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10일, 백운산을 내려오니, 3시가 조금 넘은 시간입니다. 택시를 타고 처음에 차를 세워둔 진틀 마을로 가면서 백계산 옥룡사지에 동백이 피었냐고 기사님에게 물었더니 아직 멀었다고 하십니다. 여수에 가로수의 동백들이 만발했다는 친구의 말에 여수 오동도를 가보기로 합니다.
오동도에 붉게 핀 동백
오동도를 몇 년만에 갔더니 많이 변했네요. 입구의 입장료도 받지 않구요, 주차장도 넓어지구요. 변하지 않는 것은 입구에서부터 오동도까지 768M의 방파제를 걸어 가야한다는 것이지요.
다리를 건너다 말고 뒤돌아보니, 항구는 이런 모습입니다.
동백이 군데군데 피어있습니다. 생각만큼 많은 동백이 피지는 않았지만, 겨울 속의 봄을 느끼기에는 충분합니다.
오동도에는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이 있는데,
고려 공민왕 때의 요승 신돈은 전라도의 '전(全)'자가 사람'인(人)'자 밑에 임금'왕(王)'자를 쓰고 있는데다 남쪽 땅 오동도라는 곳에 상서로운 새인 봉황새가 드나들어
고려왕조를 맡을 인물이 전라도에서 나올 불길한 예감이 든다고 하여 봉황새의 출입을 막으려고 오동도의 오동나무를 베어 버렸다고 합니다.
또 다른 전설로는 옛날 아주 먼 옛날, 오동숲 우거진 오동도에는 아리따운 한 여인과 어부가 살았는데 어느 날 도적떼에 쫓기던 여인이 벼랑 창파에 몸을 던져 정조를 지켰다고 합니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고 돌아온 남편이 오동도 기슭에 정성껏 무덤을 지었는데 북풍한설이 내리는 그해 겨울부터 하얀 눈이 쌓인 무덤가에 동백꽃이 피어나고
푸른 정절을 상징하는 신이대가 돋아났다고 하네요.
이처럼 오동도에는 원래 오동나무가 많아서 오동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네요.
햇볕이 잘 드는 곳에는 만개한 동백들이 환한 웃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백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는데, 아직 동백은 피지를 않았네요. 꽃이 만개한 따스한 날, 저 아래 벤치에 앉아 동백꽃을 바라보며 차 한잔을 마셔도 좋을 듯 합니다.
나무는 수령이 오래돼 커다랗고, 꽃은 애기동백입니다. 애기동백이라는 말이 사랑스럽지요?
몇군데 이런 터널을 지나면 바다쪽으로 내려 갈 수 있습니다. 용굴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용굴로 내려가는 길에서 본 바다 풍광 - 유람선이 한가롭게 떠가고...
유람선은 긴 포말을 그리며 해가 저무는 쪽을 향해 갑니다.
먼 바다에는 커다란 배들이 정박해 있고, 오동도의 바위는 제 몸을 파도에게 내어주고 있습니다.
병풍 바위로 내려가는 길에서 만난 연인들은 둘만의 소중한 약속을 하고 있나봅니다. 바다와 숲과 바람이 지켜주는 약속을 하고 있겠지요..
등대에서 바라본 일몰
동백꽃 아래의 야외 찻집
꽃잎의 색에 취하고, 차 향기에 취하는 하루입니다.
오동도에서 유명하다는 신이대 터널 - 어둑어둑해져서 플래쉬를 터트린 탓에 안쪽은 어둡고 앞쪽은 밝게 나왔네요.
오동도를 한바퀴 다 돌아나오니, 항구는 불을 켜기 시작합니다.
오동도 내에 있는 선착장과 횟집들.
설 연휴에 다녀온 곳을 이제 정리해 올리네요.
동백꽃이 그때보다 조금은 더 피었겠지요.
참고로 오동도의 동백은 3월이 절정이라고 합니다.
꽃이 기다려지는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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