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 설문대할망은
어느 날 망망대해 가운데 섬을 만들기로 마음을 먹고,
치마폭 가득 흙을 퍼 나르기 시작했습니다.
제주섬이 만들어지고,
산봉우리는 하늘을 닿을 듯 높아졌습니다.
산이 너무 높아 봉우리를 꺾어 던졌더니,
안덕면 사계리로 떨어져 산방산이 되었습니다.
은하수를 만질 수 있을 만큼 높다는 뜻에서
한라산(漢拏山)이라는 이름도 지어졌습니다.
흙을 계속 나르다 터진 치마 구멍으로 흘린 흙들이
여기저기에 쌓여 360여 개의 오름들이 생겨났습니다.
제주도 탄생에 전해 내려오는 설문대할망 설화의 일부입니다.
한라산 영실에서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의 전설을
중심 주제로 삼아 꾸며진 설화의 공간인 곳..
제주의 형성과정과 제주사람의 삶 속에 녹아 있는 돌문화를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박물관이자 생태공원인 곳이 있습니다.
바로 제주의 돌문화공원입니다.(2011년 6월 21일)
사진은 제주돌문화공원 내의 돌하르방들의 모습입니다.
48기의 돌하르방이 마치 사열을 하듯,
한자리에 모여 있습니다.
100만여평의 넓은 제주돌문화공원 안에는 오름, 곶자왈과 새밭 등으로 둘러싸여 있고
인공시설이 거의 보이지 않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자연은 최대로, 인공은 최소로' 라는
기본을 가지고 만들어지고 있는 곳입니다.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제주인들의 삶속에 녹아 있는 돌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가장 제주다운 문화공원이라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사진은 제주돌문화공원의 팜플릿의 표지모델이 되었던
'어머니를 그리는 선돌'입니다.
불타는 마그마가 지면을 타고 흐르다 멈춘 순간,
응축작용에 의해 세 토막으로 금이 간 용암석입니다.
원형대로 잇고
70cm의 받침대 위에 올려 세웠습니다.
전체높이 6m...
허허로운 곳의 액막이를 위해
방사탑(防邪塔)을 쌓던 옛 조상들의 지혜를 빌려
공원의 교차로 빈 터에 이 선돌을 세웠다고 합니다.
또한 이 선돌은 설문대할망 전설 속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막내아들의 모습을 연상토록
한라산 영실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돌 사면(四面)에는 범상치 않은 추상미가 흘러내려
복된 안목을 지닌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리라고
안내되어 있습니다~
이제 제주돌문화공원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공원을 들어서면 맨처음 만나는 19계단..
제주의 자연석을 이용한 돌담들..
양옆에 서 있는 나무들..
그 사이에 계단..
그 계단의 끝에는 무엇이 자리하고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19계단을 지나쳐 숲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나무 사이에 자라는 이끼도 담아보구요.
나무와 이끼가 사이좋게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숲길을 지나자 탁 트인 공간을 만납니다.
돌과 나무와 물이 어우러진 공간..
제주다운 풍경입니다.
나무 뒤쪽으로는 물장오리라는 연못인데
그것에 얽힌 설화는 나중에 이야기하도록 하지요.
전설의 통로라 불리우는 돌들이 사열하고 있는 길을 지납니다.
한라산 영실에서 전해 내려오는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설화의 정원으로 들어가는 길목입니다.
여기에 설치된 거석들은 오백장군을 상징하고
신화 속의 설문대할망 이미지로 형상화된
제주돌박물관의 진입부로서,
현실세계와 신화세계를 연결하는 통로입니다.
전설의 통로를 지나 다다른 하늘연못..
한라산 영실에 전해 오는 전설 속의 설문대할망은
키가 무려 49,000m나 되는 거녀(巨女)였다고 합니다.
전설은 설문대할망의 죽음을 두 가지 형태로 전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자식을 위해 끓이던 '죽솥'에 빠져 죽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키가 큰 걸 자랑하다가 '물장오리'라는 연못에 빠져 죽었다는 것입니다.
지극한 모성애와 인간적 약점의 양면성을 함께 말해주는 이야기입니다.
박물관 옥상에 설계된 '하늘연못'은
설문대할망 전설 속의 '죽솥'과 '물장오리' 그리고 '백록담'을
상징적으로 디자인한 원형무대입니다.
하늘연못 속에 설문대할망이 만들었다는
오름이 비추이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오름이 물위에 떠 있는 듯 보여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길은 제주돌박물관으로 이어집니다.
하늘연못 아래 위치하고 있는 곳이지요.
제주돌박물관은 다음에 따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돌박물관을 지나면 제주의 전통 초가를 재현해 놓은 곳,
제주의 돌문화를 볼 수 있는 곳이 이어집니다.
예부터 제주사람들의 삶은 돌과 떼어놓고 이야기 할 수 없었다고 하지요.
제주사람들은 자연석을 이용하여
생활도구들을 만들어 썼을 뿐 아니라,
농업, 어업, 축산, 운반, 통신, 방어시설, 놀이도구, 신앙대상까지
270여종이 넘는 것들을 만들어 썼다고 하지요.
그래서 제주의 문화는 곧 돌문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합니다.
다양한 제주의 돌민속품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습니다.
생활에 많이 쓰였던 맷돌,
지금도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낭..
제주의 동자석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기도 하구요.
같은 표정을 한 동자석이 하나도 없다는..
웃는 얼굴의 동자석이 있는가하면,
근엄한 얼굴의 동자석이 있기도 하구요.
뒤쪽에 서 있는 것은 문인석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기와와 항아리들..
제주의 흙으로 만들어진 것들이지요.
100여점의 항아리가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제주의 항아리는 육지의 항아리와 달리
잿물을 입히지 않고 연료인 나뭇재가 떨어져 입혀진
자연유만으로 처리되어 있다고 합니다.
길은 길게 뒤로 이어집니다.
항아리 전시장의 반대쪽에는
두상석 야외전시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설화 속에서
한없이 어머니를 그리는 오백아들의 심상을
다양한 형태의 자연석을 이용하여 형상화한 야외전시장입니다.
지난 30여년간 탐라목석원에서 관람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갑돌이의 일생' 중에서 인물상 부분만 따로 모아
여기에 함께 재구성하였다고 합니다.
제주돌문화공원은 탐라목석원 백운철 원장이 평생을 두고
수집한 전시자료 만2천점을 무상기증해 시작된 곳이라고 합니다.
1999년 공원을 조성하기 시작하였으나,
아직은 미완성인 곳입니다.
공원이 완공되는 것은 2020년..
현재는 1단계만 마무리되었을 뿐인데,
1,2, 3코스로 나뉘어진 곳을 다 둘러보는데만도
족히 3시간은 걸린다고 합니다.
제주의 돌하르방과 제주의 무덤..
돌하르방이란 말은 '돌 할아버지'라는 뜻의 제주어로,
원래는 우석목, 무석목, 벅수머리, 옹중석 등으로 불렸습니다.
돌하르방은 성문 입구에 서로 마주보게 배치되어
마을의 평안과 융성을 기원하는 수호신적 기능,
벅수나 장승과 같이 사악한 것을 막아 주는 주술ㆍ종교적 기능,
성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의 구분이나
성문 출입을 제한하는 위치 표시 및 금표적 기능 등을 지니고 있습니다.
돌하르방은 1754년(영조 30년) 김몽규 목사가 세웠다고 합니다.
대정현과 정의현에는 동ㆍ서ㆍ남문 밖에 각각 4기씩 12기를 세웠으며
제주목에는 23기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동ㆍ서ㆍ남문에 각각 8기씩 세웠으나 1기는 없어져 버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제주도에는 45기의 돌하르방이 남아있고
2기는 국립민속박물관에 옮겨져 있습니다.
돌하르방의 평균 신장은 제주목의 것이
181.6cm, 정의현 141.4cm, 대정현 136.2cm 입니다.
제주목의 것은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음각선이 굵고 힘찬 느낌이 강한 반면,
정의현과 대정현의 것은 작고 소박한 느낌을 준다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돌하르방의 모습이로군요.
뒤쪽의 제주의 무덤..
제주도의 무덤은 산담을 쌓아 놓았지요.
보통 무덤 주위를 원형이나 타원형으로 쌓은 돌담으로
죽은 자의 영혼의 울타리로 인식된다고 합니다.
또 다른 돌하르방들..
크기는 더 작지만, 어쩐지 더 친근감이 가는군요.
전시물들이 있는가 하면,
자연 그대로의 제주가 자리하고 있기도 하고..
오백장군 석상들이 자리하고 있기도 합니다.
다시 설문대할망의 설화로 돌아가보자면,
설문대할망은 아들 오백형제를 거느리고 살았습니다.
어느 해 몹시 흉년이 들어서
먹을 것이 없어서 오백형제가 모두 양식을 구하러 나갔답니다.
어머니는 아들들이 돌아와 먹을 죽을 끓이다가
그만 발을 잘못 디뎌 죽솥에 빠져 죽어 버립니다.
아들들은 그런 줄도 모르고 돌아오자 죽을 퍼서 먹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나중에 돌아온 막내동생이
죽을 먹으려고 솥을 젓다가 큰 뼈다귀를 발견하고
어머니가 빠져 죽은 것을 알게 됩니다.
막내는 어머니가 죽은 줄도 모르고
죽을 먹어치운 형제들과 못살겠다며
애타게 어머니를 부르며 멀리 한경면 고산리 차귀섬으로
달려가서 바위가 되어 버렸답니다.
이것을 본 형들도 여기저기 늘어서서
날이면 날마다 어머니를 그리며
한없이 통탄하다가 모두 바위로 굳어져 버렸다고 하지요.
이것이 오백장군입니다.
오백장군의 심상을 다양한 형태의 자연석을 이용하여
형상화한 석상들입니다.
늘 앞만 보고 가다가,
뒤돌아보면,
전혀 다른 풍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과 관련된 이야기로 만들어진 공간이지만,
크게 의미를 놓고 보지 않아도..
좋은 곳입니다.
물 속에 비친 제주의 오름..
물 속에서 자라는 수초에게
이야기를 건네며 말입니다.
오백장군 석상들 끝에는 어머니의 방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방..
어떤 모습일련지 궁금하군요.
어머니의 방 안쪽에 자리한
소망을 비는 돌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설문대할망 용암석입니다.
용암이 흘러내려 굳어진 형상이
어머니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을 쏙 빼닮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의 명칭도 어머니의 방인 듯 합니다.
불심으로 보면 부처상이고
기독교인의 눈으로 보면 성모마리아 상이라고 하네요.
여러분의 눈에는 어떻게 보이시나요?
그리고 어머니의 방에 자리한
또 다른 석상..
무엇이 상상되어 지시나요?
어머니의 방을 나와, 이어지는 숲길들을 걸어
다시 돌아 나왔습니다.
바쁘게 휙 둘러보고 왔지만,
다시 제주를 향해 길을 나설 때,
천천히 보고 느끼고 머물다 오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제주의 돌담길도 걸어보고..
나지막한 초가에서도 하루쯤 머물러보고 싶었던..
제주는 안으로 들어설수록
많은 다양한 얼굴들을 여행자에게 보여주는 곳인 듯 합니다.
제주돌문화공원 관람 안내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입장권은 오후 5시까지 발매)
휴일은 없다고 합니다.
안내팜플릿에는 매월 첫째주 월요일이 휴관이라 적혀 있고, 안내 사이트에는 휴관일이 없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관람료는 어른 3,500원(단체는 2,400원)
청소년과 군경은 2,500원 (단체는 1,700원)
12세 이하의 어린이나 65세 이상은 무료관람
제주돌문화공원 찾아가는 길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산119 제주돌문화공원 : 710-7731
성읍민속촌(1119번) → 제주방면(97번) → 대천동사거리(1112번) → 산굼부리 → 미니미니랜드
자가용
경 로
신제주 → 정실 → 516도로(1131번) → 비자림로(1112번) → 미니미니랜드 1118교차로 좌회전 후 1km
516도로(1131번) → 성판악휴게소 → 비자림로(1112번) → 미니미니랜드 1118교차로 좌회전 후 1km
서귀포 → 516도로(1131번) → 성판악휴게소 → 비자림로(1112번) → 미니미니랜드 1118교차로 좌회전 후 1km
1118교차로 우회전 후 1km
대중교통 이용시
경 로
시외버스터미널(남조로행) → 제주돌문화공원
서귀포시 시외버스터미널(남조로행) → 제주돌문화공원
서귀포시 시외버스터미널(남조로행) → 제주돌문화공원
버스정류장 → 표선(환승25분) → 제주돌문화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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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다른 아름다움을 보시려면 클릭해 보세요~
이곳을 보지 않고 제주를 다녀왔다 하지 마라-마방목지 http://blog.daum.net/sunny38/11775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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