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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자식을 얻을 수 있게 해주는 신령의 나무로 알려진 은행나무를 품고 있는 태안 흥주사

 

 

 

오래된 사찰을 갔을 때,

커다란 아름드리 나무가 있다면..

 

어쩐지 선물을 받은 기분입니다.

 

양평의 용문사가 그러하였고,

양수리의 수종사가 그러하였지요.

 

태안의 흥주사를 갔을 때도

그러하였답니다.

 

흥주사 앞에 자리한 900년된 은행나무와 400년 되었다는 느티나무가

여행자를 반갑게 맞이하여 주었던 절집...

태안 백화산 자락의 흥주사입니다. (2011년 6월 5일)

 

그저 바라만 보아도 좋은...

하늘을 향해 거침없이 솟아있는 나무..

 

더군다나 이 은행나무는

자식이 없는 이에게는 자식을 준다는 신령의 나무로 알려져 있는 나무라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하네요.

 

 

 

 

절집을 향해 오르는 길..

 

커다란 은행나무와 만세루를 눈에 담고 오릅니다.

 

 

 

 

절로 오르는 계단 옆에 위치한 은행나무..

 

한 노승이 꽂아둔 지팡이가 자라나

웅대한 은행나무가 되었다는...

 

절 이름도 은행나무처럼 번창하라고 흥주사라 하였다지요.

 

 

 

 

이 은행나무는 둘레 8.4m, 높이 22m로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되었습니다.

 

수령은 900년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1000년이 넘었을 거라고 합니다.

 

 

 

 

 

은행나무는 수령이 1,000년을 넘기면

유주가 돌출된다고 합니다.

 

유주는 하늘을 향해 높이 뻗은 나뭇가지에서

돋아난 일종의 뿌리입니다.

 

흙 속에 묻힌 뿌리의 호흡만으로

모자란 숨을 보충하기 위해 허공에 드러난 뿌리라고 하지요.

 

유주는 말 그대로 여인의 젖가슴을 닮은 생김새에서 비롯되었지요.

하지만 이름은 유주이지만,

여인의 젖가슴보다 어른 남자의 생식기를 닮은 유주가 훨씬 많다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이곳 흥주사 은행나무의 유주도

그 독특한 생김새에 기댄 전설이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아들을 낳게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자식이 없는 아낙들이 200일 기도를 하면

소원이 성취된다는 신령의 나무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여인들이 이 나무에 지극 정성을 들였습니다.

 

나무에 제를 올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은행나무 가지의 중간쯤에 보시면

돌출된 유주를 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은 흥주사 은행나무에 서린 전설입니다.

 

지금으로부터 300년 전 전라도의 어느 두메에 남부럽지 않게 사는 부부가 있었다.

이 부부가 사는 집안에는 대대로 자손이 귀해 많은 형제를 가진 집안에서 며느리를 데려왔지만

어찌된 일인지 20년이 지나도록 태기가 없었다.

그로 인하여 집안은 불안해지기 시작했고

자식을 낳지 못하는 아내는 눈물로 세월을 보내야 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다시 봐야겠다고 이야기하였지만 그들 부부는 그럴수록 정이 더욱 두터웠다.

남편이 마지막으로 산신령께 기도를 해보자며 부모의 승낙을 얻어 유명하다는 절을 찾아

금강산에 들려 불공을 드리고 그 아래의 아들바위에서 백일 기도를 드렸지만 소식이 없었다.

결국 아내는 죽기로 각오하고 남편 몰래 낭떠러지 위로 올라가 떨어지려 하는데

위에서 큰소리로 외치는 소리가 들려 돌아다보니 머리가 하얀 노인이 긴 지팡이를 들고 노기 띤 얼굴로 외쳤다.

“여보시오. 그대는 사람이 죽어 또다시 사람으로 태어난다고 생각하시오.

 목숨은 한번 끊어지면 그만인 것, 당신 생각만 하지 말고 남편 생각도 해야하지 않소.

여기서 죽으면 따라다니며 기도하던 남편은 무엇이 되겠소.”

그러자 아내는 울면서 죽지 않을 수 없었던 사연을 이야기하니 노인은 웃으면서.

 “당신이 금강산으로 찾아온 것은 잘못이요. 이곳은 산수가 화려하긴 하지만 전라도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 산이요.

그러니 이곳에서 우물대지 말고 충청도의 서해안 지역에 가면 한양에 대고 춤을 추는 팔봉산(八峯山)이 있고

 그뒤로 백화산 천을봉 기슭에 흥주사가 있는데 그곳에 500여년이 훨씬 넘은 은행나무가 있을 것이요.

그러니 그 나무 아래에서 200일간만 꼼짝하지 말고 기도를 드리시오. 그러면 훌륭한 자식을 얻으리요.”

이 말을 들은 아내는 너무도 고마워서 머리를 수그렸다가 한참만에 얼굴을 들어보니

조금 전까지 있었던 노인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은 채 없어져버렸다.

 

 

 

 

은행나무 밑둥 쪽에는 새로운 은행잎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900년이 넘은 은행나무라고 믿기지 않는 나무입니다.

 

 

 

 

은행나무의 오른쪽에는 400년 되었다는 느티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계단을 마저 오르니

앞면 3칸, 옆면 3칸 크기의 맞배지붕 누각인 만세루가 여행자를 맞이합니다.

 

 

 

 

 

임진왜란 때는 승병들이 무기저장고로도 썼다는 건물입니다.

 

 

 

 

만세루는 흥주사의 중문에 해당하는 곳입니다.

건물의 창건연대는 분명하지 않지만

중수기에 전 군수와 현 군수 이일(1538-1601)이 고쳐지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경사진 지형을 이용해서 만들었으므로

밖에서 보면 이층이지만, 안에서 보면 단층 건물처럼 보입니다.

 

건물의 앞쪽에만 공포가 있는데

1출목 2익공 형식으로

주심포 양식에서 익공계 양식으로 변천해 가는 과도기를 잘 보여주는 건물이라고 합니다.

 

 

 

 

절마당과 이어진 만세루 마루에서 밖을 내다봅니다.

은행나무가 시야를 독점합니다.

 

이 절집은 온전히 은행나무를 위한 절집처럼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만세루에서 바라보는 대웅전..

 

좁은 마당을 사이로

대웅전, 만세루., 삼층석탑이 사이좋게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대웅전 앞에는 사라진 몸돌 대신

독특한 모양의 돌을 올려놓은 삼층석탑이 서 있습니다.

 

 

 

 

이 탑은 고려시대 삼층석탑으로 추정됩니다.

 

이중의 받침돌 위에 몸돌이 2층까지 남아있고

3층은 없으나 탑의 구조나 비례로 보아 삼층석탑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흥주사 뒷숲에는 키 큰 적송들이 모여 삽니다.

절을 호위하듯 둘러싸고 서 있습니다.

 

 

 

 

대웅전 오른편 위쪽에 산신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흥주사는 태안의 마애삼존불이 있는 백화산 동쪽 기슭에 위치하고 있는 사찰로

222년(백제 구수왕 9년)에 흥인조사가 창건한 절이라고 전하나

건물구조나 유물, 유적 등으로 보아

고려시대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추운 겨울, 잎이 다 떨어진 은행나무를 보면

봄이 되어 푸르름으로 가득한 은행나무를 상상합니다.

 

그리고 봄이 되어 푸르른 은행나무를 보면

늦가을, 환한 노란빛으로 빛날 은행나무를 상상하게 됩니다.

 

천년의 은행나무..

노랗게 빛나는 때를 상상하며

발길을 돌리는 여행자입니다.

 

 

태안 흥주사 찾아가는 길

 

충남 태안군 태안읍 상옥리 1154번지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 - 32번 국도 - 태안읍내 - 흥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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