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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상남도

600년 넘은 매화 만나러 갔다가 다른 꽃들만 보고 돌아온 산청 단속사지

 

 

 

우리나라 매화 10선을 선정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경남 산청의 삼매(三梅)가 있습니다.

산청군 단성면 남사마을의 원정매와 단성면 운리 마을 정당매, 시천면 산천재 남명매가 그것입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산청 삼매는

세속을 등진 채 은둔생활을 했던 옛 선조가 뜰에 심어놓은 것으로

수령이 오래된 것은 500~600년을 넘나듭니다.

 

오늘은 이 삼매 중에서 두번째로 단속사지의 정당매를 소개해봅니다.

 

산청 단성면 운리 마을 정당매..

수령이 630년은 되었다는 매화..

매화 향기는 가득한데, 오래된 고목을 보이지 않고

두개의 탑만 여행자를 맞이해줍니다. (2012년 4월 8일)

 

 

 

 

이번 봄에는 매화 향을 제대로 느낀 듯 합니다.

멀리서도 느껴지는 향기들..

 

그 향기 따라 가보면 이쁜 꽃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가까이서 보는 매화.. 참 이쁩니다.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권의 함양, 산청편을 보면

단속사터에 대한 글이 있습니다.

 

-넓고 그윽한 맛을 동시에 갖춘 계곡 속의 분지에 자리잡은 단속사터에는

준수하게 생긴 쌍탑이 의연한 모습으로 그 옛날을 지키고 있다-

 

보물 72호와 73호로 지정된 한 쌍의 삼층석탑..

 

 

 

 

남명선생 시비가 단속사터 입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데 정당매는 어디 있는건지..

 

안내도도 보이질 않고

주변에는 민가만 보일 뿐입니다.

 

 

 

 

민가 주변의 매화들 담아봅니다.

 

고려말, 통정 강회백(1357∼1402)이 어릴 때 이 절에서 공부하면서 심었다고 하는데, 

훗날 강회백이 종2품 벼슬인 '정당문학'에 오르면서 이 매화나무를 '정당매'라는 이름을 붙였다고도 하는데,
높이 5m, 밑동의 둘레가 2m인 매화라고 하는데,

그 매화는 도대체 어디 있을까요?

 

 

 

 

단속사는 언제 폐사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합니다.

다만 김일손 선생이 정여창 선생과 함께 천왕봉을 등반하고 쓴 <두류기행>을 보면

그들은 단속사도 들러 가면서 "절이 황폐하여 지금 중이 거처하지 않는 곳이 수백칸이나 되고

동쪽 행랑에 석불 500구가 있는데 하나하나가 각기 형상이 달라서 기이하기만 했다"고 적고 있다지요.

 

수백칸이나 되던 절집도 사라지고

석불 500구도 지금은 흔적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단속사의 창건에 관하여는

<삼국유사>의 <신충괘관> 항에 두 가시 설을 모두 기록해둔 것이 있습니다.

 

하나는 763년 어진 선비 신충이 두 친구와 지리산에 들어가 단속사를 세우고 중이 되었다는 것이며

또 하나의 설은 748년 직장 이순이 작은 절을 중창하여 단속사라 하고 스스로 삭발하였다는 것인데

일연스님도 어느 것인지 몰라 둘 다 적어놓는다고 했습니다.


 

 

 

어쨌든 1200년의 세월이 흘러

지금은 두 개의 탑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집으로 돌아와 자료를 찾아보니

이 석탑 뒤의 민가들 사이로 난 길을 따라가면

정당매를 만날 수 있었다는.. ㅠㅠ

 

 

 

 

올해 여행자와 정당매는 인연이 아니었나봅니다.

 

 

 

 

매화향 은은하게 날리는 내년 봄,

다시 나서야 할 모양입니다.

 

 

 

 

그래도 탑 주변에 매화나무들 많아서

매화 향기에 즐거운 하루입니다.

 

 

 

 

정당매 만나러 갔다가~

보라빛 제비꽃을 만나고..

 

 

 

 

연분홍빛의 광대나물과 연초록빛 새순들도 보고..

 

 

 

 

그리고 작고 어여쁜 꽃까치까지 만나고 돌아섭니다.

 

속세를 끊어낸다는 뜻의 단속사 옛 터..

페허만 남은 절터는 지리산의 너른 품이 아늑하게 감싸고 있고,

두 개의 석탑은 과거의 이야기들을 품고 있는 곳입니다.

 

과거의 역사를 지켜보았을 정당매,

은은한 향기 나는 내년 봄,

다시 갈 곳으로 찜해두고 돌아섭니다^^

 

단속사지 찾아가는 길

 

대전 통영 고속도로 단성 ic - 지리산 방향으로 국도 20번 - 10km 직진하다 우회전- 단속사터

 

산청 삼매 중 남명매를 아직 만나보지 못하셨다면 클릭해보세요~

꽃은 져도 향기는 남았어라-산청 산천재 수령 450년 된 남명매 http://blog.daum.net/sunny38/11776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