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이 보이지 않습니다.
뿌연 안개가 사방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한라산에서 뿜어져 나온 안개가 섬 전체를 덮어버린 듯 느껴집니다.
바람의 섬, 제주..
이제 안개의 섬이 되었습니다.
바람의 섬, 제주..
안개속에 가리워지고 지워졌습니다. (2013년 2월 4일)
점점 짙어지는 안개..
안개는 때론 서로의 거리를 가깝게도..
멀게도 느끼게 해줍니다.
일정한 거리에서 너와 나는 바라봅니다.
주변의 배경들은 어느새 다 지워지고..
그리고 때론 혼자 남겨지기도 합니다.
잿빛 풍경..
지난 태풍의 시간들을 품고 있는 나무들..
안개가 저만큼 한발짝 물러납니다.
혼자 서 있는 줄 알았던 나무는 주변에 병풍처럼 나무를 두르고 있었습니다.
바람에 따라 함께 춤을 추는 안개..
가리워졌다, 모습을 드러냈다..
바람을 담습니다.
멀리 한라산이 얼굴을 보여주려합니다.
한라산에서 시작된 안개는 다시 한라산으로 돌아가려하고 있습니다.
안개가 사라진 들판은 어쩐지 낯설기만 하군요.
나무 한그루는 이렇게 또 사진 한장으로 남습니다.
저 여행자의 사진속에 남겨진 나무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군요.
안개는 사라지고..
이제 바람만 남아 있습니다.
바람을 잡아볼까요?
바람을 담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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