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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이호 해수욕장

 

아침, 저녁 쌀쌀한 바람이 부는 요즘... 가을의 문턱에서 여름 사진을 정리하네요.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 물 속을 가르던 사람들... 두 달 전의 기억이 이제 먼 기억이 되려고 합니다. 오래 된 사진 속의 기억을 꺼내 들 듯.. 제주의 기억 한 자락 꺼내 듭니다. 바람에 맞서기 보다는 바람에 몸을 맞기며 바다에 속하기를 원하는 이들..

그들이 바다를 가득 채우고 있는 이곳... 이호 해수욕장입니다. 이곳은 제주 공항에서 해안선을 따라 한림읍 쪽으로 내려가다보면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윈드 서핑.. 제주의 바다에서 보게 될 줄 생각지도 못했던 풍경입니다.

 

 이곳은 백사장이 넓고 경사가 완만하나, 해수욕장의 면적이 제주도내에서 가장 좁은 곳이랍니다. 모래사장은 화산회와 자갈·패사 등이 섞여 있고 현무암초가 군데군데 노출되어 있으나, 주변의 암석해안이 아름다운 곳이라고 합니다.

 쏟아지는 햇살 가득 안고 이곳에 앉아봅니다. 향긋한 차 한 잔이 함께 한다면 더욱 좋겠지요^^

 반 원을 그리며 만들어진 이곳은 원담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해안 조간대에 일정하게 돌담을 쌓아두고 밀물따라 몰려든 고기떼들을 썰물일 때 그 안에 가둬서 쉽게 잡을 수 있도록 장치해 둔 곳을 '원'이라고 합니다. '원'은 공동어로 집단 성원들이 공동으로 원담을 마련해 놓고 함께 보수하며 관리해 온 어촌생업문화 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호동의 원은 백개마을의 동(東)동네에 동동창원과 뒷물원이 있었고 서동네에 물짚은원, 모살원과 현사마을에 현사동원 등 모두 여섯 개가 있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두개의 원만이 물컵을 엎어놓은 듯한 모양으로 그 형태가 남아 있고 나머지 원들은 그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허물어져 버렸다고 합니다. 특히, 현재 남아있는 이들 두 개의 원은 총 길이가 약 450m 정도의 길이로 제주 연안에 있는 원 중에서 그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이들 원에서 잡은 어종은 주로 멸치였고, 때때로 농어, 구릿, 숭어, 볼락 등이 원 안으로 몰려드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원담의 보수는 멸치가 안 드는 시기인 늦가을이나 이른 봄에 보통 실시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합니다.

 물 빠진 모래사장에서 한가로운 산책~

 카약~ 윈드 서핑~ 그리고 제주 바다~

 모래성을 쌓는 아이들 뒤로 펼쳐진 바다

어릴 적, 해수욕장을 가면, 모래성 쌓기를 하곤 했지요. 성을 쌓고 파도가 와서 허물기 전에 제 스스로 허물고 다시 쌓고...

요즘은 거대한 모래조각들을 전시하기도 하더군요. 다른 이가 해놓은 멋진 모래조각보다도 동생과 함께 쌓고 허물던 그 모래성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법이지요.

 어떤 이들에게 바다는 훈련의 장이기도 합니다. 그들이 흘리는 땀방울이 무엇인가의 밑거름이 되겠지요.

 그들에게 가득한 젊음... 그리고 열정...

 햇살에 반짝이는 물빛따라 바다로 흘러 흘러 가봅니다.

 이호 해수욕장을 뒤로 하고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만난 또 다른 해수욕장.

구덕을 짊어진 제주의 해녀 상이 해변을 쓸쓸히 지키고 있습니다.

 

 검은 현무암들이 인상적인 곳입니다.

 

 제주의 푸른 바다를 가슴에 가득 담고 돌아섭니다.

이곳이 제주 여행의 마지막 여정입니다.

 

날짜를 헤아려보니 두 달 전에 다녀온 곳입니다.

새롭게 보는 기분도 좋습니다. ㅎ

제주의 푸르름들이 참 좋았던 곳입니다.

제주의 비와 안개마저도 좋아졌던 곳입니다.(사실 나중에는 비와 안개에 지치기도 했지만...)

시간이 된다면 제주 오름 아래에 억새들 노랗게 물 드는 때에,

제주의 오름들을 오르고 싶습니다.

계절에 따라 여러 모습을 보여 줄 자연의 커다란 축복을 맞이 할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