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길을 둘러보기로 한 것은 대한 성공회 성당 때문이었습니다. 신문에 성당의 사진과 설명이 실려있었는데, 붉은 벽돌로 지어진 성당 위에 우리 전통의 기와를 얹고, 수녀원 정문은 나무대문을 달고, 그 위에 기와를 얹었더군요. 거기다 성당 내부의 격자무늬 창틀까지...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주교관 건물
성공회 선교 초기부터 주교 집무실로 사용되었고, 현재는 서울 교구 주교가 사용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이 성당은 한국전통 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을 조화시킨 성당으로 1978년 서울시 유형문화재35호로 지정 된 곳입니다.
비슷한 시기의 다른 교회들은 앞다투어 고딕양식으로 지어졌지만, 이곳은 로마네스크 양식을 따라 지어진 곳입니다.
그리하여 이곳이 한국 유일의 로마네스크(로마풍이라는 뜻의 건축양식으로 8세기-13세기 초 유럽에서 발달한 건축양식) 양식의 건물이 된 것이지요.
이 성당은 위에서 전체적인 모습을 내려다보면, 거대한 블록으로 짜맞춘 십자가의 형태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성당은 대한성공회 3대 교구장 조마가 주교가 재임 시 한인교우들의 봉헌에 기반하여 1922년 아더 딕슨(영국)의 설계대로 착공해서 1926년 5월에 헌당식을 하였습니다. 성당 건축 시기는 일제 강점기여서 원설계도인 '장십자가'형으로 짓지 못하고, 양쪽 수랑과 회중석 일부가 축소되어 미완의 건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1993년 원설계도를 영국의 한 도서관에서 찾은 것을 계기로 1996년 현재의 완결된 십자가형 성당으로 완공하였다고 하네요.
이곳은 화강석과 붉은 벽돌로 조화롭게 지어진 곳으로, 외형은 십자가 형태로 율동감을 보여 줍니다.
화강석과 기와 지붕의 조화.
성당 꼭대기의 십자가의 모습입니다.
성당의 후면- 성당 내부로 보자면, 파이프 오르간이 있는 자리이니, 후면이라고 하는것이 맞겠지요? 또한 출입문도 이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성당 후면의 전경.
성당 내부를 둘러보겠습니다.
앞면에는 모자이크 제단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은 조지 잭크(영국)가 11년(1927-38년)에 걸쳐 시실리 전통에 따른 각석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좌우로 열 두사도를 상징하는 돌기둥이 서 있습니다.
이곳 성당의 입구에는 안내자가 자리하고 계십니다. 성당에 대한 안내도 해주시고, 주의사항들을 설명해 주시지고 하지요.
앞쪽에 수녀님께서 제단에 꽂꽂이를 하고 계신다고 하시며, 되도록 제단화 쪽은 사진 찍지 말라고 주의를 주십니다. 그래서 제단화 쪽은 한 장만 멀리서 찍습니다.
고개를 돌려 뒤쪽을 바라보면 파이프 오르간이 있습니다.
영국 해리슨&해리슨사가 2년 10개월의 제작기간에 걸쳐 만든 1985년에 설치된 예배용 파이프 오르간으로 20개의 음전과 1450개의 파이프가 있어서 여러 가지 맑고 풍부한 음색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2006년 8월, 수랑(십자형 교회당에서 중심축선과 수직으로 만나는 부분.교회 본체와 교차하는 공간을 교차부(crossing)라고 하는데 트랜셉트 자체를 간단히 교차부- 수랑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았지요.ㅎ)에 있던 것을 현 위치로 옮겼다고 합니다.
성당 창틀- 한국의 격자무늬 나무창을 닮아 있습니다.
성당에 들어가 앉아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지요. 자꾸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보게 됩니다.
절집을 가면, 보통 산세가 좋은 곳, 풍광이 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절집 그 자체 보다는 그곳의 풍경들에 마음이 홀리게 됩니다. 하지만 성당이나 교회는 주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그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어서, 안으로 들어서면, 세상과 동떨어진 경건한 분위기를 느끼게 되지요.
그 구조와 그곳이 자리한 곳의 위치에 따라 그리되는 것은 아닌지... 혼자 생각해봅니다.
성당 바깥으로 나와보니, 한옥의 형태에 가까운 주교관과 수녀원의 모습이 보입니다.
계단을 올라서면 오른쪽으로 수녀원의 정문이 보이네요. 나무 대문에 기와를 얹은 마치 한옥의 입구를 보는 것 같습니다.
주교관. 기와지붕의 처마를 볼 수 있습니다.
주교관의 창문- 잠금쇠가 바깥 쪽에 있는 것이 독특합니다. 문을 바깥 쪽으로 열게 되어 있는 듯 합니다. 문 손잡이도 바깥쪽에 달려 있네요.
주교관 앞 쪽에 유월민주항생 진원지라고 새겨진 글이 있습니다.
순교자 기념 조형물로 한국 전쟁 중 순교하신 여섯 분을 기리기 위해 제작 된 것이라고 합니다.
이원창 신부, 윤달용 신부, 조용호 신부, 이도암 신부(영국), 홍갈로 신부(영국), 마리아 클라라 수녀(아일랜드)님을 기리기 위함이라고 하네요.
성당 한컨에는 복원 공사가 한참입니다. 경운궁 양이재
경운궁 양이재(慶運宮 養怡齋)』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왕실공사인 경운궁 중건 시(1904~1906년) 궁안에 건립되어 1906년부터 1910년 사이에 궁내부 산하 황족과 귀족들의 근대식 교육기관인 「수학원」으로 사용된 건물입니다. 1920년 대궐 내 토지가 매각 되면서, 영국 성공회 측에 매각되어 진 것으로 추정된다 합니다.
이곳은 현재 서울시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보수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다음 달이면 개방을 할 것이라고 하더군요.
제가 보기에는 옆에 자리한 주교관은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지만, 이곳은 보수를 어떻게 한 것인지(물론 내부는 어떠한지 모르겠지만) 번쩍거리는 기와와 창틀이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이제 막 지어진 것처럼 보여서 안타깝습니다.
성당 바로 뒤편에 자리한 영국 대사관의 정문의 모습입니다. 기와 지붕의 철대문이라....
성공회 서울 주교좌 성당에는 많은 수식어들이 함께 하더군요.
한국 유일의 로마네스크 건물..
70년 만에 완공된 로마풍의 건물..
88서울 올림픽 때는 100명의 건축가들이 뽑은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건물...
사실 마지막 말에는 공감이 조금 힘듭니다.
물론 이곳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어쨋든~ 이곳은 영국식 건물에 한옥의 특징이 반영되어 만들어진 아름다운 건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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