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꽃 곽성숙 시인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간, 파도 그리고 기다림... 침묵 여자만이 보이는 고흥 바닷가에서 폐선을 보았다 무연하게 배를 내려다보는 절벽 뒤로 막 피어난 연분홍빛 진달래는 햇살에 눈부시다 낡아 쓸모없음은 얼마나 서글픈 것인가 산산한 아침이다 작은 바닷가 길 쪽으로 밀려난 모래 위에서 할 일을 마친 낡은 배는 웅크리고 있다 눈물도 말라 바스락대는 그의 기다림으로 바다는 사무치다 나를 떠나던 그의 길도 좁고 어두웠다 다행히 길은 하도 좁아 비껴날리 없으니 얼마든지 기다리기만 하면 되었다 아무리 늦어도 꼭 들어오는 그였다 하염없이 기다리면서도 전혀 지치거나 불안하지 않은 좁은 길, 이렇게 안전한 기다림이란, 얼마나 누릴만한 슬픔인 것인가 웅크린 배의 기다림이 그러하기를, 사무친 침묵이 봄빛처럼 요란하기를, -차꽃 곽성숙님의 시입니다. 사진 한장을 보냈습니다. 시인..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