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박목월님의 나그네란 시가 저절로 떠오르는 곳...
사천의 백천사를 들렀다가 집으로 향하는 길에 만난 풍경..
그대로 멈춤~
바람에 일렁이는 밀밭을 카메라에 모셔오기 위해 분주해지는 여행자입니다. (2011년 4월 28일)
신록의 계절..
그 계절에 더욱 더 푸르르게 빛나는 곳이 있으니 바로 이곳이로군요.
들판의 빛깔이 진초록빛을 띄기 시작하는 요즘..
여행자는 막연하게 이곳이 청보리밭인 줄 알았답니다.
분주하게 깨를 뿌리고 계시던 동네 할머니께 여쭤보니
보이는 이곳이 모두 밀밭이라고 하시네요.
우리밀이 사라져간다고 하더니,
이제는 우리밀을 곳곳에서 볼 수 있게 되었나봅니다.
여물어가는 밀이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저 푸르름이 황금빛으로 변해가겠지요?
동네의 한켠에는 당산나무가 자리하고..
그 뒤로 자리한 바다..
그 뒤로는 또 다시 산..
그 산 위로 해가 지는 시간..
바람에 일렁이는 밀밭을 장노출로 담아 봅니다.
바람을 카메라에 담아보기 위해 애쓰지만..
마음에 드는 사진은 만나기가 어렵고
초록빛 추억만 가득~ 담아 옵니다^^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초록의 빛깔들..
작은 교회당과 낮게 엎드린 시골마을..
이곳은 사천시 용현면 덕곡리입니다.
이 밀밭이 황금빛으로 변할 때쯤이면
누군가는 고흐의 밀밭을 떠올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밀이 노랗게 익어갈 때쯤이면
모닥불에 밀을 통째로 뽑아서 그을려 먹으면
그 맛이 구수하다고 하지요.
시간도 멈추고..
바람도 멈춘 듯한...
밀밭 가로 난 길을 따라 걸으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
바람에 일렁이는 밀밭에
여행자는 마음 한조각 내려놓고 돌아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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