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15일, 아침에 일어날 때는 하늘이 푸르르더니, 집에서 나설 때 쯤은 비가 올 듯 흐려져 있습니다.
전날 여수에서 동백꽃을 몇 송이 본 터라, 여수 오동도로 동백꽃 마중을 갈까? 아니면, 광양 옥룡사지로 꽃마중을 갈까?
2만여평에 7000그루가 심어져 있다는 옥룡사지로 봄마중을 갑니다.
옥룡사지는 광양 백운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어서, 꽃이 많이 피지는 않았을거라 생각하면서 갔는데, 정말 이제 꽃이 피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한 동백꽃
봄마중은 수줍게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이파리의 진초록, 꽃의 붉음, 꽃술의 샛노란 빛깔이 어우러져 한송이 꽃이 됩니다.
동백꽃은 떨어져도 붉은색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꽃이 떨어진 자리에는 어김없이 꽃길이 생기고 꽃밭이 만들어집니다.
어떤이는 가지에 붙은 동백꽃, 길에 떨어진 동백꽃을 모두 봐야 제대로 본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7000그루의 동백나무는 빽빽한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햇살이 잘 들만한 곳에는 이제 붉은 꽃망울이 올라오고, 꽃망울이 이제 막 꽃으로 피어나고...
동백꽃은 여인의 마음같다하여 여심화라고 불리운다고 합니다.
붉은 연지 바른 수줍은 아가씨의 얼굴 같기도 하고...
불그레진 얼굴로 돌아보는 새색시의 모습 같기도 합니다.
동백꽃은 눈물처럼 떨어진다고 하지요.
똑~ 하고.. 떨어진 동백꽃은 떨어지고 나서도 그 모양과 빛깔을 한동안 유지하고 있지요.
동백꽃이 떨어져 발 아래 드리워질 때, 그때를 상상해보며, 떨어진 꽃을 한 곳에 모아봅니다. ㅎ
옥룡사지 이야기를 해야겠지요.
옥룡사지(玉龍寺址)는 사적 제407호로 광양시 옥룡면 추산리에 소재하고 있습니다.
옥룡사지는 통일신라 말의 뛰어난 고승이자 한국풍수지리의 대가인 선각국사 도선이 35년간 머무르면서 수백 명의 제자를 가르치다 입적한 곳으로 우리나라 천년의 불교성지라고 합니다. 옥룡이라는 지명은 도선의 도호인 옥룡지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가고, 흔적만 남아 있습니다. 당시 옥룡사의 주춧돌로 씌였을 돌들이겠지요...
위쪽에 보이는 것이 동백숲입니다. 도선국사가 옥룡사 주변의 땅의 기운을 보강하기 위해 심었다는 동백나무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아래쪽에는 연못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이곳은 5차까지 발굴 되었다고 합니다. 발굴 유물과 안내도.
동백 숲을 따라 운암사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선각국사 도선 증선혜등탑을 만날 수 있습니다.
누군가 이곳에 동백꽃을 올려 놓았네요.
옥룡사지에는 도선국사와 수제자인 통진대사의 비와 탑이 세워져 있었으나 1920년경에 모두 없어져 버리고 비문만이 탁분되어 『동문선』 등에 전해오고 있던 것을 그 비문을 토대로 복원한 것이라고 합니다.
동진대사 보운탑
숲을 내려서면 운암사란 사찰이 있습니다.
옥룡사는 신라 말에 조그만 암자였던 것을 도선국사가 864년에 중수하였으며, 수백 명의 사문들이 그의 법문을 듣고자 몰려들어 옥룡사파란 지파가 형성되자 몰려드는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 인근에 운암사라는 사찰을 추가로 건립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1878년 화재로 소실된 후 폐찰 되었으며 현재 서 있는 대웅전은 1969년에 건립되었습니다
운암사 풍경
백운사 자락 넓은 터에 자리잡은 운암사는 목재들 색깔이 독특합니다.
종각과 입상
운암사 입구의 입상
거대한 입상의 모습이 멀리서도 보이더군요.
어쩐지 절집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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