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의 아침 일출을 보고, 강구의 작은 항구부터 숙소까지 5km가 넘는 길을 걸었습니다.
한쪽에는 바다가 펼쳐지고...
다른 한쪽에는 담이 낮은 집들이 마을을 이루고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아래쪽에 그물 손질을 하시는 어머님이 타고 오신 듯한 하얀 자전거...
그 앞에 오래 앉아 해바라기를 하였습니다. (2010년 11월 4일)
함께 간 언니는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고.. (아마 동해의 황홀한 아침을 글로 날려 보내는 중이었겠지요? )
저는 바다에 가득한 갈매기들과 한참을 놀았지요.
함께 간 언니는 황지우 시인의 일 포스티노를 떠올리고, 영화 일 포스티노가 생각난다 하였지요.
아침 햇살에 눈부신 항구..
강구항은 대게집들, 숙소들, 선창이 어우러져 부산하였구요.
저희는 그곳을 지나, 바다가 발언저리에서 머무는 한가한...
하저리 쯤에서 잤으니, 이곳 항구는 대부리의 항구쯤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금빛, 은빛으로 출렁이는 동해의 바다에 마음을 빼앗겨 한참을 서성이게 됩니다.
대부리에서 하저리쪽으로 슬슬 걸어가는 길...
바다쪽으로 면한 작은 집의 대문이 열려 있어 살짝 들여다봅니다.
벽에는 지붕까지 차곡차곡 쌓아올린 장작들.. 겨울 채비를 해 놓으신 듯 합니다.
그 밖으로 펼쳐진 바다..
이 집의 마당은 바다가 될 듯 합니다.
조금 더 걸으니, 담장에 호박꽃이 이제 막 피기 시작합니다.
메꽃도 아침 햇살에 피기 시작하고...
눈에 띄는 모든 것들에 눈을 맞추며 걷습니다.
생선을 말리기 위해 걸어 놓은 망에도 눈길 한번 주고..
어머~ 강아지풀이네.. 하고 탄성도 지르면서 걸어 가는 길...
바닷가 곳곳에 자리한 팬션들..
그 위로 영덕의 풍력발전기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고고함...
바닷가 바위 위에서 명상에 잠긴 갈매기에게 묻습니다.
너는 어디에서 왔니? 하고 말입니다.
이른 아침 해녀분들이 물살이 너무 높아 바다로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서는 걸 봤는데
이곳에서는 물질을 하고 계시네요.
파도가 높아 순간에 물살을 타고 미끄러지시는 걸 보았습니다.
위험한 일입니다.
다시 갈매기들에게로 눈맞춤...
금빛으로 출렁이는 파도 위를 비상하는 녀석도 있구요.
무리지어 햇살을 받고 있는 녀석들도 있습니다.
어느집 담장에 곱게 핀 붉은 장미...
11월의 장미가 아니라, 마치 5월의 장미처럼 느껴집니다.
11월의 장미는 언제나 낯설기만 합니다.(계절을 잃은 꽃들이 요즘 너무 많습니다)
저는 5월의 장미라는 말이 좋습니다.
붉은 고추..
작은 공간들에 무언가를 심어 놓으셨습니다.
그것이 꽃일 수도 있고.. 야채일 수도 있고... 들풀일 수도 있구요..
버스 승강장...
매달려 있는 작은 거울..
어디론가 이어지는 줄들...
오징어나 생선을 말리기 위한 줄들이 해안가로 길게 이어집니다.
이날 바다로 가지 못한 해녀분이 길을 걸어 갑니다.
작은 슈퍼를 지나고... 민박집을 지나고...
대부리에서 하저리로 향하는 길에는 작은 항구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마을을 이루고 있는 곳에는 근처에 항구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그물을 손질하시는 어부들의 모습이 간간이 보입니다.
손으로 노저어 가는 작은 목선..
어쩐지 정겨워 보입니다.
긴 기다림일까요?
긴 휴식일까요?
마을 입구에 앉아 계시는 할아버지..
노인의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들이 묻어납니다.
이것이 태양초이겠지요?
붉디 붉은 고추...
슬슬 지치기 시작합니다.
동해의 바다는 굽이 굽이 돌아갑니다.
힘들어도 길가의 들꽃에게 인사는 해야겠지요?
바닷가에 누군가가 쌓아놓은 소망에도 인사를 하구요.
왼쪽으로는 망망한 쪽빛 바다...
오른쪽으로는 산줄기와 작은 마을들을 끼고 걷는 아침...
한적한 포구마다 아침을 여는 사람들의 분주함이 느껴지고..
은빛 해변에는 갈매기떼들 노니는 곳...
뚜렷한 목적없이 거니는 아침...
눈과 마음이 저절로 풍성해지는 강구의 아침 풍경입니다.
강구항 찾아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ic - 34번 국도 - 영덕 - 7번 국도 - 강구항
사실 이곳은 강구항에서 하지리, 대부리 쪽으로 바다를 끼고 더 들어가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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