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라남도

황홀한 은빛 억새의 향연-화순 안양산

 

 2008년 10월 11일- 화순 안양산을 갑니다. 가을하면 떠오르는 단풍. 억새. 들국화 중에 억새를 보러 오릅니다. 사실 남도에서 억새로 유명한 곳은 장흥 천관산, 무등산이 있지만, 두 곳 모두 가본 곳인지라 가보지 못한 안양산을 오릅니다. 더구나 안양산은 무등산 장불재까지 백마능선으로 이어진 곳이지요.

하얗게 출렁이는 억새는 햇빛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입니다.

 말이 필요없어집니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풍경입니다. 가을은 자연이 만들어내는 교향곡 같습니다.

푸르른 하늘과 하얗게 핀 억새와 햇살이 만들어내는 앙상블.....

 햇살을 받아 빛을 발하는 억새

 산행은 안양산 자연 휴양림에서 시작합니다. 아침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산행을 시작합니다. 안양산 자연 휴양림에서 안양산 정상까지는 1.2km 느긋한 마음으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1.2km로 800m의 높이로 오르는 길은 녹록치 않습니다. 오르는 길이 거의 45도 각도. ㅠ 줄을 잡고, 줄을 따라 숲 속을 오릅니다.

사진에서는 그 각도가 잘 나타나지 않았네요. ㅋ

 오르다 만난 쑥부쟁이- 아침 이슬을 머금고 있습니다

 조금 더 오르니 전망이 열리고, 억새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가을 산자락에 꽃과 억새가 어우러져 있습니다.

 억새 군락지가 본격적으로 펼쳐집니다.

 가을 하늘이란 이런 것이다~ 하고 보여주는 날입니다. 파란 하늘을 수놓은 하얀 구름들...

 느낌표 ! 구름이라고 제가 이름붙여 봅니다.

 억새는 바람에 제 몸을 맡기고 출렁입니다. 제 마음도 함께 출렁이고...

 하늘은 거대한 도화지가 되고..

 안양산 정상을 향해 오르다 만난 철쭉 - 오늘 신문에서 어디엔가 벚꽃이 피었다고 하더니.. 이곳에는 철쭉이 피어 있습니다.

계절을 잊은 꽃들. 잘못 끼워진 단추처럼 무언가 어긋나 있습니다.

 억새는 햇살을 받아 은빛으로 출렁입니다. 제 마음에도 은빛으로 출렁입니다.

 

억새의 물결에 정신이 팔려 오르다보니 어느새 안양산 정상- 853m,  안양산 정상석이 조그맣게 서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에서 보는 풍광은~

 이렇습니다. 안양산 정상에서 무등산 장불재로 이어지는 길 - 억새의 바다입니다.

 

 무등산 천황봉이 보이기도 합니다.

 정상을 뒤로 하고 장불재 쪽으로 향하는 길

돌아보니 억새는 햇살 아래 은빛으로 반짝입니다.

   

 

 자꾸 자꾸 돌아보게 됩니다.

 능선길 산행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저기 보이는 산은 ㅇㅇ 산이 아닐까? 늘 중얼거려 보지만, 산 속에 산을 오르면 방향감각도 잃고, 이름도 잊게 되지요.

하지만 산에 이름이 뭐 중요하겠습까?  산이 여기 있어 오르는 것.. 그것이면 되지 않을까요?

 화순 읍내의 풍경도 한 눈에~

 바위 위에 서서 사진 찍기 포즈도 잡아보고~ 하늘에 새로운 그림이 그려지고..

 장불재로 향하다 중간에 삼거리에서 수만 2리로 하산을 합니다. 수만리로 내려오는 길은 계단길이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내려오다 산행을 시작하시는 분들도 만나게 됩니다

 수만리입니다. 이곳은 들국화 마을이라고 이름붙여져 있습니다. 마을 곳곳에 들국화가 활짝 피었습니다. 햇살 아래 농가는 졸고 있는 듯 보이고.. 농가를 지키고 있는 은행나무는 어느새 노랗게 물들어 있습니다. 하늘에는 새털 구름이..

 마을 입구의 논들은 아직 추수 전입니다. 노랗게 익은 벼들도 마치 노란 단풍이 든 것같기도 하고.. 노란 국화가 활짝 피어 있는 듯도 하고..

논가의 코스모스와 벼가 어우러져..

 마을 건너편으로 보이는 산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날씨가 가을을 알리고 있습니다.

산을 오르지 않아도 가을 분위기를 만끽 할 수 있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가을 억새 산행은 또 다른 느낌입니다.

이제 나무들이 붉은 옷을 갈아 입을 시간.

가을 내음을 흠뻑 느끼러 떠나보는 것은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