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휴일 아침,
우산을 받혀들고 집을 나섭니다.
비 오는 날,
꽃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기 위함이지요.
빗방울을 품은 꽃들의 합창,
순천 낙안읍성 능소화입니다. (2023년 6월 25일)
능소화가 피는 계절..
부천 중앙공원 능소화도 보고 싶어지고,
남평문씨 세거지의 능소화도 보고 싶은데...
갈 곳은 많고
시간은 없고...
가까운 낙안읍성으로 길 나서봅니다.
매표소 옆,
백합이 인사를 건넵니다.
붉은 접시꽃
여행자가 좋아하는 보라색 도라지꽃도 피었습니다
빗방울과 어우러진 붉은 빨래집게
이리 보니 빨래집게도 붉은 꽃처럼 보입니다.
꽃들이 핀 길을 따라 걷습니다.
꽃을 만나면 그 자리에서 멈춰 봅니다
담장 위의 수국도 이쁩니다
담장 위에 망초꽃도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피빛처럼 진한 빛의 꽃이 있는가 하면...
연하고 고운 빛의 꽃도 있습니다
봉숭아꽃만 보면
어릴 적 손톱에 물들이던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이날 만나고 싶었던 능소화를 만납니다
초가지붕과 어우러진 능소화
떨어진 꽃도 어여쁜...
능소화도 꽃이 통째로 툭툭 떨어져 내립니다.
돌담과 어우러진 능소화
비 오는 날의 꽃마중은 즐겁습니다
돌담 위의 채송화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한 장 담아봅니다
부뚜막과 접시꽃...
담장 위로 고개를 내민 접시꽃...
또 다른 집에 핀 능소화
비 속에 사과도 속을 채워가고
토마토도 익어갑니다
살구나무 밑에는
떨어진 살구가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비 속의 꽃들이 아름다워
오래 서성이다 온 날입니다.
장마로 남부에는 비가 많이 내립니다
날씨로 힘든 한 주네요
비피해 없는 날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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