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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일년에 단 이틀, 일반에게 개방되는 특별한 절집-영천 백흥암

 

 

 

영천 여행을 나서며,

가장 기대하였던 곳이 바로 이곳 백흥암이었습니다.

 

백흥암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일년에 오직 두 번,

부처님 오신 날과 백중날에만 일반에게 개방되는

비구니들이 수행하는 절집이기 때문입니다.

 

백흥암을 기대하였던 두번째 이유는

추사 김정희의 글씨들을 볼 수 있다고 하였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백흥암 극락전의 수미단의 아름다움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이유는

허영만님의 식객 88화 미나리 편에서 소개된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많은 이유들로 백흥암에 대한

큰 기대를 안고 나선 길이었습니다.

 

백흥암의 극락전과 다른 전각의 모습입니다. (2011년 4월 16일)

 

 

 

 

 

백흥암 입구에 들어서자

화사하게 핀 목련이 여행자를 맞이합니다.

 

여행자가 사는 남도에는 목련이 다 지고 없는데

이곳은 이제 목련이 한창이군요.

 

 

 

 

백흥암을 지키는 수문장인 녀석입니다.

눈을 부릅뜨고, 볼을 잔뜩 내밀고..

이리저리 여행자들을 감시하는 듯 합니다. ㅎ

 

 

 

 

담장 사이로 난 길을 들어서면,

정면에 자리한 보화루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 내부에 추사 김정희의 글씨가 걸려 있습니다.

 

보화루 아래의 출입문은 굳게 닫힌채 열리지 않고..

 

 

 

 

보화루 옆으로 담장을 따라 그저 문을 들어서면 될 듯 한데...

 

 

 

 

담이 참 이쁘지요?

 

흙 사이사이에 기와를 넣어 세운 담장입니다.

 

 

 

 

이곳은 참선정진하는 수행도량이니

외부인의 출입을 금합니다~ 라는

표지글이 문 앞에 가로막고 서 있습니다.

 

안에서 일행을 인솔하신 문화해설사님께서 알아보고 계시는 중입니다.

 

철저히 묵언(默言)을 지키며 50여분이 이곳에 기거하는 곳에

일반인들이 찾아 오는 일은 분명 그분들에게 힘든 일이겠지요?

 

 

 

 

암자 내로 들어갈 수 있기를 기다리며

암자 둘레를 돌아 봅니다.

 

산속의 암자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큰 암자로군요.

 

극락전과 영산전, 명부전, 산신각, 선실, 원주실, 요사채 등 많은 건물이

가람을 구성하고 있는 백흥암입니다.

 

 

 

 

흙벽 사이에 새잎이 올라온 담쟁이에게 눈을 맞추기도 하는 시간..

 

 

 

 

뒤로 돌아가 담장 너머로 백흥암을 살짜기~ 훔쳐 보기도 하구요. ㅎ

 

혹 이대로 외부만 보다가 돌아서야 하나?

하는 불안감이 살짝 들기도 하구요^^

 

 

 

 

담장 위로는 목련이 등처럼 불을 밝히고 있는..

 

 

 

 

흙담 사이에 금낭화가 꽃을 피우는 곳...

올해 처음 만난 금낭화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암자 바로 앞에 미나리 밭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로 식객 88화 미나리편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로군요.

 

미나리를 먹으면 피가 깨끗해지고 정신이 맑아진다고 소개되어 있었었지요.

속세를 상징하는 진흙 밭에서 때묻지 않고

새파랗게 자라는 것이 스님들을 떠올리게 한다고도 하였구요.

 

볕이 들지 않는 음지의 악조건 속에서도 쑥쑥 자라고

가뭄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고, 이겨내는 강인함을 가졌다고 하였답니다.

 

그리고 이 미나리로 미나리 강회를 만드는 법을 소개하였답니다.

 

 

 

 

이곳의 미나리는 이렇게 키가 작은 돌미나리입니다.

돌미나리는 향이 좋고, 해독작용이 탁월하다고 합니다.

 

미나리는 이곳 영천의 특산품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이날 저녁에는 영천의 미나리로 만든 미나리 국수를 맛보기도 하였답니다.

 

 

 

 

드디어 내부 관람이 허락되었습니다.

 

밖에서 보았던 보화루의 뒤쪽 모습입니다.

보화루 좌우로는 심검당과 진영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심검당은 '번뇌를 단번에 자를 수 있는 지헤의 칼을 찾는 집'이라는 의미라고 하는군요.

 

 

 

 

보화루 내부의 모습입니다.

넓은 마루..

한켠에는 법고가 매달려 있습니다.

따로 종각을 두지않고 이곳에 법고를 두는 듯 합니다.

 

그리고 한켠의 현판~

추사 김정희의 글씨가 걸려 있습니다.

 

 

 

 

산해숭심..

 

산해는 산해혜자재통왕여래(山海慧自在通王如來)의 약칭이며

숭심은 높고 깊다는 뜻입니다.

 

즉 산해숭심이란 부처님의 높고 깊은 마음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보화루 내부의 모습..

 

 

 

 

보화루에서 극락전쪽으로 바라보면

조실스님의 거처였던 전각이 있습니다.

 

이곳의 여섯 폭의 주련이 또한 추사 김정희의 글씨라고 합니다.

 

은해사와 백흥암에 이렇게 추사의 글씨가 많이 남아 있게 된것은 사연이 있습니다.

 

은해사는 1847년 대화재로 극락전을 제외한 1000여칸이 모두 불타버렸다고 합니다.

당시 주지였던 혼허 스님이 3년여의 불사를 일으켜

오늘날의 규모를 유지하게 되었다고 하지요.

 

이때 혼허 스님은 새 법당에 걸 현판 글씨를 모두 평소에 가깝게 지내던

추사 김정희에게 부탁하게 된 것입니다.

 

은해사 문루의 '은해사'  불전의 '대웅전' 종루의 '보화루' 다실인 '일로향각'

그리고 백흥암의 여섯 폭의 주련까지..

참 은해사 성보박물관의 '불광'을 빼놓을 수 없겠군요.

 

 

 

 

여섯 폭의 주련을 소개하도록 하지요.

극락전쪽에서 보화루쪽으로 보자면,

 

아관유마방장실

 

내가 유마거사의 방장실을 들여다보니..

 

 

 

 

 

능수구백만보살

 

능히 구백만보살이 앉을 수 있고

 

 

 

 

 

삼만이천사자좌

 

삼만 이천 사자좌가 있어

 

 

 

 

 

개능용수불박착

 

모두 다 앉고도 비좁지 않을뿐만 아니라

 

 

 

 

 

 

우능분포일발반

 

또한 한 발우에 담긴 음식을 나누면

 

 

 

 

염어시방무량중

 

시방세계 모든 중생들이 다 공양하고도 남겠네.

 

 

 

 

여섯 폭의 주련 아래,  디딤돌 위의 흰 고무신은

이 암자의 단아함과 고요함을 상징하는 듯 합니다.

 

 

 

 

백흥암 극락전의 옆 모습입니다.

 

정면의 모습은 맨 처음 사진에 나와 있구요.

 

백흥암 극락전은 보물 790호로

또 다른 보물인 수미단(보물 486호)을 품고 있는 곳입니다.

처마선이 아름다운 이 극락전은 1643년 인조 21년에 중건되었으며

단청이 곱게 낡아 은은한 고풍이 있는 건물입니다.

 

 

 

 

극락전 현판과 처마

 

세월의 흔적이 곱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극락전 내부의 수미단과 아미타삼존불과 아미타삼존탱입니다.

 

직접 보았어야 했는데, 안타깝게도 보질 못했답니다.

몇분만 보고 나왔다는.. ㅠㅠ

 

사진은 함께 가신 해피송님의 찍은 것입니다.

 

 

 

 

수미단 옆면..

 

현존하는 불단 가운데 구성과 조각솜씨가

가장 빼어나고 아름다운 것으로 평가되는 수미단입니다.

 

수미단은 높이 1.25m, 폭 4.13m로 5등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봉황, 공작, 학, 꿩, 용, 동자, 물고기, 개구리, 코끼리 등을

연꽃잎 속에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아름답게 조각해 놓았습니다.

 

 

 

 

 

 

 

 

 

 

 

 

극락전 뒤쪽의 어여쁜 굴뚝도 담아 봅니다.

 

 

 

 

추사가 쓴 여섯폭의 주련이 있는 전각과 극락전이 처마를 마주하다시피하고 있습니다.

 

 

 

 

보화루 안쪽의 전각도 살짝 담아보고 얼른 돌아서 나옵니다.

 

50여분이 수행한다는데,

기척도 없는 듯 하군요.

 

 

 

 

손때 묻고, 세월을 아로 새겨놓은 목탁이

여행자를 배웅합니다.

 

언젠가 후일, 인연이 된다면,

다시 이곳에 설 수 있겠지요.

 

 

 

 

절집 안에서 바라본 담장 바깥의 세상은

온통 꽃잔치로군요.

 

시간도 고요히 흐르는 듯한 절집..

발걸음도 조용히 걸어야 할 듯한 절집..

팔공산 자락의 암자,

백흥암이었습니다.

 

 

백흥암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북대구 지나 도동분기점- 대구 포항고속도로 -청통 와촌 ic - 청통 은해사 방향 - 은해사 - 백흥암

 

또는 경부고속도로(영천I.C), → 영천 방향 → 서문 오거리에서 의성,신령 방향 → 은해사 - 백흥암


은해사에서 백흥암까지는 차로 가셔도 좋고

걸어가셔도 좋습니다.

걸어서는 한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