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산 등대로 가는 길 3
외로운 사람이 외로운 사람을 찾는다
등대를 찾는 사람은 등대같이 외로운 사람이다
무인등대가 햇빛을 자급자족하듯
외로움을 자급자족한다
햇볕을 받아 햇볕으로 바위를 구워 먹고
밤새 햇볕을 토해내는 고독한 토악질
소풍 온 아이들이 제 이름을 써놓고 돌아간 후
등대가 더 쓸쓸해진 것을 그 애들은 모르고 있다
이생진 선생님의 거문도 71쪽/작가정신/1998
다도해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여수의 명품 길 10곳 중
하나인 '거문도 녹산등대 가는 길'
사슴 뿔을 닮은 거문도 녹산 등대 가는 길은
드넓게 펼쳐진 푸른 초원이 장관입니다.
들국화와 이름 모를 꽃들이 발끝에 묻혀 향기를 풍기고
완만하면서도 적당히 언덕이 있어 산책코스로 제격인 길입니다.
초록의 풀밭은 평화롭고 자유롭고,
걷다가 마주치는 모두가 그림같은 풍경인 곳,
거문도 녹산등대 가는 길입니다. (2012년 10월 27일)
녹산등대 가는 길은 서도마을에서 출발합니다.
한낮의 항구 풍경이 평화롭습니다.
서도마을로 들어서니
이금포 해수욕장과 녹산등대 가는 길 이정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돌담길이 아름다운 서도마을을 지나
100년역사의 서도초등학교에 다다릅니다.
초등학교를 지나가 이제 본격적으로 녹산등대로 가는 길이 나옵니다.
나무데크가 놓여진 길,
오른편으로는 바다가 펼쳐져 있는 길입니다.
돌담길 아래는 노란 털머위꽃이 곱게 피어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서도마을에서 출발해서 인어해양공원과 녹산등대
그리고 이금포 해수욕장로 이어지는 3㎞코스의 산책로가 일품인 곳이지요
중간즈음에 자리한 전망대에 오르니
드디어 녹산등대가 보입니다.
뒤쪽을 보니 서도마을과 거문도 서도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곳이기도 하구요
알록달록한 지붕들은 바다와 마주하고 있는 곳
서도마을이 정겨운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녹산 등대로 가는 길 1
바닷물에 주기酒氣가 있었나보다
나 술밭(酒田)에 누워 있을 테니
깨우지 말라
일으켜 세우지도 말고
묻지도 말라
주기가 있었나보다
이생진 선생님의 거문도 68쪽/작가정신.1998
걷다가 자꾸 뒤돌아보게 하는 길입니다.
녹산 등대로 가는 길 2
등대로 가다가 갯쑥부쟁이꽃을 만나
그 옆에 나란히 누워
엷은 가슴에 별을 묻고 자다가 들킨 기분
우리는 깨어나기 싫었다
녹산 등대로 가는 길
잔디밭에서 숨겨야 할 일이 벌어졌지만
갯쑥부쟁이는 말을 못하니
내 입만 다물면 그만이었다
..중략
이생진 선생님의 거문도 69쪽/작가정신.1998
갯쑥부쟁이 꽃 향기 맡으며 벤치에 앉아 있노라니
지나온 전망대와 동도가 한눈에 바라보입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고흥 팔영산이나 장흥 천관산이 보인다는 곳..
녹산 등대 뒤로 바라보이는 저곳은 어디일련지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라고 혼잣말 해보는 여행자입니다.
등대를 찾아가는 길..
넓은 초원에는 갖가지 꽃들이 피어납니다.
외로운 아이들
그 애들은 왜 제 이름을 등대에 써놓고 갔을까
등대가 불러도 뒤돌아보지 않으면서
왜 그들은 제 이름을 등대에 써놓고 갔을까
그것을 언제까지 기억하고 있으라는 것인가
커가면서 무미해진 추억
왜 그들은 등대까지 와서 이름만 써놓고 갔을까
이생진 선생님의 거문도 77쪽/작가정신.1998
그리고 거문도 인어 ‘신지끼’를 만납니다.
녹산곶는 거문도 사람들에게 수호신으로 불리는 ‘신지끼’ 전설이 내려져 오는 곳입니다.
흐린날이면 머리를 풀어헤친 하얀 피부의 여인인 ‘신지끼’가 나타나
바다의 위험을 예고했는데 여인의 형상이 인어를 닮았다고 합니다.
녹산 등대 가는 길은 이생진 선생님의 시비를 만나며 가는 길입니다.
다음에 거문도를 다시 간다면
이길을 이생진 선생님의 거문도 시집을 들고 걷고 싶습니다.
녹산 등대로 가는 길 4
결국 갯쑥부쟁이도 등대 발 밑에 와서
얼어붙은 마음을 달래달라며
외로운 것들끼리 어루만진다
등대는 시인이 가야 할 종점 같은 곳
오늘 낮에는 민들레가 등대 밑에서
소꿉장난을 하다가 갔다
이생진 선생님의 거문도 72쪽/작가정신.1998
녹산등대는 사슴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녹산이라
이름 붙어진 녹산곶 절벽위에 자리잡아 섬사람들의 길잡이가 되고 있습니다.
녹산 등대를 돌아서니 발아래 이런 풍경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녹산 등대 앞에 섭니다.
1958년 세워졌다는 거문도 녹산 등대..
녹산 등대로 가는 길 5
민감한 피부
바다가 온몸에 두드러기를 일으킨다
고독은 일종의 알레르기성 질환인가
이생진 선생님의 거문도 73쪽/작가정신.1998
녹산곶 끝에 자리한 녹산등대입니다.
녹산 등대를 보고 돌아나오는 길..
신지끼 인어상쪽이 아니라 아래쪽으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녹산등대 길에는 해안으로 곧장 내려갈 수 있는 몽돌밭 코스와
낮에는 에머랄드빛 물빛으로 유혹했다가
노을이 질 때면 온통 검붉은 빛으로 변하는
이금포해수욕장을 만날 수 있는 길입니다.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과 맞붙어
금오도 비렁길 못지 않은 길이로군요
이금포 해수욕장
고운 모래사장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녹산 등대를 바쁘게 둘러보고 나와
여객선 터미널로 향합니다.
이제 저 배를 타고 다시 육지로 나가야 할 시간입니다.
흐리던 하늘은 기어이 비를 뿌리고,
어쩐지 거문도를 두고 떠나는 여행자의 아쉬운 마음을 아는 듯 하네요^^
거문도 찾아가는 길
순천 완주 고속도로 동순천ic - 신대교차로에서 여수 세계박람회장 방면- 여수 여객터미널 - 거문도행 여객선- 거문도
거문도 배시간 안내
[ 출항시간 ] 하계(적용기간 : 4월~10월) | |||
출발지 | 도착지 | 출항시간 | 도착시간 |
여수 | 거문도 | 07 : 40 | 10 : 00 |
거문도 | 여수 | 10 : 30 | 12 : 50 |
여수 | 거문도 | 13 : 40 | 16 : 00 |
거문도 | 여수 | 16 : 30 | 18 : 30 |
※ 나로도 기항 : 나로도 출항시간 - 08 : 30 / 14 : 30 |
오고가호와 줄리아 아쿠아호가 교차 운행한다고 합니다. |
※ 운항시간은 기상 조석 및 선박사정에 의하여 변경이 있을 수 있습니다.
선박 운항여부는 미리 확인하시는게 좋겠지요
거문도 http://www.geomundo.biz/ 에서 그밖에 궁금하신 점 확인하시면 될 듯 합니다.
또는 여수 여객선 터미널 061-663-0117
앞선 거문도 포스팅을 아직 보지 못하셨다면 클릭해 보십시오
징검다리처럼 이어지는 다도해를 거쳐 가는 섬여행-거문도 가는 길 http://blog.daum.net/sunny38/11776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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