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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나만의 비밀화원을 찾아가는 것 같았던 안개 낀 제주 사려니숲길

 

 

 

어제도 사막 모래언덕을 넘었구나 싶은 날

내 말을 가만히 웃으며 들어주는 이와

오래 걷고 싶은 길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보다 다섯 배 열 배나 큰 나무들이

몇 시간씩 우리를 가려주는 길

종처럼 생긴 때죽나무 꽃들이

오 리 십 리 줄지어 서서

조그맣고 짙은 향기의 종소리를 울리는 길

 

-도종환님의 사려니 숲길 중에서-

 

오래 걷고 싶은 길 ~

나보다 다섯 배 열 배나 큰 나무들이

몇 시간씩 우리를 가려주는 길~

보라빛 산수국들 오 리 십 리 줄지어 서서

조그맣고 짙은 향기의 종소리를 울리는 길~

 

이 모든 것들을 가지고 있는 길,

그 길은 늘 여행자에게 그리움입니다.

 

지난 겨울, 눈 덮힌 사려니 숲길을 걸으며

내내 행복하였던 여행자

그 길을 걸으며 산수국이 피는 계절에 다시 오고 싶다~ 라는 바램 하나 품었습니다.

 

그 바램의 끝은 사려니 숲길 어디쯤에 닿아 있어

여행자를 그곳으로 기어이 이끌어 줍니다.

 

 

 

 

비오고 안개 끼던 날,

사려니는 제 깊은 품을 살며시 여행자에게 열어 보여줍니다.

 

마치 나만의 비밀화원을 찾아가는 듯한 느낌을 안겨주며 말입니다.

 

 

 

 

붉은 우산, 붉은 자켓의 여인의 뒷모습..

그 붉은빛조차 스러지는 안개 속..

사려니 숲길 속으로 한발짝 내딛어 봅니다. (2012년 6월 28일)

 

 

 

 

빗방울 후두둑~

우산 위에 떨어지는 소리 따라 걷다보면..

 

 

 

 

보랏빛 산수국 위에도 빗방울 후두둑 떨어지는 길..

 

 

 

 

안개는 저만큼의 거리에서 숲을 가리웠다, 지웠다 하는 길..

 

 

 

 

저 길의 끝은 안개 속에 가리워지고..

그 길은 어디론가 미지의 세계로 이끌 것만 같던...

 

 

 

 

붉은 우산 하나 받쳐든 이의 어깨 위로

붉은 우산 위로 내려앉는 안개..

그리고 안개..

 

 

 

 

이제 그만 초록으로 돌아오라고 우리를 부르는

산길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도종환님의 사려니 숲길 중에서-

 

 

 

 

나란히 어깨를 하고 두발로 걷는 길..

 

 

 

 

한발 한발 내딛는 발걸음은 어느새

천미천 개울가에 이르르고...

 

 

 

 

용암처럼 끓어오르는 것들을 주체하기 어려운 날

마음도 건천이 된 지 오래인 날

쏟아진 빗줄기가 순식간에 천미천 같은 개울을 이루고

우리도 환호작약하며 물줄기를 따라가는 길

 

-도종환님의 사려니 숲길 중에서-

 

 

 

 

물속에 피어 수국이라 했나보다는 여행자의 실없는 농담에

배시시 웃어주는 동행이 있어 좋은 길..

 

 

 

 

오랜세월 엉키고 설킨 나무뿌리들

짐짓 모른채 하나의 줄기로 솟아 오르는 마음은 물가에 드리워놓고..

 

 

 

 

이제 막 수줍게 꽃망울 터트리며 오는 설레임들을

치마폭 열어 곱게 받아 드는 길입니다.

 

 

 

 

걷다가 멈춤..

 

 

 

 

그리고 또 다시 멈춤..

 

 

 

 

목이 긴 그리움은..

 

 

 

 

비에 젖은 날개를 가진 나비를 불러옵니다.

 

 

 

 

길가에 핀 수많은 수국들,

같은 모양은 하나도 없다는..

 

그 빛깔, 그 생김새, 그 어우러짐들에

자꾸만 자꾸만 그 앞을 서성입니다.

 

 

 

 

나도 그대도 단풍드는 날 오리라는 걸

받아들이게 하는 가을 서어나무 길

길을 끊어놓은 폭설이

오늘 하루의 속도를 늦추게 해준 걸

고맙게 받아들인 삼나무 숲길

 

-도종환님의 사려니 숲길 중에서-

 

 

 

 

산수국이 이리 어여쁨을 다시 한번 알게 해주는 길..

 

 

 

 

 

 

 

 

 

 

 

 

 

 

 

 

 

 

 

 

 

 

 

안개 가득한 숲 사이로 걷고..

 

 

 

 

또 걷고..

 

 

 

 

여행자보다 다섯 배 열 배나 큰 나무들 하늘을 가리고

그 사이로 열린 공간으로 밝은 초록빛 손 내미는 길..

 

 

 

 

나무잎새 끝에 매달린 물방울들,

방울방울 매달려 여행자에게 손 흔드는 길..

 

 

 

 

이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마음은 보랏빛이 되었다가..

 

 

 

 

무채색 안개빛이 되었다가..

 

 

 

 

연초록빛 마음들이 되어

이 길을 지나치는 모든 이들에게 손내밀기도 합니다.

 

 

 

 

문득 짐을 싸서 그곳으로 가고 싶은

길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한라산 중산간

신역(神域)으로 뻗어 있는 사려니 숲길 같은

 

-도종환님의 사려니 숲길 중에서-

 

 

사려니 숲길, 겨울 이야기를 아직 보지 못하셨다면 클릭해 보세요~

제주의 숨은 비경 중 하나인 명품 숲길, 사려니 숲길 http://blog.daum.net/sunny38/11775906

 

걷기만 하여도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숲길-사려니 숲길2 http://blog.daum.net/sunny38/11775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