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들고 아침부터 장터를 어슬렁어슬렁거리는 여행자를 부르십니다
"어디서 왔냐? 무얼 찍고 있느냐?"
"장풍경이 재미있어 찍고 있다"는 대답에
"대장간은 찍었냐?"고 다시 물으십니다.
대장간에서 거의 한시간쯤 있었다고 하자
이제 막 찐 감자를 여행자에게 건네시면서 먹어 보라고 하시더군요.
여행자는 이제 막 아침을 먹고 온 후였고
이분은 이제 아침 식사를 찐감자로 드실 참인 듯 하였지요.
시골 오일장..
이제는 어디서나 파는 물건들도 비슷하고
훈훈한 인심도 사라져간다고들 말하지만,
이곳 함평 오일장에서 여행자가 만난 푸근한 인심은 오래 기억될 듯 합니다.
없는 것 빼고 다 있습니다.
거기다 푸근한 인심은 덤 인 곳입니다.
함평 오일장입니다. (2013년 6월 7일)
함평 오일장은 매월 2일과 7일에 열리는 장입니다.
이른 새벽에는 우시장도 열려
정말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곳이라고 하지요.
요즘음 보기 힘든 무쇠솥을 파는 곳이 있는가 하면
호미나 낫 등 농기구를 파는 곳도 있더군요.
그 농기구들 직접 날을 갈아주고
망치로 두드려 손잡이도 달아주던 대장간,
이 대장간은 나중에 따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동네 오일장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입니다.
토끼를 팔고
강아지도 팔고
닭도 팝니다.
시골집 마당을 구구거리며 돌아다닐 녀석들이 저절로 상상이 됩니다.
한참 무더웠던 여름 날 돌아본 장풍경입니다.
장터의 빛깔은 유독 붉은빛이 많더군요.
선명한 빛깔로 기억되는 장입니다.
나이가 제법 많으신 어르신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이 장터의 오랜 세월을 짐작해봅니다.
감자 한바구리 5000원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간단명료한 문구가 여행자를 배웅합니다.
함평 오일장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함평IC→23번 국도→기각사거리에서 우회전(함평 방면)-함평 오일장(함평군청 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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