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부산,경상남도

풍요로운 가을, 황금벌판- 토지의 배경이 된 하동 평사리 악양 벌판

 

 

 

가을이 깊어지면 가고 싶은 곳들이 있습니다.

김제의 너른 평야.

지리산 골짜기의 다랭이 논.

그리고 이곳....

악양 벌판...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의 배경이 되었던 하동 평산리 악양 벌판의 노란 물결이 넘실대는 이곳에 가 봅니다. (2010년 9월 25일)

 

 

 

 

악양들판의 한가운데는 뜨거운 여름 누군가의 시원한 그늘이 되어 주었을 소나무 두그루..

주변의 노란빛과 대비되는 초록빛으로 서 있습니다.

 

부부 소나무라고도 불리운다는 소나무..

용이와 월선이 소나무라고도 불리운다고 합니다.

<사랑송>이라고도 불리운다고 합니다.

사랑송...

그 이름이 제일 제 마음에 듭니다.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이곳에 푸른 하늘도, 섬진강의 물줄기도 잠시 쉬어갑니다.

 

 

 

 

바둑판처럼 펼쳐진 논과 그 사이에 우뚝 선 소나무를 찍고 싶었습니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인트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토지 세트장 쪽을 어슬렁거리다가, 나중에는 마을 입구의 정자가 있는 곳에 올랐습니다.

 

소나무 아래 풀이 자란 줄 알았더니, 주변으로 작은 나무들이 심어져 있습니다.

이 들판이 노랗게 되도록 수고하셨을 농부의 경운기 소리가 멀리 울려 퍼집니다.

 

 

 

 

정자에서 뒤쪽으로 조금 오르다, 멈추기를 반복합니다.

여기인가?

 

 

 

 

9월 말 즈음이라 벼는 아직 푸른 빛을 내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여기가 포인트이군요. 음~

너른 악양 벌판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

가을을 실감할 수 있는 곳입니다.

 

 

 

 

바둑판처럼 펼쳐진 논이 정면에서 보입니다.

 

 

 

 

황금 벌판의 벼 익어가는 냄새가 날 듯한 착각마저 드는...

 

 

 

 

박경리 선생은 '마른 논에 물 들어가는 소리' 가 가장 듣기 좋다고 했지요.

이 넉넉한 들판은 모든 생명을 거두고 자신이 키워낸 쌀로 많은 생명들의 끈을 이어주며 이곳에 오래도록 자리하고 있었겠지요.

하지만 선생은 토지를 집필할 때에 평사리를 한번도 찾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하고도 평사리 너른 들의 정취를 어찌그리 잘 표현하셨을꼬....

 

 

 

 

논들 사이로 난 작은 길은 마치 누군가 널어 놓은 빨래줄처럼 느껴집니다.

 

 

 

 

사랑송의 앞쪽에는 나당연합군이 백제를 침략할 때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지나다 당나라 악양의 <동정호>와 흡사하다고 해

이름 붙여진 동정호가 있습니다.

 

 

 

 

여름은 아주 위대하였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놓으시고

벌판에 바람을 놓아주소서...

 

릴케의 시 한구절이 절로 떠오르는 곳입니다.

 

 

 

 

섬진강은 제 순한 몸을 뒤틀며 조용히 흘러가고..

바람과 햇살은 노랗게 물든 벌판의 모든 것들을

더욱더 여물어 가게하는 가을 들판...

 

 

 

 

집으로 돌아 가는 길..

파란 하늘의 흰구름은 아쉬워하는 제 마음을 아는지..

집까지 따라 나섭니다.

 

 

하동 평산리 악양 벌판 찾아가는 길

 

남해 하동 ic - 19번 국도를 타고 섬진강을 따라 하동 방면으로 가다보면 - 최참판댁 이정표가 나옵니다.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다 마을 입구의 정자가 나오면 최참판댁 세트장쪽으로 가지 마시고

- 왼편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시면 그 길의 끝에 절집이 있습니다.

- 그 절집 앞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좋습니다.

-등산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그 절집 뒤로 난 길을 따라 산성과 봉우리로 오를 수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