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도 나기 전의 나무, 꽃이 피기 전의 나무...
그 나무들을 떠올릴 때면 좀 쓸쓸해지곤 합니다.
하지만 잎이 없어도, 꽃을 품지 않았어도
그 나무 존재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나무가 있다면?
배롱나무를 떠오릴 때면
한여름의 붉은 꽃을 품은 나무를 제일 먼저 떠올리지만,
다 버리고 홀로 찬바람 앞에 선 겨울의 나무
그 또한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습니다.
배롱나무의 미끈한 줄기,
이리저리 굽어지며 내미는 손들,
잎 없는 줄기의 매혹..
담양 명옥헌입니다. (2014년 2월 3일)
오랜세월 명옥헌을 지켜왔을 아름드리 나무들
빈 줄기로 굳건하게 서 있는 풍경..
묵묵함으로 여행자를 맞이해줍니다.
명옥헌 앞 화엄연못..
배롱나무 꽃도, 꽃무릇도 없지만..
구름과 바람은 여전히 화엄연못에 노닐다 갑니다.
배롱나무 빈 가지 사이로 보이는 명옥헌...
바람은 가지끝을 흔들며 놀고
여행자는 그 나무들과 노는 오후..
무엇이 이리 이 가지를 굽어지게 하였을까요?
커다란 소나무 나무 둥치에 가만히 손을 대면
나무가 품은 이야기들을 들려줄 것만 같은...
붉은 꽃 환한 여름날에는 이곳에 앉아 있기만 하여도 참 좋은 곳이지요
귀여운 굴뚝과도 눈맞춤 하고요
반하지 않을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닌 고고한 나무입니다.
줄기의 매혹..
그대로 그림이 되는 풍경들...
제 몸을 연못에 비춰보며 말없이 서 있는 나무들
그 나무들을 뒤로하고 걸어나오는 길,
꽃 피는 여름날, 다시 오라고 가만히 여행자에게 말을 건넵니다.
여름날의 명옥헌...
그 붉은 빛, 그 꽃구름에 둘러싸여 줄기는 잘 보이지 않지만
비밀의 화원에서 벌어지는 꽃잔치 같은 여름날..
그 여름날을 아직 만나지 못하셨다면 클릭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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