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를 여행하다보면, 더 마음이 가는 곳들이 있지요.
아름다운 정자가 그렇습니다.
계곡 옆에 있는 정자는 무더운 여름 시원한 바람이 부는 때에 가고 싶어지고,
자그마한 동산에 앉은 정자는 마루에 앉아 눈 내리는 모습을 보아도 좋고,
바람에 따라 나뭇잎들이 사그락사그락~ 소리내는 것을 들어도 좋습니다.
더구나 오래된 정자라면,
세월을 껴앉은 나무들을 보는 일은 덤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 모든 것들을 하여도 좋을 듯한 정자가 있더군요.
영천의 옥간정이랍니다. (2011년 4월 16일)
무더운 여름에는 땀을 식혀줄 듯하고,
추운 겨울에는 눈 내리는 것을 보아도 좋고,
요즘처럼 햇살이 따스한 날에는 햇살좋은 마루에 앉아
바람소리, 물소리 들으며, 마냥 앉아만 있어도 좋을 것 같은.. 그런..
정자는 계곡 건너편 바위 위에 올라앉아 있습니다.
이 건물은 조선 숙종 때 성리학자인 훈수 정만양 선생과 지수 정규양 선생 형제가
서로 왕래하면서 후학을 양성하기 위하여 세운 정자입니다.
동생인 정규양 선생이 지은 모고헌은 먼저 소개를 해드렸었구요.
(아름드리 나무에 둘러쌓인 아름다운 정자-영천 모고헌,횡계서원 http://blog.daum.net/sunny38/11775478)
이 정자는 형인 정만양 선생이 1716년 봄에 지었으며,
가을에는 진수재를 횡계리에 지어 1720년 2월부터 강의를 실시하니
향내의 제자가 100여명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계곡 위의 정자는 언제 보아도 아름답습니다.
계곡은 위로, 아래로 이어져
횡계구곡을 이루고 있습니다.
정자 근처로 오르니, 정자 끝의 가시나무 눈길을 끕니다.
담을 따라 옥간정의 출입문을 향해 갑니다.
원래 계곡쪽으로도 출입문이 있으나,
잠겨 있어 부득이하게 앞쪽으로 가야합니다.
이 정자는 정면 3칸, 측면 4칸 반의 'ㄱ'자형 누각 건물로
창호 구성방법 등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는 건물이라고 합니다.
계곡 쪽에서 보았던 정자입니다.
옥간정 현판에도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정자로 들어서니,
오후의 햇살이 마루까지 길게 들어와 있습니다.
이 햇살 좋은 마루에 앉아
그저 햇살과 바람과 계곡의 물과 나무들에게 말을 건네고 싶습니다.
밀린 책을 읽어도 좋을 듯 하구요.
우리 조상들이 즐겼다는 풍류가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루 끝에 서면, 계곡이 모두 이 정자의 품에 안겨옵니다.
나라에서 몇차례 관직을 제수하였으나 끝까지 사양하고
이곳에서 은거하며 살았다는 형제..
훌륭한 스승에 현명한 제자..
아름다운 산수까지 어우러진 횡계마을..
옥간정 마당 한켠에는 어사화가 곱게 피어 있습니다.
장원급제를 하고 머리에 꽂았다는 어사화..
그 노오란 빛깔에 마음 흔들리지는 않았을련지..
작고 아담한 곳이지만,
이곳에 어려있을 꿈은 무척 컸을테지요.
조금 더 위로 가면, 횡계계곡이 이어집니다.
물이 좋고, 햇살이 좋았던 옥간정이었습니다.
옥간정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영천 ic - 영천, 청송방향 - 화북면사무소 - 횡계삼거리 - 옥간정
영천을 더 둘러보고 싶으시다구요. 클릭해 보셔요~
일년에 단 이틀, 일반에게 개방되는 특별한 절집-영천 백흥암 http://blog.daum.net/sunny38/11775465
한국 33 관음성지 도량인 은해사-영천 http://blog.daum.net/sunny38/11775462
꽃피는 봄이면 꼭 가봐야 할 곳- 영천댐 벚꽃 100리 길 htp://blog.daum.net/sunny38/11775476
'경상북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현산 자락의 별헤는 마을- 영천 별빛마을 (0) | 2011.05.08 |
---|---|
영호남 천주교의 뿌리이며 100년이 넘은 고딕식 성당-대구 계산성당 (0) | 2011.05.07 |
고요한 산사에서 만난 햇살에 환호하는 수줍은 꽃들-영천 거동사 (0) | 2011.05.05 |
건강한 웃음, 행복한 달리기-영천 별빛촌 벚꽃마라톤 (0) | 2011.05.04 |
353년전 약령시로 떠나는 여행-미리 가보는 2011 대구약령시 한방문화축제 (0) | 2011.05.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