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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상남도

사찰 전체가 바위와 돌의 조각품인 서암정사

 

산 깊고 물 맑으니, 이곳에 드는 이의 마음이 절로 청정해집니다.

서암정사는 지리산 산맥 위 에 앉아 천왕봉을 멀리 바라보고, 한국의 3대 계곡으로 유명한 칠선계곡을 마주하는 천혜의 절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추성리 갈림길에서 널찍한 도로를 따라 400m 가량 표지판을 쫓아가면, 주차장에 다다릅니다. 오른쪽으로 오르면, 벽송사, 왼쪽으로 오르면 서암정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바위에 새겨진 사천왕상

 들어서면서부터 다른 절과 확연히 다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천왕상을 지나니 자연석 암반 위에 대방광문(부처님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라 적혀 있는 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갑니다.

 대방광문을 지나 돌아보니 이런 모습입니다. 바위 위에 탑과 부처님의 모습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서암정사는 '지리산에 펼쳐진 화엄의 세계'란 별칭이 말해주듯, 온 도량이 불교의 화엄세계 를 상징하는 갖가지 장엄한 마애불로 채워져 있습니다.

서암정사의 중심은 불경속 극락세계의 장엄함을 바윗굴 속에 재연해놓은 극락전 석굴법당입니다.

극락전 석굴법당 입구의 모습

 내부에는 아미타불을 위시해 8보살, 10대제자, 신장단 등이 장엄하면서도 다양한 모습으로 조각돼 있습니다

 석굴법당 입구에 자리한 석간수가 나오는 곳도 독특하지요?  온화한 미소가 가득하네요.

 극락전(아미타여래가 주불이 되어 무수한 불보살이 조각된 부처님의 이상 세계 모습)의 입구는 이렇게 두 곳입니다.

 비로전을 오르는 길

 비로전 입구

입구를 이렇게 자연석을 이용하여 만들고, 불상 또한 바위에 조각하여 둡니다.

 

 왜 이곳에 조각된 모습은 정면을 바라보고 있지 않을까 궁금하였습니다. 사방을 두루 살핀다는 뜻이었을까요? 

사람들이 와서 기도하는 곳인데, 왜 틀어져 앉아 있는지....

 용왕단으로 내려갑니다.

돌 위에 올려진 석탑의 섬세함이 눈길을 붙듭니다.

 용왕단

 다시 아래로 내려오니 연못 가에 와불이 모셔져 있네요.

서암정사는 원응(元應)스님이 1960년대 중반부터 터를 이루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원응 스님은 한국전쟁을 전후해 동족상잔의 비극이 벌어졌던 이곳에서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고 인류평화를 기원하기 위한 발원으로 불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서암정사에는 또 원응스님이 15년간 서사해 완성한 약 60만 자로 이뤄진 금니화염경(金泥華嚴經)을 비롯해 다수의 사경 작품이 소장돼 있다고 하네요.

원응스님의 사경은 한국불교에서 단절됐던 사경수행(寫經修行) 전통을 회복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합니다.

 서암정사의 연못

지난 번에 이곳에 왔을 때, 연못이 참 이쁘다고 생각했는데, 계절에 따라 이렇게 다른 느낌이 듭니다.

                                                            원컨대, 이 종소리 온 세상에 두루 하여 철의 성곽 어두움 모두 밝히리,

                                                            우리 조국 남북통일 속히 성취하고 세계가 평화롭고 온 인류는 즐거우며

                                                             자비광명은 더욱 빛나 온세상에 두루하여 법의 바퀴 항상 굴러 끝이 없어라.

                                                                                             - 지리산 서암정사 범종 원문-

 

 지리산 자락에도 봄이 오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