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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권

추운 겨울 밤, 시와 함께 놀자!-이생진 시인과 함께하는 인사동 시 낭송 모꼬지

 

 

 

시를 피해 가는 사람들

시는 죽어라 하고 안 읽으면서
간판은 시만 골라 내걸던 인사동
그것이 고마워서 시골 시인 넥타이를 매고
빈소에 들어서듯 찻집에 들어서네

구름에 달 가듯이
낮에 나온 반달
술 익는 마을
歸天
詩人學校
詩人과 畵家
바람 부는 섬
무릉도원
가는 나그네*

이렇게라도 도시 한복판에 시가 있다는 것은
다행한 일
이 기회에 시인도 돈을 벌어 잘 살아야지 했는데
시인의 간판은 하나 둘 내려놓고
돈 냄새 나는 것으로 바뀌네
도시 한복판에서 시를 몰아내니
쫓겨난 시 갈 곳이 없어
하나는 산으로 가고
하나는 섬으로 가네

*인사동에 내건 간판(상호)

(이생진 선생님의 인사동45~46쪽/우리글/2006)

 

"시인은 섬과 같아서 겉으로는 사람을 멀리하지만 속으로는 늘 사람을 그리워 한다"면서

"인사동에 상혼(商魂)만 북적거리라는 법이 없다. 시혼(詩魂)도 끼어들어 시성(詩聲)을 높여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는 이생진 선생님

 

상혼만 북적거리는 인사동에 시혼을 불어넣기 위해서

인사동의 아트사이드, 시인학교, 보리수 등 찻집과 카페 등을 옮겨다니며 시낭송회를 이어오고 계십니다.

 

인사동길을 거닐다보면 인사동 사거리에서 안국동 방향으로

30여미터 지난 곳에 전북지업사 사이길인 인사동 7길이 있는데

이곳으로 20여미터 들어가면 자리하고 있는 문인들과 예술인들의 사랑방 '순풍에 돛을 달고'

 

이곳에서 매월 마지막 금요일 7시 이생진 선생님의 시낭송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 밤, 시와 함께 놀자!

이생진 시인과 함께하는 인사동 시 낭송 모꼬지

그 이야기가 지금 시작됩니다. (2012년 11월 30일)

 

*모꼬지란

놀이나 잔치, 또는 그 밖의 다른 일로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를 말합니다.

 

 

 

 

지난 7월, 뜨거운 여름 밤

이곳에서 시와 함께, 이생진 선생님과 함께 하였던 바람 패밀리들

 

다시금 멀리 동해에서, 광주에서, 대전에서, 진해에서, 군산에서, 제주에서

그리고 서울에서 모여모여~

이곳 인사동에 모여 들었습니다.

 

*바람 패밀리란 이생진 선생님의 팬카페인

이생진, 바람이 시가 되어 식구들을 말함입니다.

 

11월의 마지막 금요일,  이생진 시인과 함께하는 인사동 시 낭송 모꼬지

저녁 7시가 되자 박산 시인의 사회로 시작됩니다.

 

 

 

 

어서 오시게나

매화의 꿈 영글기 전

달아나려는 향기

목 가는 백자 속에 잡아두었고

진초록 남아있는 텃밭

향기 짙은 들깨 꽃송이로

깨보숭이도 마련했네

따가운 햇살 받아

노오란 꿈 더해 가는

향기 짙은 甘菊도 준비했으니

예쁜 모양 살려 집어 주시게나

그저 가을을 품을

그저 가을에 취할

그저 가을에 젖을

마음 하나만 가지고 오시게

토방 댓돌 아래 귀뚤이는

버얼써 기다리는 눈치네

어서 오시게나

 

-꽃달임/양숙님

 

*꽃달임이란 진달래나 국화의 꽃잎을 따서 전을 부치거나 떡에 넣거나

술을 담가 여럿이 모여 먹거나 베개 속에 넣어 즐기는 일을 말합니다.

 

 

 

 

시낭송을 듣고 계신 이생진 선생님의 모습을

살짜기 담아 봅니다.

 

 

 

 

이어지는 푸른들님의 멋진 하모니카 연주~

 

 

 

 

푸른들님은 우리 바람 패밀리의 멋진 가객이시지요.

하모니카 연주도 늘 멋지지만

삼행시도 멋지게 지으시는 분이지요^^

 

 

 

 

어느날 나는 울었다 이유없는 슬픔이

통째로 쏟아진 듯

몸통 깊숙한 것들이

뙤약볕 아래 뒤집어 널어 둔 빨래처럼 흔들리며

손발없이 몸통으로 울었다

 

전생에 물고기였나 보다

 

아가미가 닳아져버린 물고기처럼

얉은 숨에 붙은 생명의 파편들이

송두리째 올라와

숨골마저 타악 막혔나보다

 

지상과 천상의 어느 경계던가

어느 경지던가

그 빛나던 비늘의 투명이 나무껍질처럼 벗겨지고

초유의 것을 잃은 채

덜렁덜렁한 몸통으로 울었다

찢어진 아가리로 숨쉬기를 열망하며

선술집 낮은 조명으로 울었다

 

축축하게 젖은 몸통으로 파닥거렸다

 

-물고기처럼/안다혜님

 

 

 

 

 

 

맨처음에 여행자가 올려둔 이생진 선생님의 '시를 피해 가는 사람들'을

낭송해주시는 유재호님

 

 

 

인사동 보리수에서 이곳 '순풍에 돛을 달고'로 이어진

이생진 선생님과의 시 모임 '진흠모' 회원들과

우리 '이생진, 바람이 시가 되어' 식구들이 빼곡하게 자리를 채웠습니다.

 

모두 시를 사랑하고,

이생진 선생님을 사랑한다는 공통점으로 모인 사람들이지요.

 

 

 

 

시낭송을 듣고 있는 바람 패밀리들 모습을 살짜기 카메라에 모셔옵니다.

 

제주에서 올라온 홍예(캔디)님

이날 시낭송회 이후에

이생진 선생님 시집 두권 챙겨들고 거문도로 사라졌다는 전설이 전해져 옵니다. ㅎㅎ

 

 

 

 

익산에서 올라온 미노님

이생진 선생님과 덕수궁의 시간들을 멋지게 담아주셨지요.

 

 

 

 

이제는 많은 분들이 눈치채셨겠지요?

이생진 선생님에 관한 글을 올릴 때마다 꼭 빼놓지 않고 등장하시는 큰언니이십니다.

 

언니의 압력솥/이생진


시를 가지고 모였다

바람처럼 모였다 바람처럼 헤어졌다

바람은 구름을 밀어내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우린 시가 되어 남았다

시란 그래서 바람이 아니다

구름이 아니다

공허가 아니다

이런 기억과 추억이 있게 한 바람 패밀리는 시의 밭이다

시의 밥솥이다
굴삭기 소리가 끝날 때

다시 어청도에 모여

만국기 밑에서 가족회를 열고 싶다

그리고

산너머 등대길을 걸으며 노래부르고 싶다

그때쯤에는 태풍에 쓰러진 소나무도 생生을 되찾겠지

끼니마다 밥상에서 숟가락을 놓지 않게 한

언니의 손맛이 고맙다

 

바람 패밀리를 위하여 ‘건배!’ 하고 싶다

 

이 시에서처럼 바람 패밀리의 모임에 오셔서

끼니마다 맛난 밥을 해주시는 큰언니

그런 큰언니에게 이생진 선생님께서 어청도 여행을 다녀오신 후

써주신 시 한편입니다.

 

이생진 선생님의 마음뿐만 아니라

우리 바람패밀리들 모두 이런 마음일겁니다.

 

 

 

 

김숨님은 눈을 지긋이 감고 듣고 계시네요.

차꽃 언니, 바람 오라버니, 푸른들님~ 하고 살짜기 불러봅니다. ㅎ

 

 

 

 

이날 모인 사람들이 점점 늘어서

이곳 자리가 비좁아 이렇게 회초리 오라버니 무릎 위에 바람 오라버니가 앉아 있는 모습까지.. ㅋ

 

잘 웃으시는 바람 오라버니이신데

늘 제 사진속에서는 심각한 표정이시로군요.

 

 

 

 

추포도 소금꽃/이생진

 

염전에서 소금물 받아먹고 사는

함초鹹草

짜다고 찌푸리는 일이 없다

심해숙沈海淑씨도 함초 같다

이름 석자가 모두 삼수변이라며

바다와의 인연을 자랑하는 여자

육지에서 시집와 얻은 벼슬

부지런한 여리장女里長

깊은 바다 맑은 물 심해숙深海淑

추포염전 김대식씨 부인

사내는 고무래를 밀고

여자는 소금차를 밀고

창고에서 흘러나오는목포의 눈물*’

그래서 짜다

염도 2도의 바닷물을 폭염에 구워
25도의 해수에서 피는 하얀 소금꽃

소금꽃이 필 때마다 김씨 부부는

얼굴이 환하다

암태도에서 또 작은 섬 추포도로 들어와

천일염 만들기 30여 년

아내를 강원도 삼척에서 추포도까지 데려오는데

김씨는 섬이라는 말을 숨겼다는 소문

그래서 속은 것 같다는 뒷이야기

속아 사는 여자가 어디 한둘인가

오늘도 저문 하루 백설 같은 소금을 거둬

창고에 밀어 넣는 *‘목포의 눈물

그래서 눈물은 짜다 (2011.7.16/선생님 섬 이야기 홈피에서)

 

*‘목포의 눈물’:이난영님의 노래

 

광주에서 오신 장진규님이 이생진 선생님의 추포도 소금꽃을 낭송하십니다.

 

 

 

 

대책 없는 여자 38을 안숙경님이 낭송해 주시고..

 

 

 

 

군산에서 오신 안단테님의 노래가 이어집니다.

언제나 바람 패밀리들이 가는 곳을 멋진 노래로 풍성하게 해주십니다.

 

이날은 멋진 무대의상까지 제대로 갖춰 입으시고..

 

 

 

 

이생진 선생님은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고 계십니다^^

 

 

 

 

노래를 듣고 계시는 지금님, 벽경님, 장진규님의 모습도 살짜기 담아 봅니다.

 

 

 

 

이우강변에서 만난 백석

 

이우강변길은 6킬로 쯤 걸어야 마침 맞게 운동이 된다.

오늘은 얼마쯤을 걸었는지 알 수 가 없다.

주머니에 푹 찔러 넣고 간 한 편의 시는, 나를

16킬로인지 60킬로인지 몸의 감각을 잃을 만큼 걷게 만들었다.

다리가 아픈지도 얼만큼 땀을 흘렸는지도 모르겠다.

그곳에서 이생진을 만났고 백석을 만났고

자야를 만났고 그들 안에 있는 나를 만났다.

나는 그들과 함께 울었고 벅찬 가슴 쓸어 내리기도 했고

입술 깨물며 아린 사랑 보듬어 안기도 했다.

백석의 영혼은 길상사로부터 와 이우강변을 떠돌고 있었고

나는 길이 끝날 때까지 그들을 따라 걷고 싶었다.

걷다가 걷다가 문득 보니 사탕수수 껍질이 내 발목을 묶었고

서리 앉은 동백잎이며 뒹굴던 낙엽들이 어지럽게 나를 막고 있었다.

타버린 낙엽들 사이로 사랑초 무덤이 보인다.

그 옆에 몸을 억세게 뒤틀며 맴도는 검붉은 지네 한마리…

이세상 마지막 절규의 몸짓으로 무덤을 기어 오르려 한다.

나는 한참을 내려다 보며 눈물 한 방울 내려놓고 왔다.

 

공혜경님의 시, '이우강변에서 만난 백석' 이란

시를 낭송해 주시고 계십니다.

 

 

 

 

 

여의도는 얄팍한 수가 더 잘 통하고

관청 어르신은 복지부동

판관 나리는 독선

잘난 언론은 한탕주의

무인들의 허위보고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단번에 승패 마무리 되고

잘잘못이 늘 흐릿하고

자리 그러하고

특종이 명암 가르고

눈만 가리면 소나기 피해지고

실체나 바른 길을 모르는

영원히 출렁이는 미로

 

뭐든지 날로 먹으려는 무지몽매에서 비롯됐다

 

사법이 불신 받는 건 당연

권위주의 극복의 결과물이다

 

상반되는 주장 중 어느 쪽이 옳은 건가는

몹시 어려운 문제

반이 불만이면 여파가 클 수 밖에

스스로 인정하고 반성하는 건 좋은 길

백 점 만점에 칠십 점 맞는 것도 힘든 일

 

주변론은 치장으로 본론은 본질을 찾아가야 할거야

백년 천년이 걸릴지라도

 

-사법부의 불신을 보며/김문수님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 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한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 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에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황동규님의 즐거운 편지를 낭송하시는 김경영님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 십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는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류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 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나는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 않으리.


아름다운 한계령에 기꺼이 묶여
난생 처음 짧은 축복에 몸둘 바를 모르리.


지난 7월 인사동 시낭송회에서 인형극 3년고개를 공연한 후에

"나도 남들처럼 우아하게 시 낭송을 했었어야 하는데" 라고 하던 차꽃 언니

이번 모임에서는 우아하게 시 낭송을 하십니다^^

 

 

 

 

문정희 시인의 한계령을 위한 연가에 이어

양희은님의 한계령을 멋지게 불러주시는 안단테님

 

그 곁에 서서 그 모습을 오지게 바라보시는 차꽃 언니.. ㅎ

 

 

 

 

시와 노래와의 만남..

이생진 선생님과 함께하는 모임은 늘 시와 노래가 만나는 자리이지요.

 

 

 

 

네게 쏟아 붓고 뒤돌아 나오던 날

욕실에서 샤워기 물을 콸콸 틀어놓고

얼마나 큰소리로 저주를 퍼부었던가.

에이~

이게 뭐야!!!!

 

오.블.리.아.테.

내 기억을 지워버릴까,

저 사람의 기억을 없애버릴까?

 

수리수리마수리 수수리 사바하,

수리수리마수리.....

연거푸 세 번을 외워서

내 입으로 지은 업을 깨끗이 씻어 버릴까?

 

거봐봐, 내 말대로 해주었으면..

비비디바비디부를 외치고 말할 걸 그랬나?

차라리 아브라카다브라를 외웠으면 좋았을 걸.

 

오늘도 여지없이

지우고

다시 쓰고픈 기억들!

 

-주문을 걸어봐~ /김미자님

 

*오블리아테: 해리포터에 나오는 기억의 조작 주문

*수리수리마수리 사바하: 한 번 외우면 소원성취하소서, 세 번 거푸 외우면 입으로 지은 업을 모두 씻어낸다 함

*비비디바비디부: 생각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아브라카다브라 : 내가 말한대로 될지어다.

 

 

 

情에 농락당하고도

저항하지 않았다

산다는 게 단순하단 결론으로

모든 걸 이해했다

사랑과 미움의 공간에

갈등이란 걸림을 무시했더니

시작과 끝이 정해진 바 없다

못나터지고 미운 놈도

뜬금없이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미움/ 박산님

 

 

 

 

김숨님의 북장단에 맞춰 부르시는 노래가 이어집니다.

 

 

 

 

북장단 소리에 맞춰 흥겨움도 더해가고

모두함께 어우러지는 즐거운 자리입니다.

 

 

 

 

이생진 선생님을 담은 소요유님의 사진들을 보며

만나뵙고 싶었던 소요유님~

 

드디어 인사동에서 얼굴을 뵙습니다^^

 

 

 

 

멀리 동해에서 오신 자운영님은

소녀같은 모습으로 김숨님의 북장단 소리를 듣고 계시네요.

 

 

 

 

제주에서 홍예와 인연으로 사진 전시회로,

이곳 인사동으로까지 함께 한 박한아님

 

 

 

 

미소가 멋지신 두분이 만났습니다.

현승엽 선생님과 소요유님~

 

 

 

 

목로주점 - 이연실

멋들어진 친구 내 오랜 친구야

언제라도 그곳에서 껄걸껄 웃던
멋들어진 친구 내 오랜 친구야
언제라도 그곳으로 찾아오라던

이왕이면 더 큰잔에 술을 따르고
이왕이면 마주 앉아 마시자 그랬지
그래 그렇게 마주 앉아서
그래 그렇게 부딪혀 보자

가장 멋진 목소리로 기원하려마
가장 멋진 웃음으로 화답해줄께
오늘도 목로주점 흙바람 벽엔
삼십촉 백열등이 그네를 탄다

월말이면 월급타서 로프를 사고
년말이면 적금타서 낙타를 사자
그래 그렇게 산에 오르고
그래 그렇게 사막에 가자

가장 멋진 내친구야 빠뜨리지마
한다스의 연필과 노트 한권도
오늘도 목로주점 흙바람 벽엔
삼십촉 백열등이 그네를 탄다

 

 

바람 패밀리들 모두 일어나 다함께 부르는 목로주점..

 

 

 

 

다함께 부르는 노래에

현선생님의 기타가 빠질 수는 없겠지요?

 

 

 

 

파리의 지인이 구해주셨다는 압생트를 들고 나오신 이생진 선생님

 

 

 

 

빈센트 반 고흐가 즐겨 마셨다는 독주인 압생트

시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생산하지 않았던 압생트라고 하지요.

 

초록의 빛깔,

참 유혹적인 빛깔이로군요.

 

 

 

 

다시 압생트

- 고흐와 로트렉/이생진

 

술을 마셔야지

여기는 시간도 없고 공간도 없으니

자연 존재도 없고 초월도 없어

철학이 없으니 니체도 심심하겠다

술이나 마시자

압생트!

이 술로 많은 화가와 시인들이 녹았지

오늘 만나자는 로트렉(1894-1901) 역시 예외는 아니야

정신착란에 매독까지

어쩌면 그렇게 나를 닮을까

그래 죽음까지도 닮다니

서른일곱 젊은 나이에

그러니 죽은 뒤에도 술 생각나면

로트렉이지

 

오늘도 로트렉이 나오라는 거야

자주 나가던 몽마르트르 카페로

 

그는 들어서자마자 압생트 한잔을 내 앞에 놓고

움직이지 말라 한다

나를 그리겠다는 것이다

 

언젠가 나는 압생트가 담긴 잔과 물병을 놓고

밖으로 나간 적이 있는데

그것을 보니 생각난다며

이번엔 나가지 말고 술잔을 지키라 한다

파스텔을 문지르는 소리가 나고

내 얼굴을 아래위로 훑어보기에

나느 아예 머리를 옆으로 돌렸지

한쪽 귀가 선명하게 들어나도록

 

그는 손을 털고 일어나서 그림을 보여준다

고흐의 초상(1887)’

내 가난과 고독은 세상이 아는 것인데

내가 너무 긴장했나

아래턱이 콘크리트처럼 굳어 있고

그는 코르몽에게서 4년 째 그림을 배우고 있으니

손놀림이 정확하지

나는 겨우 4개월 코르몽에게서 소묘를 배웠고

내 그림이 햇볕을 받은 것처럼 밝아진 것은

몽마르트르 덕이야

그러나 나는 커피를 마시거나 춤추는 사람들을 그리는 것보다

 

몽마르트르 근처 풍경이 더 마음에 들어

저 황량한 바람의 언덕

그 쓸쓸한 맛이 술 맛을 나게 하지

 

지나가던 몇몇 무희들이 눈인사를 하자

로트렉은 내 귀에 대고 말한다 (그의 키는 겨우 150cm)

내가 키만 조금 더 컸어도 그림 따위는 그리지 않았을 텐데

그는 그가 그린 물랭루즈 포스터만큼이나 화려한

여인의 손을 잡고 절름거리며 나간다

나는 다시 쓸쓸하다

 

 

 

 

취나물이란 시를 낭송해 주시는 이향아님

 

 

 

 

시와 노래와 가락이 어우러진 밤,

저녁 식사 후에 다시 시와 노래가 이어집니다.

 

 

 

 

"찻집의 고독"을 열창중이신 멋진 회초리 오라버니

 

 

 

 

그 노래를 들으며 수줍게 웃는 홍예의 모습.. ㅎ

 

 

 

 

지난번 어청도에 이어서 인사동에서도 감동을 주시는 오라버니이시네요^^

 

 

 

 

지금도 현선생님의 노래소리가 들리는 듯 느껴집니다.

감미로운 현선생님의 목소리..

 

 

 

 

 

 

 

 

 

 

 

 

다시 마이크 앞에 서신 이생진 선생님과 현선생님

 

고흐를 위한 퍼포먼스 / 이생진

 

나는 지금 고흐를 할래요

고흐는 순간 순간 하고 싶은 것이 많았어요

사이프러스를 보면 사이프러스를 그리고 싶고

술을 보면 술을 마시고 싶고

여자를 보면 여자를 안고 싶고

순간 순간 하고 싶은 것이 많았어요

 

나는 지금 고흐를 할래요

아를에 있는 '노란 집*'에 가서

노란 목도리를 하고

노란 해바라기를 그리며

술을 마실래요

그러다가 밤이 되면 노랗게 취한

별이 되고 싶어요

 

나는 지금 고흐를 하고 있어요

별이 빛나는 밤

돈 맥클린의 '빈센트'를 들으며

고흐를 하고 있어요

 

*고흐가 고갱과 함께 기거한 아를의 '노란 집'

(반 고흐, '너도 미쳐라'97쪽/우리글/2008)

 

이생진 선생님께서 고흐를 위한 퍼포먼스를 낭송해 주시고

이어서 현승엽 선생님이 불러주시는 돈 맥클린의 빈센트가 달콤하게 이어집니다.

 

 

 

 

박산 시인의 환하게 웃는 웃음처럼

모두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않던 고마운 시간들..

 

이 시간들을 가능하게 하신 이생진 선생님

 

지금도 섬에서 섬으로 다니시며 모두에게 아름다운 시를 건네주시는 선생님,

넘치는 열정과 에너지를 모두에게 나눠주시는 선생님..

사람이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시는 선생님..

13년째 시낭송회를 이끌어 오고 계시다는 선생님..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이 되면

서울 인사동 골목길들을 지나 '순풍에 돛을 달고'에

가고 싶어 안달하게 되는 여행자입니다^^

 

이생진 선생님의 홈페이지는요

www.poet.or.kr/sj www.islandpoet.com

 

 

이생진 선생님과 함께 한 섬 여행과 시낭송회, 그리고 가을 소풍 이야기를 더 보시려면 클릭해 보세요~

이생진 시인과 함께 떠난 소쇄원 가을 소풍/담양 여행 http://blog.daum.net/sunny38/11776331

 

시와 음악이 하나가 되는 밤, 이생진 시인과 떠난 가을 소풍-고창 힐링카운티 http://blog.daum.net/sunny38/11776335

 

시인과 함께 떠나는 섬여행-군산 선유도 http://blog.daum.net/sunny38/11776001

 

뜨거운 여름 밤, 시와 함께 놀자!-이생진 시인과 함께하는 인사동 시 낭송 모꼬지 http://blog.daum.net/sunny38/11776217 

 

이생진 시인과 함께 떠난 섬여행-서해의 '푸른보석'으로 불리우는 군산 어청도 http://blog.daum.net/sunny38/11776343

 

우리나라 10대 등대중의 하나인 아름다운 어청도 등대에서 만난 해넘이 http://blog.daum.net/sunny38/11776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