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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권

뜨거운 여름 밤, 시와 함께 놀자!-이생진 시인과 함께하는 인사동 시 낭송 모꼬지

 

 

 

인사동에 와서도 인사동을 찾지 못하는 것은

동서남북에 서 있어도

동서남북이 보이지 않기 때문

그렇게 찾기 어려운 인사동이

동은 낙원동으로 빠지고

서는 공평동으로

남은 종로 2가에서

북은 관훈동으로 사라지니

인사동이 인사동에 있을 리가 없다

종로 1,2,3,4가가 어우러져

하루 6만 명의 발걸음이

밀려왔다 밀려가는 사람의 물결

조선시대 관인방寬仁坊의 '인仁'과

대사동大寺洞의 '사寺'가 만나

인사仁寺라 하였으니

거기 가거든 반갑다고 인사人事ㆍ仁寺나 하라

 

이생진 선생님의 인사동 102쪽/우리글/2006

 

인사동길을 거닐다보면 인사동 사거리에서 안국동 방향으로

30여미터 지난 곳에 전북지업사 사이길인 인사동 7길이 있는데

이곳으로 20여미터 들어가면 그곳에 문인들과 예술인들의 사랑방 '순풍에 돛을 달고' 가 반갑게 맞이해 줍니다. (2012년 7월 27일)

 

 

 

 

노란 등이 따스하게 맞이해주는 곳..

그 불빛에 이끌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환한 얼굴로 여행자를 맞이해 주는 이생진 선생님을 만나뵐 수 있습니다.

매월 마지막 금요일에 이생진 선생님의 시 낭송회가 이곳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뜨거운 여름 밤, 시와 함께 놀자!

이생진 시인과 함께하는 인사동 시 낭송 모꼬지

 

선생님의 팬카페인 이생진, 바람이 시가 되어 식구들이

이곳 인사동에 모여들었습니다.

 

멀리 동해에서, 광주에서, 대전에서, 진해에서, 군산에서

그리고 가까이에서 수원에서, 서울에서 모여모여~

 

*모꼬지란

놀이나 잔치, 또는 그 밖의 다른 일로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를 말합니다.

 

 

 

 

광주에서 올라온 울 카페지기인 차꽃 언니와 큰언니

환한 웃음으로 여행자를 맞이해 줍니다.

 

 

 

 

차꽃 언니와 바람 오라버니~

 

 

 

 

매월 마지막 금요일에 이생진 시인과 함께하는 인사동 시 낭송 모꼬지

저녁 7시에 시작입니다~

 

사회는 박산 시인께서 보시구요.

 

 

 

 

중고생들 차 안에 나란히 앉아서도

눈알 돌아가게 손끝으로 말한다

중고생뿐이랴!

 

말이 필요 없다

손가락 끝으로 오간다

얼굴 표정도 몸짓도 알 수가 없지만

어쨌건 통한다

 

지문을 은행 비밀 금고에 맡겨야하나?

미묘한 어감과 음색 차이로 감정을 읽어낼 일도

그윽한 눈빛에 빠져 버릴 일도 없어지게 되려나?

근사해 보이던 아담의 사과가 찌그러지면 어쩌지?

목소리만 듣고도 누군지 알아맞히던 내 귀는

무료함을 감당 못해 고흐처럼...

 

하긴 나도 방에서 컴하는 딸에게

서너 발짝만 움직여 문 열면 될 일을

손끝으로 '톡'쳤다

 

-무성 시대/양숙님-

 

 

 

 

인사동 보리수에서 이곳 '순풍에 돛을 달고' 이어진

이생진 선생님과의 시 모임 '진흠모' 회원들과

우리 '이생진, 바람이 시가 되어' 식구들이 빼곡하게 자리를 채웠습니다.

 

모두 시를 사랑하고,

이생진 선생님을 사랑한다는 공통점으로 모인 사람들이지요.

 

 

 

 

이곳 저곳에서 토하는 소리가 난다

썩은 것을 먹은 사람들은

이 시점에서 토하는 것이 상례다

아침 식사서부터 어제 먹은 사기 공갈 협박까지도

다 토하자면 입 하나로는 부족하다

눈 코 귓구멍

보이지 않는 구멍까지는

토하는 데 동원해야 한다

선실은 악취로 진동하고

바닥은 오물로 질퍽하다

자기도 모르게 먹은 음식도 있다

그리고 누가 먹여 준 것인지

토한 뒤에야 떠오르는 것들

손가락만한 태양

태양은 크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태양은 그림처럼 웃는 낯이 좋다

모두 토하고 나니

그 태양이 목구멍으로 들어와

내 가슴이 따뜻해진다

가능성을 잉태한 것이다

죽어도 사는 가능성

그만큼 토하는 것은

재생 가능성을 보이는 것이다

솔직하게 토해 내는 것이 몸에 좋다

 

이생진 선생님의 구토/동백꽃 피거든 홍도로 오라에 실린 시

 

유재호님이 낭송해 주셨답니다.

 

 

 

 

그리고 우리 바람 패밀리의 멋진 가객~

푸른들님의 신나는 하모니카 연주가 이어집니다.

 

 

 

 

모두모두 즐거운 시간들..

 

 

 

 

나란히 앉으신 이생진 선생님과 현승엽 선생님의 모습도 살짜기 담아 봅니다.

 

 

 

 

하늘 한 번 보고

술 한 잔 먹고

하늘은 하늘

다른 하늘도 하늘

마음이 하늘을 누빈다

술을 따라 창공을 난다

하늘 그 무한한 공간에

꿈의 씨앗을 심는다

나여 술이여 하늘이여

술이 떨어지기 전에

하늘이 없어지기 전에

반드시 하늘을 품으리라

세상과 사람도 안으리라

 

-김문수님의 술과 하늘을 품으리라-

 

 

 

 

진지한 모습으로 시 공부 중이신 차꽃언니^^

 

 

 

 

멀리 군산에서 오신 안단테님~

울 카페 모임때마다 오셔서 늘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시는 고마운 분입니다.

 

 

 

 

당신 생각에 부풀은 이 가슴

살짜기 살짜기 살짜기 옵서예~

 

장미꽃을 살짜기 살짜기 드리며

불러주는 노래에 모두가 반해버린 시간이었답니다.

 

 

 

 

장미꽃을 받아드시고 좋아하시는 우리 선생님~

 

 

 

 

장미꽃을 받아들고 좋아하는 또 다른 한분~

누군지 말하지 않아도 다 아시지요? ㅎㅎ

 

너무 좋아하신다~ ㅎ

 

 

 

박종희님의 사랑하는 손자 시 낭송이 이어집니다.

 

 

 

 

공부할 때는 왜 모두들 진지해지는 걸까요? ㅎ

 

 

 

 

미소를 잃지 않으시는 자운영님~

지난 4월 '바람이, 모두 시가 되어' 동인지가 인연이 되어

울카페 가입을 하시고 동해에서 서울까지 발걸음을 해주신 자운영님~

 

너무 너무 반갑고 감사했습니다.

자운영님~

다음 모임에서도 또 뵈어요!!

 

 

 

 

차꽃 언니의 친구이신 슈룹님~

반가웠습니다.

 

참 단아하시고 고우시지요?

 

 

 

 

그리고 이제 차꽃언니가 무대에 섰습니다.

 

 

 

 

김숨님의 북장단과 어우러진 무대..

 

 

 

 

인형극 '삼년고개'를 어찌나 재미있게 공연해주시던지요.

요거는 말로는 절대 표현 못합니다. ㅎㅎ

직접 봐야한다는..

 

다음 바람 패밀리 모임에서도 다시 볼 수 있기를 희망해 보는 여행자입니다^^

 

 

 

 

인형극 '삼년고개'를 보시며 어린아이처럼 웃으시는 이생진 선생님..

 

 

 

 

다양한 표정 연기와 목소리가 어우러지며..

 

 

 

 

인형극 공연 후에 차꽃언니가 하는 말~

"나도 남들처럼 우아하게 시 낭송을 했었어야 하는데"

 

 

 

 

이리 재미있는 걸 못보았다면 많이 서운하였을 듯 합니다.

이날 모임에서 이생진 선생님의 '너도 미쳐라' 다음으로 인기 있었던 코너가 아니었을까? 하고 혼자 생각해봅니다.

 

두번째로 인기 있었다고하여 차꽃 언니 서운해 하시려나요? ㅎㅎ

 

 

 

 

김기진님의 모기라는 시 낭송이 이어집니다.

 

 

 

 

얼쑤~

오늘도 흥겨운 북장단을 들려주시는 김숨님~

 

 

 

 

지난번 금산 모임에서는 못 뵈어 서운하였는데

이날은 즐거운 시간을 모두에게 선물하여 주십니다.

 

 

 

 

아홉배미 논 질컥질컥해서

오늘도 삭식이 꾹꾹 쑤신다

 

아가 서울 가는 인편에 쌀 조깐 부친다

비민허것냐만 그래도 잘 챙겨묵거라

아이엠 에픈가 뭔가가 징허긴 징헌갑다

 

느그 오래비도 존화로만 기별 딸랑하고 지난 설에도 안와 부럿다

애비가 알문 배락을 칠것인디

그 냥반 까무잡잡하던 낮짝도 인자는 가뭇가뭇 하다

나도 얼릉 따라 나서야 것는디

무진 것이 목숨이라 이도저도 못하고 그러냐잉.

 

쑥 한 바구리 캐와 따듬다 말고 쏘주 한 잔 혔다

지랄 놈의 농사는 지먼 뭣 하냐

그래도 자석들한테 팥이랑 돈부, 깨, 고추 보내는 재미였는디..

너 할코 종신서원이라니..

그것은 하느님하고 갤혼하는 것이라는디..

더 살기 팍팍해서 어째야 쓸라낙 모르것다

 

너는 이 에미더러 보고 자퍼도 꾹 전디라고 했는디

달구똥마냥 니 생각이 끈하다

 

복사꽃 저리 환하게 핀 것이

혼자 볼랑께 영 아깝다야.

 

이지엽님의 해남에서 온 편지를 김경영님이 낭송해 주셨습니다.

 

*비민허것냐만-어련하겠냐만 이란 의미입니다.

전라도 구수한 사투리가 가득한 시입니다.

 

 

 

 

자운영님, 안단테님, 천사 언니~

 

 

 

 

 

알고 보니 난 바람 부는 광장에 홀로 서 있었지

 

그렇다고 내 스승처럼

해삼 한 토막 소주 두 잔에 죽일 놈의 고독을 탓 할 일도 없었지

그렇다고 입 찢어지게 웃을 일은 있었나

그렇다고 조금 전까지 같이했던 이들에 진정 감사 했었나

그렇다고 각박한 세상살이 유독 툴툴거렸나


좁은 듯 하고 복잡한 길만 골라 갔었지

온통 사람만 들끓는 도시는 옷 입고 들은 목욕탕이었지

컴퓨터 & TV에 미친 내 뇌腦는 때론 즐겁다 비명이었지

결국 가식이고 자아自我조차 인식 못하는 기만欺瞞에 더 슬프지


알고 보니 난 바람 부는 광장에 홀로 앉아 있었지


그렇다고 언젠가의 기억

이스탄불 하이얏트Hyat 호텔방 새벽

지진강도 7.5의 공포가 몰고 온 불안이 엄습 한 것도 아니었지

그렇다고 놀아 달라 찾아 볼 사람 없는 고립孤立은 더욱 아니었지

그렇다고 누군가에 미운 털 박혀 얼굴 보아 천대賤待 받을 그럴 일 있나

그렇다고 내일 어찌 될 일 저질러 분초分秒 다투어 도망가나


돈 없고 + 회사 작은이들 만 찾으니 그 고달픔이 같이 쓰리지

잘 엮어진 구조에 앉아 있는 이들이 내게는 공해公害인줄 이제야 알았지

즐기고 섞여 돌보아 온 것들이 새삼 나와 깊은 연관이 없음을 느꼈지

결국 분열하지 못하는 나만의 세포는 홀로 늙어 갈수 밖에 없음이지


알고 보니 난 바람 부는 광장에 구름만 찾고 있었지

박산 시인이 직접 들려주시는 광장에서-

 

 

 

 

숨 쉴 수 있어서 바라볼 수 있어서

만질 수가 있어서 정말 행복해요

말할 수도 있어서 들을 수도 있어서

사랑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해요

이중에서 하나라도 내게 있다면

살아있다는 사실이죠. 행복한 거죠

살아있어 행복해 살아있어 행복해

네가 있어 행복해 정말 행복해요.

숨쉴수 있어서 바라볼 수 있어서

만질수가 있어서 정말 행복해요

 

추가열님의 행복해요를 바람패밀리들 모두 함께 합창하는 시간~

 

 

 

 

행복한 기분이 모두모두에게 나눠지고

행복한 기분이 두배로 커지는 시간입니다.

 

 

 

 

이생진 선생님의 시에 곡을 붙여 기타와 하모니카와 함께 멋진 노래를 들려주셨던 이광석님~

무명도.. 서귀포 칠십리..

노래로 만나는 선생님의 시도 참 좋습니다.

 

 

 

 

그리고 이생진 선생님..

 

 

 

 

병원에서 발작이 끝나면 붓을 들었고
붓을 들면 그림이다
고흐의 시신은 그렇게 산 채로 운구되었다
발작도 힘에 겨워 멈출 때
자꾸 멀어지는 창밖의 흙을 붓으로 파냈다
흙 냄새와
풀 냄새와
생명의 냄새를
캔버스에 눌러 담았다
그렇게 그린 그림을
의사 레에게 주겠다고 하자
레는 사양했다
아마 그 그림도 고흐처럼 발작 할 것을 염려했나 보다
이번엔 약제사 루소에게 주겠다고 하자
루소는 머리를 흔들었다
(그까짓 미치광이 그림이 뭐 대단해서)
바쁘다는 핑계로 그림을 구경하려 하지도 않았다
때마침 회계를 담당한 뇌비에르가 지나가기에 선물했다
그는 마지못해 받았지만
고흐는 한없이 기뻤다
그리고 고흐가 죽은 뒤
그 그림이 뇌비에르에게서 팔려나갈 때
의사 레와 약제사 루소가 미칠 판이다
고흐의 그림은 그렇게 주인을 잃은 뒤에 팔려나갔다
고흐의 그림을 보거든 너도 고흐처럼 미쳐라

 

(반 고흐, 너도 미쳐라135~136쪽/우리글/2008)

 

여행자가 좋아하는 선생님의 시를 직접 들려주십니다.

 

 

 

선생님께서 들려주시는 너도 미쳐라 동영상도 함께 올려봅니다.

앞부분이 조금 덜 녹음됐지만, 현장에서의 그 느낌을 느껴보시라고 올려봅니다.

(사진을 찍다가 앞부분을 놓쳤답니다. ㅠ)

 

 

 

 

선생님의 시 낭송을 열심히 듣고 있는 바람 패밀리들..

참 이날 수원에서 성은님이 와주셨는데 사진에 담질 못했네요.

죄송합니다^^

 

성은님~ 그날 뵐 수 있어서 너무 반가웠습니다^^

 

 

 

 

바다는 나에게 이끌림이다. 바다의 방랑자처럼 나는 섬으로 간다.

때로는 절벽과 등대 밑에서, 때로는 어부의 무덤 앞과 방파제에서 삶이 뭐고 인생이 뭔가, 고독은 뭐고 시는 무엇인가 물었다.

그때마다 나는 섬이었다. 물 위에 뜬 섬이었다.

그러나 통통거리며 지나가는 나룻배, 벙벙 울며 떠나는 여객선, 억센 파도에 휘말리며 만년을 사는 기암절벽,

양지바른 햇볕에 묻혀 조용히 바다를 듣는 무덤, 이런 것들은 내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낙원이었다.

그러고 보면 나는 살아서 낙원에 다닌 셈이다.

그 낙원에서 맑고 깨끗한 고독을 마실 때 나는 소리치고 싶었다. 그것을 시로 쓴 것이다.

 

-세계일보에 실린 '섬 방랑시인 이생진' 중에서 모셔온 글입니다-

 

80세가 넘으신 이생진 선생님을 뵙고 올 때마다

참 멋지신 분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지금도 섬에서 섬으로 다니시며 모두에게 아름다운 시를 건네주시는 선생님,

넘치는 열정과 에너지를 모두에게 나눠주시는 선생님..

사람이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시는 선생님..

13년째 시낭송회를 이끌어 오고 계시다는 선생님..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이 되면

서울 인사동 골목길들을 지나 '순풍에 돛을 달고'에

가고 싶어 안달하게 될 것만 같은 예감이 드는 여행자입니다^^

 

이생진 선생님의 홈페이지는요

 www.poet.or.kr/sj www.islandpoet.com

 

이생진 선생님에 대한 글을 더 보시려면 클릭해 보세요~

시인과 함께 떠나는 섬여행-군산 선유도 http://blog.daum.net/sunny38/11776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