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약 쳐줄게
옆집 할매가,
드뎌 파란 대문을 밀고 들어섭니다
할매보다 더 먼저 보이는 양철 분무기통과
파란 고무 슬리퍼에 빨간 보자기를 쓴 밑으로
얼깃얼깃 흰머리가 서붓서붓 기웃댑니다
풀약 남았응게 화단에 약쳐주께 잉
하이고 엄니, 괜찮은디요
제가 싸목싸목 뽑을게요
날 뜨겅게 내가 휘익 금새 뿌려줄게
오메, 심등게 안그러셔도 되어요
이 까징게 모가 심들당가 일도 아녀
약이 남아서 그래 암시랑토 안해
거 시원한 박카스나 한병 까주소
죄송해서 어쩌까요 고오맙습니다
약이 남아서 긍게 일봐
날만큼이나 뜨거운 할매 인심에
개망초 노란별이 내 안에 무더기로 뜹니다.
-차꽃 곽성숙님의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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