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 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정호승 시인의 풍경 달다 중에서-
바람도 불지 않고, 풍경 소리도 들리지 않았는데
문득 이 시의 한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아마도 고요하고 고요한 저수지 풍경이
마치 풍경 소리처럼 여행자의 마음을 흔들었기 때문인 듯 합니다.
해 지고 난 후의 저수지
붉은 노을에 물들어가는 풍경..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풍경을 만나고 왔습니다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만난 노을입니다. (2014년 1월 13일)
겨울 철새인 가창오리떼 수만 마리가
하늘을 날아오르는 풍경..
하늘빛이 조금 더 좋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였지만..
금강에서 가창오리떼 군무는 몇번 담아 보았는데
동림저수지에서는 처음입니다.
적당한 포인트를 찾아 저수지 근처 마을을 들어갔다 나왔다..
어느덧 해가 늬엿늬엿집니다
흔들리는 차에서 일몰을 한장 담아봅니다
이날의 포인트는 이곳!
구름 한점 없는 하늘
하늘을 품고 있는 저수지..
새들의 비행이 시작됩니다.
다양한 형태로 군무를 선보이면서 보는 이들을 설레이게 하는군요
새들은 산 너머로 사라지고
몇마리 남은 철새들 날개짓을 하는가 하였더니
다시 새들의 날개짓 소리가 들려옵니다.
하늘을 뒤덮은 가창오리떼들..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녀석들,
볼수록 참 신기합니다.
*요즘 이곳 동림저수지 조류독감 때문에 패쇄되었다고 합니다
사진은 조류독감 발생하기 전에 담은 것입니다.
흩어지는가 하였더니 다시 뭉치고
그리고 다시 흩어져 사라져갑니다.
수만마리의 가창오리떼의 날개짓 소리가 사라지고 난
저수지는 정적이 찾아옵니다.
붉은 노을..
사실 가창오리떼 군무 보다도 더 좋았던 해진 후의 저수지 풍경입니다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던..
숨죽이며 바라보게 하는 풍경입니다.
뒤돌아보니 갈대밭 위로 달이 떠오릅니다.
별들의 시간이 이제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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