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지은 성당이 어디일까요? 보통은 명동성당이라고 생각하지요.
명동성당보다 조금 일찍 지은 성당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 약현성당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중림동 성당이라고도 불리웁니다.
1892년에 완공했으니 명동성당을 설계할 때 완성한 셈입니다. 악현성당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입니다.
토요일 오후 중림동의 약현 성당을 찾아갑니다. (2009년 3월 28일)
3월의 개나리가 피는 오후..
성당을 올려다보니, 악현성당 전면에는 높은 종탑이 있습니다. 층급이 없이 하나의 지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성당을 오르는 길은 두갈래 입니다.
오래된 목조를 깔아놓은 계단을 돌아돌아 오르면서, 십자가의 길을 보며 오르는 길.
그리고 콘크리트 깔린 길을 차와 뒤섞여서 오를 수 있는 길.
저라면 이 길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오래된 목조 계단을 밟고 오르는 길을요.
계단을 조금 오르면 서소문 순교성지가 있습니다.
서소문밖 네거리로 불리던 이곳은 1801년 이래로 100명이 넘는 교우들이 순교한 순교성지라고 합니다.
서소문 순교 성지를 지나 계단을 지그재그로 오르면, 십자가의 길을 새겨 놓았습니다.
십자가의 길 뒤로 성당의 첨탑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계단을 올라서면 성당 앞에는 이런 시계가 세워져 있습니다. 아래 매달린 세개의 종의 의미는 무엇일까? 궁금해집니다.
이 건물은 1891년에 착공하여 이듬해인 1892년에 준공된 우리나라에 세워진 최초의 서양식 교회 건축물입니다.
약현이란 만리동에서 서울역으로 넘어오는 고개 이름인데, 옛날 이곳에 약초밭이 많았기에 붙여진 것입니다.
성당 뒷면의 모습
고종 23년(1886) 한불수호조약이 체결된 이후 고종 28년 본당 최초의 정식신부인 두쎄 신부님이 대지를 마련하고 공사감독을 맡았으며 설계는 부주고 코스트 신부가 맡았다고 합니다. 이성당은 우리 나라에서 생산된 벽돌으로 건축되었으며 건물의 길이 약 32M, 너비 12M에 종탑 높이는 22M입니다.
대체적으로 매우 아담하며 번잡스러운 장식이 없어 장중한 느낌을 줍니다.
이 성당은 우리나라에 세워진 최초의 서양식 교회건축이라는 점과 순수한 고딕 양식은 아니지만, 벽돌조의 고딕성당으로 한국 교회건축의 모범이 되었다는 점에서 한국천주교회사와 건축사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성당 내부의 제단과 모자이크화가 그려진 유리 장식
본회랑에 해당되는 곳이지요.
성당 내부는 명동성당과 마찬가지로 중앙의 본회랑과 좌우 회랑으로 3등분 되어 있고, 중간 아치 모양의 기둥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천정은 간단한 뾰족한 아치로 이뤄져 있습니다.
천정의 뾰족 아치와 중간 기둥의 둥근 아치 모양이 내부 공간을 매우 우아하고 경건하게 만듭니다. 매우 간단하고 단순하며 형식화된 19세기 말 고딕식 성당입니다.
우측의 회랑
1999년 2월 화재로 첨탑이 사라진 바 있는데, 이후 복원하면서 1892년 건립 당시 형태로 모두 고쳤다고 합니다.
이 때 콘크리트로 덮었던 바닥도 목재마루로 복원했다고 하구요.
좌측의 회랑
오후의 햇살이 드는 성당 내부의 의자에 앉아 있으면..
시간은 더디게.. 천천히 흐르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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