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12일. 서울 정동길 순례에 나섭니다. 사람들은 태어났다 사라져가도, 건축물들은 남아,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했지요.
우리나라는 한국전쟁으로 많은 건축물들이 훼손되고, 재개발로 많은 근. 현대 건축물들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나마 근. 현대 건축물들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 정동이라고 하지요. 정동길을 따라 걸으며, 우리의 과거의 이야기들에 귀 기울여 봅니다.
덕수궁 석조전의 모습입니다.
고종 황제는 왜 덕수궁 석조전을 지었을까요? 고종 황제는 외국 손님들에게 조선의 국력이 아직 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석조전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곳은 고종 황제의 집무실 및 접견실로 1900-1910년에 걸쳐 지어진 서양 신고전주의 양식의 3층 돌집으로 광복 후, 미소공동위원회장, 국립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을 거쳐 1992-2004년까지는 궁중유물전시관으로 사용되는 등, 우리의 역사와 함께 해 온 건물이지요.
석조전은 1,2층의 테라스에 늘어서있는 기둥, 길게 빠지는 추녀 등 서구열강이 동남아를 침탈하면서 서양식 건축물들을 지을 때, 그곳에 기후에 맞게 동남아풍으로 다르게 지었는데, 이곳도 동남아 풍의 콜로니얼 양식으로 지어진 곳이라고 합니다.
덕수궁에는 근대 건축물이 한 곳 더 있지요. 중명전입니다. 아쉽지만, 현재는 천으로 뒤집어 씌워놓은 채 보수 중이라 볼 수 없는 곳입니다.
발걸음을 조금 옮겨 볼까요?
뾰쪽 지붕이 보이는 곳으로 향합니다. 성공회 성당입니다.
1922년에 아더 딕슨의 설계대로 착공해서 1926년 5월 2일에 헌당식을 한 곳이지요.
이 성당은 로마네스크 양식에 한국 전통건축기법을 조화시킨 아름다운 건물로 991.7㎡ 면적에 화강석과 붉은 벽돌로 지었졌습니다.
벽돌로 지어진 성당은 한국과 영국의 문화, 건축양식이 섞여 있습니다.
처음 이곳을 설계했을 때는 성당 높이가 지금보다 훨씬 높았다고 합니다. 한데 설계자가 와서 보니, 덕수궁과 잘 어울리지 않아서 높이를 낮췄다고 합니다.
벽돌로 지어진 성당 위에 한국적인 기와를 얹어 놓았으며, 성당의 창틀도 한국의 격자무늬 나무창과 닮아 있는 곳입니다.
한옥으로 된 성공회 사제관 앞에는 6.10항쟁 시발점 기념비가 있기도 한 곳으로 우리의 역사를 돌아보게 하는 곳입니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조금 걸어 들어가면, 정동교회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곳은 아펜젤러가 세운 곳으로 고종 광무 2년(1898)에 준공한 우리나라 최초의 본격적인 개신교 교회건물입니다.
벽돌쌓기를 하였으며, 곳곳에 아치형의 창문을 내어 고딕양식의 단순화된 교회당 모습을 이루고 있습니다.
1895년 착공하여 1896년 12월26일 헌당식(獻堂式)을 베푼바 있는 19C 말의 건물입니다. 본래는 115평규모였으나 1926년 증축하여 60평이 증가, 총건평 175평이 되어, 오늘날과 같은 평면, 입면을 이루게 되었다고 합니다.
정동교회 뒤편의 배재학당은 최근 박물관으로 개관한 곳입니다.
이곳 또한 정동교회와 마찬가지로 아펜젤러가 세운 곳으로, 고종황제가 현판까지 내린 곳이라고 합니다.
1886년 <유용한 인재를 기르고 배우는 집이라는 뜻으로 배재학당>이란 이름을 하사했다고 하지요.
일본의 침략에 맞서 선교사의 도움을 받기도 했던 한많은 시절의 이야기가 배어 있는 곳이지요.
배재학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근대 교육기관으로, 1885년 설립된 곳입니다.
수많은 근대 지식인들을 배출하여 오다가,2008년 7월 24일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으로 새롭게 태어난 배재학당 동관은 서울시 기념물 제 16호로 지정 된 곳입니다.
정동길을 걷는 연인들은 헤어진다는 속설이 있었지요.
바로 이곳 때문이지요. 서울 시립미술관의 전신은 대법원이었고, 그 전엔 가정법원이 있던 곳이지요.
이혼 도장 찍으러 가는 부부들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붙어 있다고 하네요.
르네상스식 건물인 옛 대법원 건물의 전면부와 현대식 건물의 후면부가 조화를 이룬 건물입니다.
정동길을 따라 더 걷다보면, 이화여고 심슨기념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곳은 현재 보수중이네요.
건물 외벽에 예전의 모습을 사진으로 걸어놓아 그 모습을 짐작하게 합니다. 1915년 심슨이 세상을 떠나면서, 위탁한 기금으로 설립되었다고 합니다.
이곳은 서울 등록문화재 3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화의 옛 대문.
이화여고 정문 우측으로 길 옆에 옛날 대문이 있습니다. 이 대문은 조선시대의 전통 사주문 양식으로 1923년 이전 복원되었다가, 1999년 다시 복원한 것입니다.
이밖에도 서울에는 근대문화재들이 몇군데 더 남아 있다고 합니다.
김구 선생이 암살된 경교장, 서대문 독립공원, 중림동 약현성당, 남대문로의 한국은행 등이 있다고 하지요.
당시의 건축물들은 전통적인 건축물과 다르고, 독특해서 눈길이 가는 곳이지요.
하지만 이곳에는 우리의 지난 이야기들이 새겨져 있지요.
시간 나실 때, 지난 이야기들 들으러 가보시지 않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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