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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이생진 시인과 함께 떠난 소쇄원 가을 소풍/담양 여행

 

 

 

 

널 만나고부터 

                        

어두운 길을 등불 없이도 갈 것 같다

걸어서도 바다를 건널 것 같다

날개 없이도 하늘을 날 것 같다

 

널 만나고부터는

가지고 싶던 것

다 가진 것 같다

 

-이생진 선생님의 '시인이 보내온 사랑의 편지' 99쪽/혜진서관 1991년 간행-

 

 

높은 대나무들이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우거진 길을 걸어갑니다.

나란히 선 듯, 한발 앞서 걷기도 하며..

 

모자를 쓰고, 가방을 멘 이생진 선생님..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여행자도 걷습니다.

 

이생진 시인과 함께 떠나는 소쇄원 가을 소풍입니다. (2012년 10월 19일)

 

 

 

 

소쇄원의 소슬바람은 '소쇄소쇄' 분다고 하였던가요.

그 바람소리를 듣기 위해 잠깐 멈춤..

 

잔잔한 대숲,

 

소쇄’ 하고 가만히 입속에서 되내어 봅니다. 

바람소리가 들립니다.

소쇄소쇄소쇄.. 

 

대숲에 이는 바람소리를 듣습니다.

 

 

 

 

기와를 쌓아 올린 낮은 담장..

그 위로는 아직 가을이 물들지않은 단풍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곳..

 

 

 

 

지난 여름 내내 붉은 꽃들 피워냈을 배롱나무 자리한 정자를 지나

이생진 선생님을 중심으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걷습니다.

 

 

 

 

붉게 물들어가는 가을 아래 서서,

가을 추억을 담습니다.

 

 

 

 

소풍..

소풍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면 소풍 가기 전날의 설레임들,

이른 아침, 엄마가 싸주시던 김밥,

미리 쌓아 두었던 사이다 한 병 담겨진 소풍 가방..

혹여 소풍 날, 비라도 올까봐 밤새 자다깨다 올려다 본 하늘...

 

소풍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 설레임들, 이 따스함이 참 좋은 여행자는

그래서 이생진 선생님과 떠나는 가을 여행..

소쇄원으로, 고창으로 그리고 이어지는 어청도 여행까지..

2박 3일의 여행을 가을 소풍이라 불러봅니다.

 

떠나기 전부터 설레였고,

다녀오고 나서 그 여행을 떠올릴 때면 다시금 그리워지는 시간들이기 때문이지요.

 

 

 

 

매화나무 화단의 뒷담에는 송시열이 썼다는 '소쇄처사양공지려(瀟灑處士梁公之廬)'

소쇄옹의 조촐한 집이라는 뜻이라지요.

 

소쇄원의 광풍각보다도, 제월당보다도

먼저 눈길이 가던 글과 커다란 나무도 돌아봅니다.

 


 

 

계곡 위의 외나무 다리도 건너고..

그 위에서 서서 광풍각을 바라봅니다.

 

여기서 잠깐~

소쇄원에 관한 설명을 쬐끔 하자면

 

소쇄원의 명칭은 정원을 만든 조선 중종 때의 선비 양산보의 호인 소쇄옹에서 비롯됐습니다.

정원의 조성 시기는 조선 중기인 1520년대 후반에서 1530년대 중반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명승으로 지정한 소쇄원은 양산보가 17세 되던 해

스승인 개혁 정치가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화를 입어 귀양살이를 하다 사약을 받고 죽자

그 충격으로 벼슬길을 버리고 낙향하여 지은 것이라고 하지요.

 

세속을 등지고 은둔하며 한평생 고고하게 살다간 조선시대의 선비...

그를 떠올려보며 소쇄원을 돌아봅니다.

 

 

 

 

광풍각 뒷담장 아래 서봅니다.

진회색 빛의 기와지붕의 광풍각, 담장 위의 기와에는 초록이 이끼들이 자리하고

노란 들꽃도 담장 사이에 자리를 내리고 피어나는 곳입니다.

 

 

 

 

담장에 한 잎씩 가을시가 떨어지고
아직 푸른 초록의 풀들은 가을 풍경화를 한창 그리는 중입니다.

 

 

 

소쇄원 가을 소풍에 함께 한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소풍 단체 사진을 찍을 때면,

꼭 선생님 옆에 서서 찍으려는 아이들이 있었지요^^

 

이생진 선생님 옆자리에 서신 분들,

좋으시지요? ㅎㅎ

 

 

 

 

광풍각에 앉아 있을 때 비로소 대숲의 바람소리와 계곡의 물소리,

그리고 작은 수로의 낮은 물소리까지 들린다고 하는데,

이날은 온통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가득합니다.

 

가끔은 이런 소란스러움이 소쇄원에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의 재잘거림들을 뒤로하고

다시 대숲을 지나 나오는 길,

 

길가에 앉아 콩을 까고 계시던 어머님 한분,

말없는 눈빛으로 배웅을 하던 길..

 

 

 

 

위를 올려다보니, 노란 은행들..

깊어가는 가을, 아름다운 가을 소풍입니다.

 

 

 

 

소쇄원에서 멀지 않은 곳..

소쇄원의 '소쇄소쇄' 바람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은 곳..

 

 

 

 

담쟁이 덩쿨이 둘러진 창문이 눈길을 끄는..

 

 

 

 

장독대의 가지런함들이 눈길을 끄는

지실풍경에 들릅니다.

 

 

 

 

선생님이 시집 한권, 손에 들고와 수줍게 내미는 손..

그 속지에 멋진 싸인을 해주시는 선생님..

 

선생님의 싸인을 받을 때의 기분,

여행자도 알지요!

 

선생님의 새 시집 <골뱅이@ 이야기>를 받아 들었을 때도 두근두근 하였으니 말입니다.

멋진 그림과 함께 싸인을 적어주시는 선생님이시지요^^

 

 

 

 

선생님의 시 <널 만나고 부터>

누군가의 손에 건네져서 토담 벽에 세워지고..

 

도란도란거리는 말소리와 맛있는 점심이 이어집니다.

소풍의 하일라이트는 김밥과 이어지는 장기자랑이라는 거 아시지요?

 

일단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구요.

 

 

 

 

이어지는 장기자랑 시간입니다. ㅎㅎ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도 팬들의 요청에는 마다하지않고

기타를 드시는 현승엽 선생님~

 

이날은 멋진 모자와 썬글라스를 쓰시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를 들려주시는 작은 음악회가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관중이 몇되지않는 조촐한 음악회였지요.

 

 

 

 

그러다가 안에 계시던 선생님도 나오시고

다른 사람들도 나오기 시작하니

돗자리가 깔리고,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음악회가 시작되었답니다.

 

눈을 감고 음악을 듣고 계시는 선생님~

 

 

 

 

그러다 웃음을 터트리시기도 하시구요.

 

 

 

 

이어지는 우쿨랄레 연주입니다.

우쿨랄레를 연주하며 들려주시던 '백만송이 장미'가 아직도 귓가에 들려오는 듯 합니다.

 

 

 

 

자~ 소풍의 마지막은 단체사진인 것 아시지요?

이생진 선생님 옆에 서시고 싶으신 분들은

눈치껏 빨리 자리를 잡으셔야 합니다^^

 

이날은 소쇄원의 15대 종손인 양재혁님과 이춘숙 맑은바람님 차지로군요.

저절로 미소가 피어나던 시간,

벌써 그리워지는 가을 소풍입니다.

 

*이날 함께 하신 분들은 <이생진, 바람이 시가 되어> 카페의 바람 패밀리이신 분들도 계셨구요.

선생님의 인품에 끌려 갑자기 함께 하신분들도 계셨답니다.

 

 

이제 발걸음은 고창으로 향합니다.

다음날 함께 할 <이생진 시인과 함께 떠나는 섬여행/어청도 여행>을 준비하기 위함입니다.

다음 여행기도 놓치지 않으실거지요?

 

 

이생진 시인과 함께한 섬여행과 시낭송회를 보시려면 클릭해 보세요~

시인과 함께 떠나는 섬여행-군산 선유도 http://blog.daum.net/sunny38/11776001

 

뜨거운 여름 밤, 시와 함께 놀자!-이생진 시인과 함께하는 인사동 시 낭송 모꼬지 http://blog.daum.net/sunny38/11776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