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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권

창덕궁 연경당, 풍류음악을 그리다

 

 창덕궁 연경당은 사랑채의 이름으로 효명세자(1809-1830)가 세도정치에 시달리는 아버지 순조를 즐겁게 하기 위해 창덕궁 후원에 사대부집을 모방하여 120여칸의 민가형식으로 1827년 건립된 곳이지요. 이듬해 어머니 순원왕후의 생일 축하 진작(술잔을 올리는 의식)행사와 각종 정재(궁중 행사용 춤과 노래)공연이 거행되었지요.

연경당의 사랑채 이름이 연경당인데 경사스러운 행사를 연행한다는 의미에서 연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이곳 연경당에서 200여년 전의 풍류음악이 되살아납니다. 목요일 오후 4시, 가을 고궁에서 정재가 펼쳐집니다.

궁중무용인 처용무의 한 장면입니다.

 이날의 첫 무대인 줄풍류- 영산회상 중 염불도드리. 타령

가야금과 거문고, 해금, 대금, 피리, 단소,장구가 만들어내는 화음으로 선비들의 음악이라고 합니다.

영산회상은 정악 중에서도 관현악이 잘 어울리는 실내악으로 원래 <영산회상불보살>이란 가사를 가지고 있었으나, 지금은 순수 기악고으로 전한다고 합니다.

느리고 한가로운 상령산부터 시작하여 점점 빨라지는데, 염불도드리, 타령에 이르면 음악이 고조되어 흥겨운 춤곡으로 이어지고, 군악에서 권마성에 이르면 음악의 절정에 도달한다고 합니다.

 이날 연주는 정농악회에서 하셨지요. 정농이란 <바른 음악을 농사짓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연주단체라고 합니다.

1976년 발족한 최초의 정악 연주동호회라고 합니다.

 

 두번 째 순서인 시조- 평시조 <청산리 벽계수야>

대금과 장구가 반주를 하고 창을 부릅니다.

벽계수에게 황진이가 건낸 시이지요. 43자를 7분간 부릅니다.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해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저 개야 공산 잠든 달을 지저 무삼 하리오.

 

인생무상을 이야기 한 것이지요.

이날 창은 이동규님이 부르셨지요. 남창가곡의 맥을 5대째 잇고 있는 분이라고 합니다.

 반주로 대금을 불고 계시고..

 반주로 장구를..

반주는 주로 장구만 하는 것이 보통이고, 대금이나 단소 중 한가지를 더 추가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반주가 없으며, 무릎장단만으로도 부른다고 합니다.

 궁중무용- 처용무입니다.

 

 이날 무용은 국립국악원 무용단에서 하시네요.

3주 전쯤에도 풍류음악회를 봤었지요. 그날은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않아 눈으로, 귀로 듣고 왔었는데, 그날과는 내용이 다릅니다.

매주 다른 내용으로 준비하나봅니다.

 처용무는 신라 49대 헌강왕 때 처용랑 설화를 토대로 만들어진 춤으로 현재 전해지고 있는 가장 오래된 궁중무용입니다. 역대 궁중 나례와 궁중 연례 때에 추었던 춤으로서 신라와 고려시대의 처용무는 1인이 추던 것이 조선 세종-성종때 다섯명이 춤을 추는 5방 처용무로 추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처용무는 궁중무용 가운데 유일하게 사람형상의 가면을 쓰고 추며, 춤의 내용은 음양오행설을 기초로 하였기에 청.홍.황.흑.백 다섯가지 색상의 화려한 의상을 입습니다. 춤은 상대, 상배 또는 4방과 5방형으로 형성되며 다양한 형식으로 변형되며 활기 있고 정대한 움직임 속에 위풍당당한 기풍을 느끼게 합니다.

 

 

 옷 색깔에 따라 나타내는 방위가 다르다고 합니다.

 

 

 

 

 

 

 

 춤을 추며 퇴장을 합니다.

 다음 순서는 산조- <서용석류> 대금산조

대금산조는 남도소리의 시나위와 예인광대들의 음악인 판소리를 바탕으로 하여, 이들 음악을 기악독주곡 형태로 발전시킨 음악이라고 합니다.

대금산조의 즉흥연주기법은 굿판에서 음악을 담당했던 무부들이 각자의 악기로 시나위가락을 즉흥적으로 연주한 기법과 매우 닮아있다고 합니다.

또한 산조의 장단은 판소리의 장단과 거의 같다고 합니다.

서용석류 대금산조는 한주환의 산조가락에 자신의 독창적인 가락을 더한것으로 박종기, 한주환으로 이어지는 대금산조의 맥을 잇고 있다고 합니다.

판소리에 기초한 풍부한 남도 음악적 정서가 두드러진다고 합니다.

 대금을 부시는 심상남님

 이날의 마지막 순서인 판소리 춘향가 중에 <사랑가>

춘향가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알고 있지않을까 생각합니다.

춘향가는 현재까지 전해지는 판소리 다섯 마당 가운데 하나이며 그중 사랑가는 성춘향과 이몽룡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랑의 이야기를 다룬것이지요.

진양조장단에 맞추어 부르는 <긴 사랑가> 와 중중모리 장단으로 부르는 <자진 사랑가> 가 있습니다.

이날 성창순 명창의 춘향가는 김세종 판으로 통성을 위주로 우조 성음의 정대하고 기품이 있는 소리인 반면 슬프고 애타는 느낌의 계면조를 두루 갖춘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합니다.

 북 장단에 맞춰 사랑가를 부릅니다. 34년 생이시라고 하니 70이 넘으신 나이이시네요.

 

 

 가을 낙엽지는 고궁의 한 자락에서

사랑가를 들으며 하루 해가 저물어갑니다.

요즘 민속촌과 고궁을 돌아보니

농악과 판소리..대금..

잊혀졌던 우리의 것들이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자꾸 듣다보면 어느새 좋아하게 될 듯 합니다.

이 가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