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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국내 최고의 큰원추리 군락지- 여름 덕유산

 

 

 

하늘 정원..

덕유산 능선을 따라 활짝 핀 노오란 원추리 군락지를 보며 떠올린 말입니다.

겨울에 자주 찾던 덕유산을 여름에 찾아오니,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저를 맞아 줍니다. (2010년 7월 26일)

 

 

 

 

덕유산 중봉에서 동엽령으로 향하는 길

길 양쪽으로 원추리가 가득 합니다.

탄성이 저절로 나옵니다.

 

 

 

 

새벽부터 시작한 하루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덕유산을 올라야하니, 이제 시작이라고 봐야겠지요?

무주 리조트로 가서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을 올라, 향적봉, 중봉을 지나고, 덕유평전을 거쳐 동엽령에서 안성으로 하산하는 코스..

곤돌라를 타려고 시간을 보니, 벌써 오후 2시..

8km가 넘는 거리를 해 지기 전에 내려올 수 있을지..

잠깐 고민이 되긴 하지만, 원추리는 이 시기를 놓치면 볼 수 없을 듯 하여 무리하기로 합니다.

 

곤돌라를 타기 전에 꽃밭이 있습니다.

천일홍이 가득 피어 있습니다.

 

 

 

 

전에 천일홍차를 산 적이 있었지요.

우려낸 차의 빛깔은 천일홍의 색처럼 곱디 고우며,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맛을 글쎄요?

아무래도 빛깔로 마시는 차라고 느꼈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천일홍에 앉은 나비

 

 

 

 

천일홍 옆에는 또 다른 꽃이 가득 피었습니다.

 

 

 

 

곤돌라를 타고 향적봉을 오릅니다.

하루 종일 흐렸던 하늘에, 위쪽으로 조금 파란 하늘이 열립니다.

반가운 마음에...

 

 

 

 

올라갈수록 구름이 같은 높이가 되더니..

 

 

 

 

구름이 발 아래 깔리기 시작하고..

 

 

 

 

그리고 설천봉에 내리니,

설천봉은 안개에 파 묻혀 있습니다.

봉우리에서 펼쳐지는 풍경이 사라졌습니다.

 

 

 

 

뭐~ 안개에 묻힌 설천봉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향적봉을 오르니..

여전히 안개에 쌓여 있네요.

 

 

 

 

 

늘 보던 향적봉이지만..

또 인증샷 한컷~

1614m 덕유산 향적봉..

 

 

 

 

향적봉에 앉아 오이 하나 깎아 먹고..

중봉 쪽을 향해 가기 시작합니다.

안개에 쌓인 가야할 길...

안개 속을 걷는 일도 나쁘지는 않을 듯 합니다.

 

 

 

 

고사목들.. 주목들..

안개에 쌓여 수묵화처럼 느껴집니다.

 

 

 

 

겨울 덕유산에서 눈이 가득 하던 나무인데, 여름에는 오히려 헐벗어 보입니다.

 

 

 

 

중봉이 안개 속에서 모습을 드러냅니다.

 

 

 

 

중봉이 가까워지며, 하늘이 조금 열립니다.

구름을 이고 있는 산자락들..

 

 

 

 

아래 쪽을 보니, 잠깐 하늘이 열려 마을의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잠깐 걷혔다, 금방 다시 사라지고...

다시 잠깐 걷혔다, 다시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마을의 모습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막상 중봉에 오르니, 구름이 또 잔뜩이네요.

어여쁜 덕유평전도 다 가리고..

 

 

 

 

구름이 쉴새없이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하늘이 열립니다.

구름아래 모습을 드러낸 산 자락들...

 

 

 

 

구름이 다시 몰려옵니다.

 

 

 

 

 순식간의 일입니다.

변화무쌍한 하늘을 보는 일도 즐겁습니다.

중봉 정상에 앉아 하늘이 걷혔다, 닫혔다 하는 걸 보며, 가지고 온 메밀차를 한잔 마시고..

너무 여유를 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덕유평전도 여전히 구름 속에..

 

 

 

 

잠깐 얼굴을 보여주기도 하고...

1주일 전만에도 이곳에 원추리가 훨씬 많았다고 하네요.

 

 

 

 

뭐~ 아쉽기는 하지만...

 

 

 

 

앗~ 다시 반대쪽 하늘이 잠깐 열렸어요.

산자락 사이로 마을과 저수지가 얼굴을 잠깐 보여줍니다.

마을은 햇살을 받아 환하게 빛나는 듯 하네요.

 

 

 

 

그리고 중봉에서 동엽령으로 가는 능선길이 잠깐 열립니다.

덕이 많고 너그러운 모산이라는 뜻의 덕유산..

덕유평전의 능선길을 보고 있으면 그 말을 이해할 듯 합니다.

 

 

 

 

원추리 뿐 아니라, 비비추도 아주 많이 피어 있는 덕유산..

 

 

 

 

구름 속에 쌓인 길을 걸어 갑니다.

원추리와 비비추와 다른 야생화들에게 눈을 맞추며...

 

 

 

 

중봉을 내려와 돌아보니, 중봉은 여전히 구름 속에 있습니다.

제가 저 구름 속에 있다가, 내려온 것이겠지요?

구름 속에서 한참을 앉아 있다가 왔는데, 이 무더운 여름에 춥더군요.

역시 피서는 산으로~

 

 

 

 

중봉에서 동엽령쪽으로 조금 내려가다가 갑자기 눈 앞에 환해졌지요.

바로 원추리 군락지~

중봉에서 다시 곤도라를 타고 하산할까 망설였였는데, 그랬다면 못 보았겠지요..

 

이곳에 피는 원추리는 큰원추리라고 합니다.

일반 원추리와 다른 점은 꽃밑에 붙는 잎인 포라는 기관안에 2-3개의 꽃이 같이 피어난다고 하네요.

일반 원추리는 그냥 꽃대 하나에 꽃 하나만 핀다고 하네요.

큰원추리 군락지는 덕유산이 국내에서는 가장 크다고 합니다.

이날 야생화 공부를 많이 하게 되네요.

 

 

 

 

길 양쪽에 펼쳐진 원추리 군락지

천상의 화원~

탄성이 절로 나오고, 카메라 셔터는 쉴새없이 누르게 됩니다.

 

 

 

 

덕유평전..

이 계절의 덕유평전은 이렇게 아름답습니다.

물론 늘 아름다운 곳이긴 하지만...

 

 

 

 

왼편의 하늘이 열리고, 원추리와 어우러진 산봉우리들...

 

 

 

 

 

 

 

사방을 둘러보아도 꽃.. 꽃... 꽃잔치입니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듯..

아쉬워하며 자꾸 돌아보고, 또 돌아보게 됩니다.

산 봉우리 전체가 원추리와 다른 야생화들로 뒤덮혀 있습니다.

 

 

 

 

지나온 원추리 군락지

 

 

 

 

하늘정원이라는 표현이 딱이지요?

구름과 산과 원추리..

 

 

 

 

원추리 군락지를 뒤로하고 드디어 동엽령에 도착..

동엽령에서 바라본 산들은 크고 장대하고, 포근한 느낌마저 듭니다.

겨울에 남덕유산을 1박 2일로 다녀왔을 때도 이곳 동엽령에서 하산을 하였지요.

 

 

 

 

 동엽령에서 안성쪽으로 내려가야 할 길..

저 앞에 바라보이는 마을까지 내려가야겠지요?

순간 이동이라도 했으면, 하는 마음.. ㅎ

하지만 산은 정직한 곳이니, 제발로 한발한발 내려가야겠지요.

 

 

 

 

향적봉에서 이곳까지 4.3km

이곳에서 안성탐방소까지 4.5km

총 8.8km  

지나온 길과 가야할 길의 사이에 서서..

 

 

 

 

동엽령에서 안성 탐방소까지는 거의 계속 내리막길..

옆으로는 계곡의 커다란 물소리가 따라옵니다.

요즘 비가 많이 온 뒤라, 계곡 물의 양이 엄청납니다.

 

거기다..

내려오는 길에 소나기를 만났습니다.

후두둑~ 후두둑~

엄청난 소리와 함께 사정없이 내려 꽂히는 빗방울

비를 피할 만한 곳도 없고..

머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 하나!

이렇게 비가 많이 와서 계곡물이 금방 넘쳐버리면 어떻하지?

다시 동엽령으로 올라가야하나 순간적인 고민..

다행히 30분쯤 내리던 비는 빗줄기가 약해지더니, 점차로 그쳤습니다.

 

덕유산은 올 때마다 기억할 뭔가를 제게 주네요.

남덕유산을 떠올리면, 조난 당할 뻔했던 일을..

이제 원추리를 떠올리면, 엄청난 소나기를 떠올리게 할 듯합니다.

 

날도 어두워지고, 비도 내리고..

계곡의 사진은 없습니다.

안성을 거의 다 내려왔을 때, 만난 폭포

그 우렁찬 소리에 돌아보게 됩니다.

삼각대없이 손각대로 한 컷~

 

 

 

 

안성 탐방소를 거의 다 내려와 해가 집니다.

이 해넘이를 동엽령 쯤에서 봤다면 훨씬 근사하겠지요?

대신 컴컴한 길을 내려와야겠지만요..

 

무더운 여름에 구름 속에서

신선이 된 듯 노닐던 하루해가 저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