 | 09시 00분 11시 00분 15시 30분 16시 10분 | 01시간 50분 | 요금 : 31,300 원 |
쾌속선 (남해고속, 동양고속) | 목포 →흑산도 | 07시 50분 08시 10분 13시 00분 16시 00분 | 01시간 50분 | 요금 : 31,300 원 |
- ※ 동양고속 (061-243-2111), 남해고속 (061-244-9915)
- 해상의 기상상태에 따라 소요시간 변동 가능
- 쾌속선에 차량은 싣지 못하므로 여객선터미널 주변에 주차
*가거도나 만재도를 가시려면 목포에서 오전 8시 배를 타야 합니다.
비금도, 도초도, 흑산도, 상태도, 하태도, 만재도를 거쳐 가거도로 갑니다.
신안군 문화관광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신안군의 섬여행에 관한 안내가 잘 되어 있더군요
그밖에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클릭해 보세요
앞선 흑산도 찾아가는 길 포스팅을 아직 보지 못하셨다면 클릭해 보세요
아름다운 서해의 보석 같은 섬을 찾아가는 길-흑산도, 가거도, 만재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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