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23일,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부슬부슬 내립니다. 간송미술관에서 보화각 설립 70주년 기념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는 소식에 지난 주부터 가려고 맘 먹은 곳인데, 시간이 나지 않아 미루다보니 벌써 목요일입니다. 특별전은 10,12일-10,26일까지 2주간 열리고 있습니다.
게으름을 피운 탓에 전시회가 열린지 며칠이나 지났네요.
미술관 앞에 도착한 시간은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10시부터 문을 연다고 들었는데, 이 시간에 벌써 줄이 길게 서 있습니다. 요즈음 바람의 화원으로 김홍도와 신윤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더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아담한 간송 미술관
간송 미술관에는 늘 수식어가 따라 다닙니다. <한국 최초의 민간 미술관>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에 위치해 있으며 1966년 전형필님의 수집품을 바탕으로 한국민족미술연구소 부설 미술관으로 발족했다고 합니다.
전형필은 1929년부터 우리나라 전적·서화·도자기·불상 등의 미술품 및 국학자료를 수집하여, 1936년 지금의 미술관 건물인 보화각(保華閣)을 지어 보관해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의 태평양전쟁과 8·15해방, 남북분단 등 국내외의 격동 속에서 미술관을 일반에게 공개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그후 아들인 성우(晟雨)·영우(暎雨)가 유업을 이어 1965년 가을부터 한국 고미술품 및 전적 정리작업을 시작, 〈고간송전형필수집서화목록 故澗松全鎣弼蒐集書畵目錄〉 상·하권을 간행했다합니다. 1966년 정리작업 진행중에 한국민족미술연구소와 간송미술관이 발족되었고 미술관은 연구소의 부설기관으로 미술품의 보전·전시업무를 맡고 있으며 연구소는 이를 바탕으로 미술사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1층과 2층에 전시실이 있으며 소장품은 전적·고려청자·조선백자·불상·불구(佛具)·부도·석탑·그림·글씨·와당·전 등 다양하며 그중 〈훈민정음〉(국보 제70호)을 비롯하여 10여 점이 국보로 지정되었으며 많은 유물들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1971년의 개관전시회 '겸재전'(謙齋展)을 시작으로 매년 봄·가을 2회에 걸친 수장품 전시회와 함께 논문집 〈간송문화 澗松文華〉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미술관 벽의 담쟁이 덩쿨에도 단풍이 들었네요.
미술관 정원에는 석등, 탑과 부도들이 군데군데 무심한 듯 자리하고 있습니다.
미술관 정원에 간송 전형필 선생의 흉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이 생가이기도 하나봅니다.
전형필 선생은 (1906-1962년) 한국의 문화재 수집, 보존 연구가이며 교육가라고 합니다. 자는 천뢰, 호는 간송, 지산, 취설재라고 합니다.
그가 수집한 대부분의 문화재는 매우 가치가 높은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국보나 보물 등으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1942년에 훈민정음 원본을 찾아낸 것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1932년 서울의 한남서림을 인수하고 한국의 문화재들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위해 문화재를 사모으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1938년 자신의 소장품으로 한국 최초의 사립 박물관인 보화각을 세웠습니다.
정원을 한바퀴 둘러보면 좋을텐데... 출입금지 팻말들이 여기저기 세워져 있습니다.
비 개인 뒤, 낙엽 깔린 길 위에 독서하는 분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머리 위에는 감이 익어가고...
가을입니다.
정원 안 쪽에 고양이 상이 있네요. 독특합니다.
김홍도의 마상청앵, 신윤복의 미인도, 주유청강, 단오풍경, 정선의 청풍계, 심사정, 강세황, 신사임당의 서화, 김정희의 글씨, 안평대군의 글씨, 정조의 글씨도 볼 수 있습니다.
단오풍정
소 장 처 : 간송미술관 재 료ㆍ크 기 : 종이에 채색, 28.2×35.2㎝ 신윤복의 「단오놀이」는 기녀들이 속살을 드러낸 채 목욕하는 자태가 뭇 남자들을 뇌쇄시킬 만큼 매혹적이다. 에로틱한 표현에서는 신윤복이 단연 압도적이다. 기생의 풍모에는 도시적인 세련미가 철철 흐르고, 그것을 표현한 선묘나 채색도 아주 감각적이다. 한 예로 왼쪽 아래에 앉아서 멱을 감는 여인의 손가락 표현에서는 김홍도 작품의 투박한 모습과는 다른 세련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여인들의 치마저고리가 내뿜는 화려한 원색은 배경의 차가운 옅은 녹색과 강렬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배경에는 인물의 깔끔한 묘선과는 달리 거칠고 무른 필선을 사용하고 실재감을 충실하게 나타내었는데, 거칠고 단단한 조형성을 지닌 배경에 평면적이고 산뜻한 인물을 배치하여 더욱 여성적인 깔끔함을 돋보이게 하였다. 세심하고 충실한 입체감과 다채롭고 선명한 평면성이 교차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사항은 훔쳐보는 인물의 설정이다. 만일 두 명의 어린 승녀가 바위 틈새로 엿보지 않았더라면 선정적인 장면을 보는 긴장감이 훨씬 삭감되었을 것이다. 이들은 바로 감상자의 역할을 대신한 것이다
그런데 어린 승려의 행위는 단순히 기녀들의 벌거벗은 모습을 엿보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화면의 왼쪽 아래의 멱감는 여인들과 오른쪽 위의 그네를 타거나 머리를 손질하는 여인들을 연결시키는 구실을 하고 있다. 왼쪽의 승려는 오른쪽의 여인들을 바라보고 오른쪽의 승려는 왼쪽의 여인들을 쳐다봄으로써, 이 승려들의 시선을 중심으로 두 무리의 기녀들이 연결되는 것이다. 이들은 성적인 호기심에서 비롯된 극적인 긴장감을 유도하는 동시에 흩어져 있는 등장 인물들을 긴밀하게 엮고 있어 그 비중이 자못 크다고 볼 수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도슨트가 있어 그림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들더군요.
물론 상설 전시가 아니라, 단기 전시인지라 관람객이 너무 많아 설명을 해줄 수도 없었을 듯 하지만...
국보급 문화재들을 무료로 볼 수 있어 즐거운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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