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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진 시인

나그네를 품안으로 끌어들이는 섬, 가거도 가는 길-가거도 여행 흑산도에 오면 흑산도에서 다시 가거도(可居島)로 가고 싶어진다. 왜 그럴까? 미지, 고독, 아니면 막연한 호기심? 이런 것들이 뇌리를 스쳐가는 것은 여행에 있어서의 필수다. 초행이 아닌 가거도의 매력은? 그것은 숲의 매력이요 길의 매력이다. 등대 쪽의 숲, 맑은 날에도 발을 들여놓을 .. 더보기
깊고 푸른 섬, 흑산도의 밤, 별은 빛나고-흑산도 여행 5 떠오르고 지워지고 -만재도 64 너는 섬에서 떠오르고 섬은 안개에서 떠오르고 나그네는 수평선에서 떠오르고 섬은 안개 속에서 지워지고 너는 세월 속에서 지워지고 나그네는 산너머 길에서 지워지고 -이생진 선생님의 하늘에 있는 섬/작가정신 1997년 섬은 안개 속에서 지워져 가고 해는 .. 더보기
유배의 땅, 흑산도.. 그곳에 가면 더 고독해진다-흑산도 여행 4 어디 가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섬에 간다고 하면 왜 가느냐고 한다. 고독해서 간다고 하면 섬은 더 고독할 텐데 한다. 옳은 말이다. 섬에 가면 더 고독하다. 그러나 그 고독이 내게 힘이 된다는 말은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다. 고독은 힘만 줄 뿐 아니라 나를 슬프게도 하고 나를 가난하.. 더보기
섬에 와 있어도 섬에 가고 싶다-흑산도 여행3 초등학교 작문시간에 떠오른 것은 등대와 등대지기. 작문은 왜 외롭게 쓰고 싶었을까. 그래서 가보지도 않은 등대를 떠올린 것일까? 왜 생각은 외로운가. 그 외로움의 대표가 무엇인가. 섬과 등대지기 그 생각이 들어맞은 것이다. 나는 그 작문시간에 떠오른 외로움을 만나보고 싶었다. .. 더보기
기암괴석과 숲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섬, 흑산도 여행 2 수평선 맨 먼저 나는 수평선에 눈을 베었다 그리고 워럭 달려든 파도에 귀를 찢기고 그래도 할 말이 있느냐고 묻는다 그저 바다만의 세상 하면서 당하고 있었다 내 눈이 그렇게 유쾌하게 베인 적은 없었다 내 귀가 그렇게 유쾌하게 찢긴 적은 없었다 이생진 선생님의 그리운 바다 성산포 .. 더보기
아름다운 서해의 보석 같은 섬을 찾아가는 길-흑산도, 가거도, 만재도 여행 목포에서 아침 열 시에 배를 탔다. 배표를 살 적에는 버스표나 기차표를 살 때와 다른 것이 있다. 여객선 여행 신고라는 것이 그것이다. 이름을 쓰고 성별표를 하고 주소와 주민등록번호에 직업까지 기입해서 주민등록증과 함께 제출하는 일 그것이 뜻하지 않은 죽음을 잠시 생각하게 한.. 더보기
숲을 가르는 바람과 차 향기를 맡으며 오르는 길-다산초당/강진 여행 천리 밖 두 마음 옥인 듯 맑고 찬데 애처로운 사연 보니 그리운 맘 더욱 깊소 나 그리는 그대 생각에 잠이 들고 잠이 깨고 그대 그리워하다 보니 해는 뜨고 해는 지고. 정약용 선생이 강진 유배생활 7년째에 아내가 혼인할 때 입은 활옷 치마폭에 써보낸 시에 대한 답시라고 합니다. 강진에.. 더보기
가슴 탁 트이는 시원하고 아름다운 조망을 바라보며 걷다-거문도 불탄봉~보로봉산행/거문도 여행5 신선바위로 가는 길 1 유림백사 흰 모래밭에 내 발자국 새겨놓고 네 발자국 떠오르길 기다린다 여린 나그네를 구름이 내려다보고 코웃음 친다 안팎 노루섬 날 따라오다가 둑에 걸려 멍청히 서 있고 나만 보로봉 숲길을 기어오른다 개미도 그렇게 기어오르다 헤어지고 어둠은 기어오르다 .. 더보기
흐린 날 일출도 좋다, 이곳은 거문도이니까-거문도 일출/거문도 여행4 구름, 너였구나 바람 불고 구름이 뜨고 동백꽃에 새소리 누가 나를 이런 경지에 있는 나를 생각하고 있을까 이 시각에 누구 하나쯤 있을 법한데 '그 무렵 네가 날 생각했니?' 하고 물으면 머리 흔들고 '그러면 너였니?'하고 물으면 그녀도 머리 흔들고 분명 누군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무.. 더보기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땅에는 화려한 불빛이 빛나는 거문도 야경-거문도 여행3 서울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솔바람에 씻겨 동백잎처럼 윤기가 흐르는 시를 쓰다가 풀밭에 누워 하늘을 보고 있으면 개미들이 파도소리를 물고 내 귀를 들어온다 이럴 때 편지를 쓰고 싶다 여긴 거문도 동도야 산언덕 멀리 바다가 보이지 아무리 소리쳐도 서울에 닿지 않는 곳 엽서에 담.. 더보기
징검다리처럼 이어지는 다도해를 거쳐 가는 섬여행-거문도 가는 길/거문도 여행 거문도. 섬에 오는 이유 살아서 꿈이었고 죽어서도 꿈이었던 여인 진짜 꿈에서만 사는 여인 그런 여인이 혼자서 미역잎에 묻은 파도를 씻고 있기에 그리로 간다 썰물이면 모래밭에 물묻은 발자국 남기고 밀물이면 끼륵끼륵 갈매기랑 날자던 여인 그런 여인이 혼자서 살기에 그리로 간다 .. 더보기
바람을 만나다, 그 바람 밭에서 영혼이 꽃피우는 바람을 만나다-'차꽃 바람에 머물다' 출판 기념회 바람이라도 된다면 될 수만 있다면 당신 사는 산자락 아래를 돌고도는 산바람이라도 되고 싶어요 당신만 바라볼 수 있다면 찬 기운으로 쉴 곳 없는 떠도는 눈물바람이라도 되고 싶어요 머리 위 어깨 위 그 손끝이 만져지지 아니해도 당신 오가는 길목을 서성대는 밤바람이라도 되고 싶어.. 더보기
쪽빛 바다에 반짝반짝 빛나는 아름다운 섬들을 만나며 가는 길-보길도 가는 길 해상에서 바다 위에서 섬을 그린다 가는 볼펜 끝에 낚시를 달고 먼 섬을 잡아당긴다 솔바람 소리가 일면서 수평선상에 떠오른 섬을 끌어올린다 섬이 팔팔 뛴다 줄이 끊어지자 다시 수평선으로 돌아간다 이생진 선생님의 독도로 가는 길 44쪽/우리글 남도에 봄이 오지 않았을까? 하며 설레.. 더보기
달마산 아래 아름다운 천년 고찰, 미황사로 떠나는 겨울 소풍/해남 여행 해남 달마산 아래 아름다운 절집, 미황사로 나서는 길은 좋았던 시간들, 특별했던 시간의 기억을 찾아 나서는 길입니다. 그러고 보니, 미황사에서의 시간들은 늘 누군가와 함께 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이번 미황사로의 여행 또한 좋은 사람들과의 좋은 시간들이로군요. 바람 패밀리와 .. 더보기
끊임없이 웃고 노래하고 자연을 느껴라-이생진 시인과 함께 떠나는 섬여행/보길도, 강진여행 널 만나고부터 어두운 길을 등불 없이도 갈 것 같다 걸어서도 바다를 건널 것 같다 날개 없이도 하늘을 날 것 같다 널 만나고부터는 가지고 싶던 것 다 가진 것 같다 이생진 선생님의 시인이 보내온 편지 99쪽/혜진서관/1991 어린시절부터 평생 바다와 섬을 떠돈 시인, 시가 운명이라고 하신.. 더보기
끊임없이 웃고 노래하고 자연을 느껴라-이생진 시인과 함께 떠나는 섬여행/해남, 보길도 여행 바다 앞에서 나는 외로울 때 바다로 간다 바다를 보면 네가 그립기 때문이다 그리운 것 이상의 갈구는 없다 수평선 위로 떠오른 조각배 그 속에 네가 있다는 생각 그 이상의 것은 모른다 사람들은 큰 것을 바라지만 바다는 끝까지 작은 것을 챙긴다 나는 바다 앞에서 옷을 벗는다 물고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