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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제주의 바람과 구름이 머무르는 곳,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다녀오다-제주 여행

 

 

 

손바닥만한 창으로

내다본 세상은

기적처럼 신비롭고 경이로웠다

 

-김영갑님의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중에서-

 

사진을 찍으며 아름다운 세상을 보았다는 사진가,

대자연의 신비를 느끼고 하늘과 땅의 오묘한 조화를 깨달았다는 사진가,

그 사진으로 '외로움과 평화'에 대해 이야기 하는 사진가,

그 사진가를 만나러 갑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겨놓고 간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그곳에서 그가 20여 년 가까이 제주에서 살며 찍은 사진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는 가고 없지만,

그곳에는 여전히 제주의 바람과 구름이 머무르고 있는 곳입니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2013년 3월 9일)

그 이야기를 시작해봅니다.

 

 

 

 

제주시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 437-5

삼달리 폐교에 들어선 두모악..

 

 

 

 

오랜만에 찾은 두모악에는

못보던 깡통 인형이 여행자를 맞이해 줍니다.

 

'외진 곳까지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넵니다.

 

 

 

 

두모악에 들어서면 갤러리를 들어가기 전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곳, 갤러리 마당이지요.

 

제주의 돌담과 작은 조각상들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지요.

 

 

 

 

담장 아래 곱게 핀 수선화들과 눈맞춤을 합니다.

 

 

 

 

그대는 가고 <숲속의 사랑>은 다시 세상에 나와 바람과 햇살 사이로 그대가 걸어오는 듯 나뭇잎이 흔들리네

물안개가 시야를 가리던 어느 날, 날더러는 감자 밭에서 시를 쓰라 하고 그대는 무거운 사진기를 짊어지고 사라졌지.

나는 오도가도 못하는 오름 길에서 이슬비를 맞으며 찔레꽃을 보고 있었고.

 

시는 무엇이며 사진은 무엇인가.

 

나는 시로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그대는 사진으로 시를 찍고 있었던 거야.

그런 생각을 하며 오늘도 오름에 올라가 그대의 발자취를 읽고 있네.

 

-숲속의 사랑중에서 김영갑 생각, 이생진 시인이 쓰신 글입니다-

 

 

 

 

김영갑..

그는 1957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1982년부터 제주도를 사진에 담기 시작하여

1985년에는 아예 제주에 정착한 사람이지요.

그는 수많은 제주의 풍경을 찍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사진을 찍을 때면 셔터를 눌러야 할 손이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희귀병 루게릭병이 걸린 것이었습니다.


 

 

 

사진을 계속할 수 있는 한 나는 행복할 것입니다.

살아 있음에 끊없이 감사할 것입니다.

나의 사진 속에는 비틀거리며 흘려보낸 내 젊음의 흔적들이

비늘처럼 붙어 있습니다.

기쁨과 슬픔, 좌절, 방황,분노...

내 사진은 내 삶과 영혼의 기록입니다.

 

-김영갑의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중에서-

 

 

 

 

사진을 계속할 수 있으면 행복하다 말하던 그는 더이상 사진을 찍을 수 없게되고

그는 삼달리 폐교에 들어와 사진 갤러리를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바로 이곳..

2002년에 한라산의 옛 이름인 '두모악'을 따 김영갑 갤러리를 열고

이십여 년 동안 모아둔 많은 이야기들을 하나 둘씩 꺼내 보입니다.

 

 

 

 

갤러리 마당의 토우들..

시선을 붙듭니다.

 

 

 

 

제주의 검은 돌담가로 늘어선 수선화들을 따라 걷습니다.

수선화와 동백꽃 피어 있는 이계절의 두모악은 참 아름답습니다.

 

 

 

 

갤러리 마당 곳곳에 자리한 토우들..

어쩌면 그가 사진을 찍으며 만나고, 도움 받았던

제주의 할머니들의 얼굴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는 여행자입니다.

 

 

 

 

동백꽃 아래, 토우..

표정이 어쩜 이리 평화스러울까요?

 

 

 

 

그는 어쩌면 이곳에서 그토록 원하던 평화를 만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세상과 삶을 경험할 수 있는 지금이 나는 행복하다.

나의 하루는 평화롭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또 다른 길을 찾은 것이다.

 

-김영갑님의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중에서-

 

 

 

 

숲속의 사랑.20

사랑은 집요해서

해뜨기 전에

벌써

문밖에 와 있다

 

-이생진 시인이 글을 쓰고 사진과 수필은 김영갑님이 쓴 숲속의 사랑 중에서-

 

 

 

 

갤러리 안으로 들어서니 작은 토우가 여행자를 반겨줍니다.

 

 

 

 

판매하는 작은 소품들, 책들..

 

 

 

 

그리고 김영갑님..

그가 사랑한 오름 앞에 선 모습으로 여행자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전시실은 두 곳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두모악관'에는 하늘과 구름을 표현한 사진들이 있고,

또 하나의 전시실인 '하날오름관'에는 오름과 바람을 표현한 작품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작업실..

 

 

 

 

내가 사진에 붙잡아두려는 것은 우리 눈에 보이는 있는 그대로의 풍경이 아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들판의 빛과 바람, 구름, 비, 안개이다.

최고로 황홀한 순간은 순간에 사라지고 만다.

삽시간의 황홀이다.

 

-김영갑님의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중에서-

 

 

 

 

그가 담아낸 삽시간의 황홀이 사진 속에 담겨 있습니다.

 

 

 

 

제주의 바람과 구름이 담겨 있습니다.

 

 

 

 

나무결이 느껴지는 의자에 앉아 오름을 바라봅니다.

바람부는 들판에 서 있는 자신을 상상해 보는 일도 참 좋습니다.

 

 

 

 

열린 창문을 통해

제주의 바람과 햇살이 드나드는 봄날 오후..

 

 

 

 

다시 갤러리 바깥으로 나가 뒷마당을 거닐어 봅니다.

 

 

 

 

전에 없던 찻집이 생겼네요.

두모악 무인 카페라고 하는군요.

 

시간 여유가 있는 여행자들은 들렀다 가도 좋을 곳이로군요.

 

 

 

 

뒷마당에 뚝뚝~

눈물처럼 떨어진 동백꽃들

그 붉은빛이 유독 가슴 시리게 느껴지는 곳입니다.

 

 

 

 

갤러리를 한바퀴 돌아보고 나오는 길,

누군가 가만히 여행자에게 말을 건네는 듯 느껴집니다.

 

살고 싶다고 해서 살아지는 것도 아니요, 죽고 싶다 해서 쉽사리 죽어지는 것도 아니다.

기적은 내 안에서 일어난다.

내 안에 있는 생명의 기운을, 희망의 끈을 나는 놓지 않는다.

사람의 능력 밖의 세계를 나는 믿는다.

 

-김영갑님의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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