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30일,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을 갑니다. 작년 가을, 낙엽쌓인 고궁의 멋스러움에 반해서 다시 가는 길입니다. 아무래도 조금 이른 나들이인가 봅니다.
단풍과 낙엽을 함께 보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할 듯 합니다. 작년의 그 느낌만큼은 아니지만, 환한 단풍과 이제 지기시작하는 낙엽을 담아봅니다.
낙엽을 밟았을 때 사그락, 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리세요?
단풍은 햇살과 어우러져야 제 느낌이 나지요.
창덕궁 돈화문을 들어서면 창덕궁의 시작이지요. 진선문을 하나 더 지나면 만날 수 있는 풍경이지요.
인정전이나 선정전, 희정당 지역들을 건너 뜁니다. 작년에 다녀와서 올린 탓입니다.
대신에 목요일 자유관람에서 볼 수 있었으나, 지난 번에 다녀오지 못한 낙선재 지역을 올려봅니다.
낙선재 가는 길- 층층이 쌓인 단 위에 나무를 심어 놓은 것이 독특합니다.
낙선재 전경
낙선재는 볼래 세자의 거처인 동궁이 있던 자리입니다. 헌종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며 책을 볼 수 잇게 지어진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라고 합니다.
대궐에 있는 집이면서도 사치스러움을 경계하여 단청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한 외국 문물에 대한 왕의 기호를 반영하듯 낙선재 창살무늬와 평원루의 건축 양식 등에서 청나라의 양식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낙선재는 창덕궁에서 가장 최근까지 사용되었던 건물로 영왕의 비인 이방자여사가 1989년까지 이곳에서 생활하였다고 합니다.
문을 열고 낙선재로 들어가 봅니다.
궁궐이면서도, 궁궐이 아닌 어느 사대부의 집처럼 보입니다. 단청을 안한 탓이겠지요.
원래 단청은 신을 위한 색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신권이 왕권보다 우세했던 고대국가에서는 사당이나 신궁에는 단청을 칠했으나, 왕궁에는 단청을 칠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왕권이 신권보다 우세해지면서 왕궁에서도 신궁처럼 단청을 칠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낙선재 현판은 청나라의 대가 섭지선의 글씨라고 합니다.
낙선재의 이쁜 돌담
낙선재를 돌아 나옵니다. 낙선재 옆의 석복헌, 수강재를 보려고 하니, 그곳은 문이 잠겨 있네요.
낙선재의 굴뚝- 굴뚝 위의 조그만 지붕이 독특합니다.
창덕궁에 오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 부용지
부용지는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는 동양의 전통적인 우주관에 의해 조성된 연못이라고 합니다.
주합루와 취병
주합루는 정조 때 창건된 2층 누각입니다. 아래층에는 왕실직속 기관인 규장각을, 2층에는 열람실 겸 누마루를 조성했다고 합니다.
취병은 조선 시대 독특한 조경 기법의 하나로 푸른 병풍처럼 만든 울타리입니다. 내부가 보여지는 것을 막는 가림막 역할과 공간을 분할하는 담의 역할을 하면서 그 공간을 깊고 아늑하게 만들어 생기나게 하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합니다.
연못에 면해있는 영화당과 부용지
영화당은 행사를 위한 공간으로 때론 왕이 입회하는 특별한 과거가 치러지기도 햇던 곳이라고 합니다.
영화당의 모습- 열린 문 너머로 가을이 와 있습니다.
영화당 앞에 세워진 앙구일부
부용지를 지나 애련지를 만나러 갑니다.
애련지와 애련정
애련이란 군자의 덕으로 상징되는 연꽃을 사랑한다는 뜻이다.
애련지에 비친 세상을 돌려봅니다. 물 속에는 또 다른 세상이 있습니다.
애련지 옆의 돌로 된 문은 불로문으로 <불로>란 늙지 않는다는 뜻으로 임금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네개의 정자가 두 개의 연못 주위에 배치되어 있는 존덕정
존덕정을 지나 옥류천을 향해 갑니다. 옥류천의 정자 앞에 벼를 심어놓앗다가 이제 수확을 했네요.
지난 여름의 햇살과 바람을 머금은 벼
수령이 650년 쯤 되었다는 다래나무
창덕궁 후원은 산책하기 좋은 길이지요. 지난 며칠간 단풍은 더욱 짙어지고 바람에 낙엽은 더 날리고 있겠지요.
산자락에 자리잡은 창덕궁의 건물들과 정자들은
산의 지형지세에 따라 자연스럽게 배치된 곳이라고 합니다.
궁궐과 후원은 서로 어우러지면서
서로에게 풍경이 되고 있습니다.
가을에 떠나는 궁궐 나들이...
도심 속에 여유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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