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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권

도시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서울 야경

 

 

 

먼먼 옛날, 아주 커다란 물푸레 나무 한 그루가 이 우주를 받치고 있었습니다.

우주를 떠받치는 물푸레나무의 가지는 셋이었습니다.

 

그 중 첫번째 가지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관장하는

운명의 샘에 닿아 있었습니다.

 

두번째 가지는 어리석음과 욕망을 물리칠 수 있는

지혜의 샘을 향해 뻗어 있었습니다.

 

세번째 가지는 또 어둠과 고통과 추위의 샘에 자신의 몸을 담그고 있었습니다.

 

물푸레 나무는 이 세가지 샘물을 마시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은 물푸레나무 가지 위에 아슬아슬하게 얹혀져 있습니다.

 

-북부유럽에 전해오는 신화 중에서-

 

 

물푸레나무 가지 위에 아슬아슬하게 얹혀져 있는 우리의 삶..

오래전에 이 신화를 읽으며

도시의 고층 건물 위에 살아가는 우리네 삶을 떠올렸었지요. (2012년 4월 19일)

 

바람이 불던 날,

청계천의 한 건물 옥상에 홀로 서서

문득 이 신화를 떠올렸습니다.

 

그날의 스산함이 여행자를 그리로 이끌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뿌옇던 하늘은 저녁이 되면서

점차 푸르른 빛을 띠기 시작합니다.

 

 

 

 

어둡던 도시는 하나 둘씩 불이 켜지고,

문득 떠오르는 문장 하나~

"도시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낮 동안의 어지러움들,

밤이 되며 저 환한 불빛들 속에 가라앉는 시간..

 

 

 

 

이날 여행자의 마음도 내내 어지러웠던 날,

미리 약속된 사람들의 연락 두절,

사람에게 실망하는 일은 늘 단련되어지지 않는다는..

 

 

 

 

흐릿하던 하늘 푸르게 변해가나 싶더니

하늘에 밝은 별 하나가 도시의 하늘 위로 떠오릅니다.

 

 

 

 

그 작은 별 하나에도 이리 위안을 받을 수가 있다는 것,

사진을 찍을 수 있음에 감사하는 순간입니다.

 

 

 

 

환한 불빛, 그 불빛 아래 분주한 사람들,

사람들은 도시 속에서 바쁜 삶을 영위해 가느라 바쁜 시각입니다.

 

 

 

 

인간의 어리석음과 욕망을 이길 지혜의 샘을 향해 뻗어 있다던

물푸레 나무의 두번째 가지처럼

오늘도 누군가 지혜의 샘을 향해 손을 내밀고 있을련지도 모를...

 

 

 

 

어둠은 점점 더 짙게 내려앉고..

 

 

 

 

도시는 다시 흐릿함과 모호함 속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가로등 불빛을 의지하고 오늘도 귀가길을 서두르는 가장의 발걸음도

그 흐릿함과 모호함 속으로 내딛습니다.

 

 

 

 

종각 앞은 그 흐릿함과 모호함을 깨뜨리기라도 할 듯,

속력을 내며 지나치는 차들로 다시 어지러움..

그 어지러움 속으로 한발 내딛는 여행자는

오늘도 도시 속에서 그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