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울,경기권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들고 경복궁 돌아보기-경회루 특별관람

 

 

 

경회루는 경복궁 건축의 꽃이다.

경회루가 없어도 경복궁은 궁궐 건축의 격식과 제도를 다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경회루가 있음으로 해서 경복궁은 '3문3조'의 늠름한 줄기에 환상적 꽃까지 갖추게 된다.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 중에서-

 

여행을 떠날 때, 잘 써진 여행책자를 한 권 들고 떠나는 일,

그보다 더 즐거운 여행은 없습니다.

 

그 여행책자 중에서도 여행지에 대한 역사적 고찰과 심미안적인 글이 가미된다면,

여행은 더욱 더 풍성해집니다.

 

그 모든 것들을 가지고 있는 책,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들고 경복궁을 돌아보는 일,

그중에서도 특별관람을 신청하여

경복궁의 꽃인 경회루를 둘러보는 일,

즐거운 발걸음입니다.

 

사진은 경회루에 올라 바라본 근정전 일곽의 모습입니다. (2011년 9월 19일)

 

 

 

 

경회루는 근정전, 종묘 정전과 함께 조선시대 3대 목조건물로

단일평면으로는 가장 크다고 합니다.

 

연못의 크기는 남북113m, 누마루의 넓이는 298평(약 1,000제곱 미터)이나 되어

300명이 올라가도 한 편에 한 사람이 서 있는 셈이어서 공간에 여유가 있습니다.

 

기록상으로는 1,200명이 모였던 적이 있으니 그 사실이 놀랍기만 합니다.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 중에서-

 

 

 

 

그제 1박2일에서 이곳 경복궁 경회루가 나오더군요.

지금은 동절기라 볼 수 없지만, 여행자가 다녀온 9월에는 미리 인터넷 예약을 하고 경회루를 올랐답니다.

하루 3회, 1회에 50명으로 미리 예약을 하고 오를 수 있었답니다.

 

평상시에는 굳게 닫힌 문을 지나~

 

 

 

 

경회루 앞으로 들어갑니다.

경회루는 침전영역 서쪽에 위치한 연못 안에 조성된 누각이기 때문에

이렇게 돌다리를 지나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경회루 누각 아래 바라본 기둥

 

이 기둥도 많은 의미를 품고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우선 이 기둥은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성종 때는 이 기둥에 연꽃과 용을 새기기도 하였습니다.

 

안쪽은 원형기둥들, 그리고 바깥쪽에는 사각기둥을 세웠으며

음과 양을, 하늘과 땅을 상징한다고 하지요.

 

내진은 12칸으로 일년 열두달을 상징하고

외진은 24기둥으로 24시간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사각기둥은 삼단 높이로 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제 경회루 위로 올라가 볼까요?

 

경회루 누마루 공간은 그냥 평면이 아니다.

한 뼘 정도 높이로 두 차례 높여서 3단으로 구획지었다.

이를 외진, 내진, 내내진이라고 하며 분합문이 달려 있어 문을 닫으면 완벽하게 세 칸으로 나뉜다.

 

 

 

 

그러나 들쇠로 문짝을 들어올리면 전체 공간이 통으로 열리게 되어 있다.

그 공간분할이 절묘해 닫히면 닫힌 대로, 열리면 열린 대로 아늑하고 활달한 공간을 자유자재로 연출할 수 있다.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 중에서-

 

 

 

 

내내진의 모습입니다.

 

 

 

 

외진 쪽에서 보면 내진, 내내진으로 한단씩 높여지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경회루는 외국 사신을 위한 연회와 나라의 경사가 있을 때 잔치를 베풀기 위해 지은 누각입니다.

 

이곳에서 연회가 열릴 때는 정삼품 이상만이 참석이 가능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성종 때 구종직이란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당시 정구품의 벼슬을 하고 있었는데

이전부터 경회루가 뛰어난 경치를 지니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경복궁 안에서 숙직을 하던 날, 한가한 시간에 경회루 구경을 나갔다 왕의 행차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왕은 <너는 누구길래 지밀한 이곳에 있느냐?> 고 하였고

구종직은 위의 답을 하였습니다.

왕은 <그럼 노래를 할 줄 아느냐> 고 물었고 구종직은 농부들이 부르는 격양가를 멋들어지게 불렀습니다.

왕은 매우 흡족해 하며 <네가 경서를 읽을 줄 아느냐> 고 물었습니다.

춘추를 잘 알고 있다는 구종직에 대답에 외워보라고 하였답니다.

 

구종직은 목소리를 가다듬어 춘추를 줄줄 막힘없이 외워 내려갔습니다.

왕은 흡족해하며 어주까지 하사하며 구종직을 칭찬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구종직은 부교리로 승진됩니다.

하루 사이에 무려 6품이나 승진되었다고 합니다.

남들은 20년 걸리는 일을 하룻밤에 경회루에 왔다가 이루었다고 하니 놀랍습니다^^

 

 

 

 

경회루 누각 둘레로는 계자 난간을 설치하였고,

기둥과 기둥 사이에는 마치 커튼을 접어올린 듯한 모양의

낙양각(洛陽閣-한자의 뜻대로 보자면 볕이 물처럼 흐르는 누각인가요?) 을 장식했습니다.

이 낙양각은 궁궐 정자의 트레이드마크 같은 것입니다.

 

제 1박2일에서 경회루 안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이 걸려있다고 찾아오라고 하였지요.

바로 경회루 낙양각을 액자로 한 경복궁 풍경이 답이었습니다.  

 

 

 

 

한데 이 낙양각을 가까이 가보면 이렇게 철조망(?)처럼 생긴 것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부시라고 부르는 것으로 새가 집을 짓지 말라고 만들어 놓은 것이랍니다.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 온 것으로 철사명주실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낙양각 사이로 바라보는 경복궁의 모습입니다.

전각과 물 속에 비친 나무들, 그리고 그 뒤로 서울의 모습이 어우러진 풍경입니다.

 

 

 

 

다른편에서는 경복궁의 내전영역이 보입니다.

사정전, 교태전, 강녕전 쪽을 바라보면 구중궁궐이라는 말뜻을 알 수 있습니다.

 

 

 

 

경회루로 들어오는 문은 세 곳이 있는데

맨 오른편의 문이 다른 문보다 더 높이 솟아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눈치채셨지요?

그 문은 왕의 출입문이기 때문입니다.

 

 

 

 

경복궁의 역사가 그러하듯 경회루 또한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수난과 변화를 겪었다.

경복궁 창건 당시에는 경회루가 없었다.

경복궁 서쪽은 습지여서 연못을 파고 작은 누각 정도만 세워두었다.

... 경회루 공사가 언제 시작되었는지 확실치 않지만 <태종실록>11년 8월 22일자를 보면

"공조판서 박자청에게 명하여 경복궁을 수리하게 하고.. 북루 아래에 못을 파라고 명하였다"라는

기사가 있어 이때 착공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하여 경회루가 완공된 것은 불과 8개월 만인 태종 12년(1412) 4월 2일이었다.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 중에서-

 

 

 

 

또 다른 편을 바라보니 인왕산이 호위하듯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노비 출신의 우직한 토목건축가

 

경회루를 지은 박자청(1357-1423)은 노비 출신으로 공조판서, 의정부 참찬에 이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동래 관노 출신인 장영실이 과학기술로 종3품까지 오른 것과 마찬가지로 그는 건축기술로 종1품에 올랐던 것이다.

경복궁의 경회루를 지은 건축가, 흠경각에 과학기구를 설계한 과학자가 모두 노비출신이라는 것은 기이한 일이다.

노비 출신을 건축가, 과학자로 기용할 수 있었던 것은 확실히 국초의 자랑으로 삼을 만하다.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 중에서-

 

 

 

 

경회루 누각에 올랐다가 다시 아래쪽으로 내려옵니다.

 

 

 

 

경회루 건축의 아름다움의 반은 그것이 인공방지 위에 세워져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경회루는 밖에서 보면 누각이 못에 어른거리면서 더욱 아름답게 비치며

누각 안에서 연못을 내려다보면 땅과 거리감이 생겨 일상의 공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듯한 편안함이 느껴진다.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 중에서-

 

 

 

 

그런 중 경회루 건축에서 가장 슬기롭고 가장 경이로운 부부은 이 연못 물의 순환씨스템이다.

어떤 강제 순환장치 없이 북악산에서 흘러들어온 물이 연못 전체를 돌아나감으로써

항상 맑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 중에서-

 

 

 

 

경회루로 가는 3개의 돌다리에는 벽사의 의미를 가진 동물상이 새겨진 엄지기둥을 놓았습니다.

 

 

 

 

아래서 올려다보니 웅장한 경회루가 느껴집니다.

 

 

 

 

산을 품고 있는 물, 하늘을 품고 있는 물,  물이 품고 있는 누각..

 

 

 

 

늘 저곳에 서서 바라보던 경회루인데,

이날은 경회루 앞에 서서 반대편을 바라봅니다^^

 

 

 

 

경복궁을 둘러싼 인왕산과 북악산이 경회루의 배경이 되어줍니다.

늘 서던 곳으로 돌아와 경회루를 한장 담고 돌아섭니다.

 

 

 

 

경회루로 들어가는 세 곳의 문은 이제 닫혀 있습니다.

맨 왼쪽 문이 먼저 설명드렸던 왕의 출입문입니다.

 

 

 

 

만시문..

경회루를 둘러보고 경복궁의 다른 전각들을 보러 나섭니다.

비가 오다가, 그쳤다를 반복하던 날..

비오는 고궁을 오후 내내 돌아다녔답니다.

새로이 단장한 건청궁도 둘러보고,

제 모습을 찾아가는 경복궁을 보는 일은 즐거운 일입니다.

 

경복궁에 대한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클릭해 보세요

경복궁 홈페이지 http://www.royalpalace.go.kr/html/main/main.jsp 

 

다른 궁궐을 보시려면 클릭해 보세요~

흥선대원군이 거처하던 곳, 운현궁- 노안당 http://blog.daum.net/sunny38/11775158

 

고종과 명성황후의 가례가 행해진 곳-운현궁 노락당 http://blog.daum.net/sunny38/11775160

 

운현궁의 안채에 해당되는 이로당 http://blog.daum.net/sunny38/11775161

 

고종황제가 커피를 마시던 덕수궁 정관헌 http://blog.daum.net/sunny38/11774837

 

창덕궁 후원(비원) - 가을의 끝을 보다 http://blog.daum.net/sunny38/8045491

 

창덕궁 http://blog.daum.net/sunny38/8045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