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하는 날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가 있는 풍경-진안 동촌 정미소 떡하는 날/차꽃 곽성숙 네모난 빨래터 앞에는 초록 양철지붕을 한 방앗간이 있었어그애와 나는 뒤꿈치를 들고 곱발로 담벼락에 묻힐 듯몸을 붙이고 누가 오래 있나 놀이를 하곤했어그렇게 바짝 붙어 떡하는 기계소리, 엄마들의 웃음소리, 떡 찧는 소리를 듣는 걸 우리는 좋아했다니까점점 발이 저려와서 콧등에 침을 묻혀야 했지우리는 약속 없이도 노래를 불러댔어 그러다보면 어느새 방앗간에서는떡 연기가 멈추고 떡 익은 냄새가 나고엄마는 가래떡을 한 입 문 채빨간 대야 가득 이고 나오시지 "아이 막내야, 집에 가자" 그 사이 아빠의 짐발이 자전거나 큰오빠의 구르마로해가 막 지기 시작하는 순한 미루나무 흙길을 달려 집으로 가는 길은 흥이 났어저만치 돌아보면 그 담에서 바짝 내 등에 얹는그 애의 다정한 눈길을 지금도 기억해 방..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