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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고택의 아름다운 봄-구례 운조루

 

 

목련나무 아래 숫돌

 

할아버지는 언젠가부터 나갔다 오실 때는 꼭 오래된 무언가를 들고 오셨다

그것들은 대바구니거나 반짇고리 등잔대이기도 가위 촛병 핑경이기도 했다

할머니가 좋아하는 것은 항아리였다

항아리들은 목련나무 아래 장꽝 근처에 모여 살았다

빈 것들도 많았다

그래도 늘어나는 항아리를 보고 할머니는 기뻐했다

그 장꽝 옆 수돗가에는 앞부분이 배고픈 듯 푸욱 패인 숫돌이 있었다

하도 오랜 세월 칼을 갈아 닳은 흔적이라며 할머니는 숫돌을 몹시 아끼고 자랑스러워 했다

칼 가는 일은 할아버지의 소일거리이기도 했기에 아무나 숫돌을 만지지 못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날은 목련꽃 환한 음력 2월 보름이었단다

주무실 시간에 다시 나온 할아버지는 칼을 모두 꺼내 정성껏 갈기 시작했단다

아휴, 자다 말고 느닷없이 칼은 왜 간다고 그래요? 밝은 날, 내일해요 영감

잠이 안와서 그러니 죄다 가져와요

그리고 다음날 아침 반듯하게 세상을 뜨셨단다

영감이 가실 시간을 아셨던거여. 

그래서 칼이란 칼을 죄다 갈아주고 가신거여. 

그때부터 숫돌의 위치는 목련나무 뽀작 아래로 옮겨졌고 모두에게 귀하게 대접 받았다

목련꽃이 피는 3월 봄밤이면 할머니는 나무 아래 숫돌 옆을 떠나지 않으신다

숫돌과 무슨 정을 주고 받는지는 모르나

정다움이 가득했다

달빛을 받으며 목련나무와 숫돌, 할머니와 항아리는 가족처럼 모여있다. 

 

-글/차꽃 곽성숙님-

 

 

 

 

 

 

 

목련꽃 피는 3월에 가고 싶었던 곳, 

아직까지 가지않고 아껴두었다 다녀옵니다.

 

고택의 아름다운 봄, 

구례 운조루입니다.(2024년 3월 23일)

 

 

 

 

 

 

 

 

 

 

 

 

 

 

 

구례 운조루를 찾아가는 길, 

입구의 개울 위에 노란 개나리꽃이 피어 반겨줍니다

 

 

 

 

 

 

 

 

 

 

 

 

 

 

 

 

그리고 솟을대문 앞에 서봅니다. 

타인능해라 적힌 쌀독이 입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타인능해

타인도 열게하여 굶주리는 사람이 없도록 한다

 

나누고 베풀며 살았던 이 집안의 가풍을 짐작하게 합니다. 

 

 

 

 

 

 

 

솟을 대문을 들어서자

사랑채와 사랑마루가 바라보입니다

 

 

 

 

 

 

 

 

그리고 매화가 피어 여행자를 반겨줍니다

 

 

 

 

 

 

 

 

솟을대문 양 옆으로는 긴 행랑채가

양쪽에 자리하고 있는 곳입니다

 

 

 

 

 

 

 

매화향기에 이끌려 그 앞을 서성입니다

 

 

 

 

 

 

 

 

 

 

 

 

 

 

 

 

 

 

 

 

 

 

 

 

 

사랑채 앞에 올라 마당과 솟을대문 

긴 행랑채를 바라봅니다

 

그 뒤로 오봉산과 오산이 바라보이는 풍경입니다

 

 

 

 

 

 

 

 

솟을대문 안에 이 집의 할머님 앉아 계십니다

 

 

 

 

 

 

 

 

 

사랑채와 사랑마루

 

 

 

 

 

 

 

 

그리고 안채로 들어서다

이날 보려고 갔던 목련을 만납니다

 

 

 

 

 

 

 

 

장독과 목련

장꽝과 목련이라고도 말해봅니다

 

 

 

 

 

 

 

 

 

 

 

 

 

 

 

 

 

안채 마루는 벽에 곳곳에 꽃이 피었습니다

 

 

 

 

 

 

 

 

안채 마루에서 바라본 모습

 

 

 

 

 

 

 

 

왼편의 건물은 2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외부 출입이 자유롭지 못했던 시절의 여인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합니다. 

 

 

 

 

 

 

 

 

 

 

 

 

 

 

 

목련나무 그늘 아래 서 봅니다

 

 

 

 

 

 

 

 

고택과 장독과 어우러진 목련이 일품입니다

 

 

 

 

 

 

 

 

 

목련나무 아래서 하늘을 향해~

 

 

 

 

 

 

 

택리지를 쓴 이중환은 운조루에 대해 말하길, 

'선녀의 금가락지 형상'을 한 금환락지라하여

최고의 명당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운조루를 지은 유이주(柳爾胄, 1726~1797)는  경상북도 출신이지만,

구례에 인접한 낙안에 수령으로 왔다가 아예 운조루를 지어 눌러앉았다.

이때가 1776년이다.

운조루는 처음 100여 칸 정도의 규모였으나, 현재는 63칸 정도가 남아 있다.

넓은 대지에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여 개방적으로 짓는 전라도 한옥과

높이를 강조한 경상도 한옥이 잘 조화를 이룬 건축이다.

 

-다음백과사전 중에서-

 

 

 

 

 

 

 

 

 

 

 

 

 

 

 

물확에 꽃잎 떨어지는 봄입니다

 

 

 

 

 

 

 

 

고택의 기와와 어우러진 목련.. 

 

 

 

 

 

 

 

 

 

 

 

 

 

 

 

 

 

 

 

 

 

 

 

 

너른 부엌 지나니

 

 

 

 

 

 

 

집 안에 우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산수유 꽃과 어우러진 사랑마루 한장 담고

고택을 나섭니다

 

 

 

 

 

 

고택 마당의 수선화가 

잘가라 인사를 건넵니다. 

 

 

 

 

 

 

 

고택 앞에서 드론으로 몇 장 담아봅니다. 

운조루 고택이 위치한 곳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너른 들판,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 

평야를 둘러싼 산들... 

풍수를 모르는 여행자가 보기에도

좋은 곳에 자리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운조루

연지

동행랑 서행랑

작은 사랑채, 사랑채

안채 

책방 별당채 서당

이런 구성으로 되어 있음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운조루 유물기념관과 곡전재

 

 

 

 

 

 

 

 

운조루 옆으로도 한옥이 많이 있는 마을입니다

 

 

 

 

 

 

 

 

 

 

 

 

 

 

 

 

 

 

 

 

 

 

 

 

 

 

 

 

 

 

 

 

 

 

 

 

 

 

 

 

 

목련과 장독

그리고 고택

잘 놀다온 하루였네요. 

 

남도는 이제 사방에서 벚꽃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은 벚꽃 마중 가도 될 듯 하네요. 

고운 날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