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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실루엣 사진을 찍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제주 송악산 진지동굴

 

 

 

날자,

날아보자,

팔을 활짝 펴고 날아보자

 

제주도 남쪽, 송악산 진지동굴 안에서

힘차게 뛰어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날아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던 어느 오후.. (2012년 6월 28일)

 

실루엣 사진을 찍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라고 단정지어 말하는 여행자입니다.

 

 

 

 

뒤로는 형제섬과 제주의 푸른 바다가 펼쳐지고

그 앞에 서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습니다.

 

 

 

 

2차대전 당시 일본이 만들었다는 송악산 진지동굴

정확한 명칭은 제주 송악산 해안 일제동굴진지..

 

제주도에 지금까지 확인된 동굴 진지만 700여 개..

일제 강점기가 남겨놓은 상처들입니다.

 

 

 

 

태평양 전쟁이 막바지에 이른 1945년

일본은 '결 7호작전'이라는 군사작전으로 제주도를 자신들의 본토사수를 위한 최후의 보루로 삼고

관동군 등 일본군 정예병력 6-7만 명을 제주도에 주둔시켰다고 합니다.

 

당시 제주도의 인구가 25만명이었으니, 엄청난 숫자의 병력을 제주에 주둔 시킨것이지요.

이들은 각종 해안기지와 비행장, 도로건설 등 각종 군사시설을 건설하였다지요.

 

 

 

 

검은 모래사장..

그 모래를 밟고 동굴로 향합니다.

 

멀리 그림처럼 자리한 산방산..

참 아름다운 곳인데, 이곳에 남은 상처들은 50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앞을 바라보면 형제섬이 마치 물 속에 솟아오른 산처럼 앉아 있고

그 앞을 유람선들이 지나가곤 합니다.

 

 

 

 

동굴로 향하다 절벽을 손으로 만져봅니다.

수억년의 시간이 남겨놓은

세월의 흔적들, 바람의 흔적들, 파도의 흔적들..

 

 

 

 

동굴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밖에서 볼때와는 전혀 다른 풍경..

 

 

 

 

사실 내부 풍경, 좀 삭막합니다.

전쟁의 상처인데 그럴 수 밖에 없겠지요?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 놓은 곳..

 

전쟁의 상처로 남은 곳이니 엄숙하게 둘러보고

와야 한다고 하시는 분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일단 여행지는 즐거워야 많은 이들이 찾는다는 생각을 해보는 여행자입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이런 실루엣 사진찍기 놀이를 해봅니다.

 

누군가 그곳에서 즐거움을 발견하고..

그 즐거움이 나눠지고..

그 즐거움에 이끌러 많은 이들이 찾고..

그리고 그들 또한 역사적 현장 속에서 과거를 만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좋은 여행이 아닐련지요..

 

 

 

 

이곳에 있는 15개의 동굴..

하나의 동굴을 나와 또 다른 동굴로..

 

걷다가 여행자의 눈에 띈 풍경

사람이 먹고 버린 음료수병이 바다로 가

조개들의 집이 되었다가 파도에 떠밀려 왔네요.

 

바닷가로 떠밀려 오지 않았다면

썩지도 않는 펫트병이 바다 속에서 계속 조개들의 집이 되었을려나요?

어쩐지 무서운 생각이 좀 듭니다.

 

 

 

 

2차대전 말기 일본군은 송악산 지하에 대규모 땅굴을 파고 지하진지를 구축하였으며

송악산 해안절벽에는 15개의 인공동굴을 팠다고 합니다.

 

너비 3-4m, 길이 20여 m에 이르는 이 굴들은 성산일출봉 주변의 인공동굴처럼 어뢰정을 숨겨놓고 연합군의 공격에 대비했던 곳입니다.

(성산일출봉 주변에도 이런 인공동굴을 팠었군요)

그 형태는 'ㅡ' 자형, 'H' 자형, 'ㄷ' 자형 등으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보면

동굴은 자연적인 액자가 됩니다.

 

 

 

 

이건 한벽면에 걸린 두개의 액자^^

 

 

 

 

다양한 포즈를 취해주는 여행자의 모델~

 

 

 

 

달려야 하늬?

하는 물음과 함께 취해주던 포즈.. ㅎㅎ

 

 

 

 

드라마 '대장금'의 마지막 촬영지이기도 하였던 곳..

 

 

 

 

그리고 날아 오릅니다^^

 

 

 

 

 

 

 

 

 

 

 

 

 

 

산방산과 형제섬을 나란히 하나의 액자에 담아봅니다.

 

 

 

 

밀려왔다가 다시 밀려가는 파도처럼

세상일이 단순하다면... 좋을까요?

 

 

 

 

아니면 이 파도 하나에도 수많은 세상의 진리가

다 들어있다고 말해야 하나요?

 

 

 

 

파도가 밀려가며 해안에 남겨 놓은 흔적들..

마치 그림처럼 느껴집니다.

 

 

 

 

과거는 이곳에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서 있겠지요?

그러나 현재를 사는 우리는

이 과거를 만나고 그 과거로부터 무엇을 얻었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 모습은 달라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