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흐리게 하는 색깔도 귀를 멀게 하는 소리도
코를 막히게 하는 냄새도 입맛을 상하게 하는 맛도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는 그 어떤 것도 자연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눈으로 보아도 보이지 않고 귀로 들어도 들리지 않고 잡아도 잡을 수 없는 것
형상도 없고, 물체도 없는데 사람을 황홀하게 하는 환상이
자연 속에는 분명 존재한다.
-이생진 선생님의 숲속의 사랑 중에서-
김영갑 시인의 사진과 어우러진 이생진 선생님의 숲속의 사랑..
여행자가 좋아하는 책 중의 하나이지요.
하얀 눈꽃세상으로의 여행..
그 속에서는 문득 이생진 선생님의 시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사람을 황홀하게 하는 환상..
온통 하얀 눈꽃으로 가득한 길을 걸어 오르는 일..
그 자체가 그저 기쁨이 되고, 탄성이 되는 시간들..
한강 1300리 물줄기가 시작되는 곳..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를 찾아가는 길은 그저 축복이었습니다.
검룡소..
검룡소란 단어 앞에는 한강 발원지라는 수식어가 마치 한몸처럼 함께 하는 곳이지요.
이곳은 백두대간의 아름다운 금대봉 계곡에 위치한 곳으로
끊임없이 솟는 첫 물길로서 국토 곳곳을 돌아
서울을 비롯한 한강유역을 풍요롭게 해주는 생명의 근원지입니다(2011년 12월 7일)
검룡소는 주차장에 차를 두고 1.3km를 걸어 올라야 합니다.
하지만 계곡을 끼고 오르는 길은 거의 평지와 다름없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을 듯 합니다.
단 요즘처럼 눈이 오는 계절에는
등산화와 아이젠을 착용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아직 첫눈을 보지도 못한 여행자인데
이곳에는 눈이 엄청난 높이로 쌓여 있습니다.
어느 정도로 눈이 많이 내렸는가 하면,
이렇게 곳곳에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나무들이
땅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을 정도입니다.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
몇걸음 걷다가 멈춰서고, 다시 멈춰서기를 반복합니다.
이유는 아시지요? ㅎㅎ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기 바쁜 여행자입니다^^
눈 쌓인 나뭇가지는 둥글게 터널을 이루고,
그 사이로 누군가 밟고 지나간 오솔길..
그리고 붉은 열매...
눈 속의 붉은빛은 어쩐지 처연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괘불나무 열매가 여행자의 눈길을 붙들고 놓아주질 않습니다.
사실 검룡소에서 시작한 물줄기의 이름은 한강이 아니라 골지천입니다.
작은 샘에서 시작한 물줄기가 개울이 되고,
다시 개울은 개천이 되고 개천이 모여 강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강이라고 부르는 물은
처음에는 이렇게 작은 개울들이라는...
물 속에도 눈세상이로군요.
눈이 이리 많이 쌓인 개울에 얼음조차 얼지 않았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귀 기울여보면 돌돌~ 물 흐르는 소리도 들리는
아름다운 길입니다.
이제 겨울의 시작인데,
이 겨울 내내 이 나무들이 걱정입니다.
눈의 무게에 저리 서 있지도 못하니 말입니다.
뾰족하게 솟은 나무들..
겨울 나무들 무성한 길..
산의 능선이 참 아름다운 길입니다.
눈이 즐겁고 마음이 행복한 여행입니다.
태백의 광명정기
예솟아 민족의 젖줄
한강을 발원하다~
드디어 검룡소에 도착하였습니다^^
백두대간 대덕산 금대봉(해발 1,307m) 기슭 제당굼샘과 고목나무샘, 예터굼 등의 샘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었다가 다시 솟는 검룡소..
석회암반을 뚫고 하루 평균 2,000t의 용천수가 솟고 있으며
수온도 연중 섭씨 9도를 유지하고 있는 곳입니다.
아주 옛날에 서해에 살던 한 이무기가 하늘로 올라가 용이 되고 싶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의주도 없고 쌓은 공덕도 없어서 용이 될 수 없었지요.
그런데도 이 이무기란 놈은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까지 물을 타고 올라가
하늘로 올라가려고 하였습니다.
이무기가 물을 타고 올라간 곳이 바로 이곳, 검룡소입니다.
그때 이무기가 몸부림 친 곳에 이런 폭포들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강의 발원지에 빠질 수 없는 전설인 듯 합니다^^
검룡소는 둘레가 10m 남짓한 작은 소(沼)이자 큰 샘입니다.
이 작은 소에서 시작된 물이 흘러
개울을 이루고 강이 되어 갑니다.
검룡소를 나온 골지천이 다른 물길들과 만나면서
래프팅으로 유명한 동강이 되었다가
강원도 영월 땅에 들어서 서강과 만나고,
어느덧 물줄기가 제법 크고 깊어져서 한강이라는 이름이 되는 긴 여정을 상상해 봅니다.
굽이굽이 흘러 내려온 한강은 다시 두물머리에서 북한강과 합쳐지고
서울과 김포를 지나 서해로 흘러들지요.
총 길이 514km..
그 시작점이 바로 이곳인 것입니다.
고개를 들어보면 검룡소 주변은 온통 눈세상..
봄이 되면 저 눈들이 녹아 1300리 물길을 흘러흘러
서해로 가겠지요?
끊임없이 솟는 첫 물길..
그곳에 서서 강의 여행을 상상해보는 일은 즐겁기만 합니다.
검룡소 찾아가는 길
위치: 강원도 태백시 창죽동 산1-1
중앙고속도로 제천ic - 정선, 태백 방면 - 태백시- 태백 화전동(삼수동) 사거리에서 35번 국도- 하장방면으로 가다보면 검룡소 이정표
-이곳에서 좌측으로 2차선 도로를 다라 10여분 들어가면 검룡소
태백을 이야기 할 때, 태백산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겠지요?
태백산 설경을 보시려면 클릭해보세요~
환상의 태백산 설경 http://blog.daum.net/sunny38/9058339
눈 쌓인 태백에서 열리는 태백산 눈꽃축제!
올해는 가보고 싶어지네요.
태백 눈꽃축제에 관한 자세한 안내를 원하시면 클릭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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