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는 멀수록 맑다.
건청궁을 지으면서 대문 앞에는 아름다운 정원으로 향원정을 조성했다.
창건 당시 이 자리는 빈터였는데 세조 때(1456) 작은 연못을 파 연꽃을 심고
취로정이라는 정자를 세웠다는 기록이 있다.
이것이 임란 이후 페허가 되어 습지로 남아 있던 것을 다시 연못으로 조성한 것이다.
그리고 못 가운데는 이층 육모정을 세워 그 운치를 한껏 돋웠다.
향원정은 창덕궁 부용정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연못으로 꼽힌다.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 중에서
날씨가 맑은 날이나, 연꽃이 피었을 때,
따스한 봄날 꽃이 피는 날 가고 싶던 곳인데
흐리고 비오던 날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2011년 9월 19일)
향원지와 향원정은 그 규모에 있어 창덕궁 후원의 부용지보다는 훨씬 크고,
경복궁 연지와 경회루보다는 약간 작게 조성해 놓았습니다.
향원정 섬에는 다리가 하나 놓여 있는데
지금 있는 것은 한국전쟁 때 임시로 놓은 것이고
원래는 건청궁 대문 쪽에서 가로질러 있어 취향교라 하였다고 합니다.
향원정이라는 이름은 송나라 성리학자 주돈이의 <애련설>이라는 글에 나오는
<향원익청>이라는 구절에서 따온 것으로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다리는 취향교라하여
향기에 취해 건넌다는 것이니 이름만으로도 그 운치를 다하고 남음이 있다.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 중에서
단풍 붉게 물드는 계절에도 좋을 듯 하군요.
북안산을 품고 향원정을 품고 있는 향원지..
향원정은 연못이라는 넓은 홀 안에 놓인 아름다운 가구이다.
이 가구가 있음으로 해서 홀은 환하게 빛난다.
천하일색의 미인이 방 안에 있음으로 해서 그 방이 빛남과 같다
그리고 비록 임시로 가설된 것이지만 다리가 하나 있음으로 해서
보는 각도에 따라 그 표정을 달리하게 되고,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상큼한 맛을 준다.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 중에서
한때 '국전' 출품작 중 가장 많이 나온 소재이기도 하였다는 향원정..
연못을 따라 둘레로 한바퀴 돌아봅니다.
걸어갈 때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향원정입니다.
궁궐을 걷는 일은
흙과 물과 바람과 나무가 만나는 길입니다.
그 길 위에서 여행자는 역사를 만나고,
풍경을 만나고 추억을 만들고 옵니다.
날씨가 따스해지고 꽃 피는 봄이 오면 다시 가고픈 향원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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