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나는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세상을 꿈꾸었다.
난로 안에 잘 마른 사과나무의 장작을 듬뿍 넣어
아주 밝고 향기로운 불빛들이 활활 타오르는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세상!
곽재구 시인이 꿈꾸는 세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낙타풀의 사랑에서 말입니다.
세상의 길 위를 터벅터벅 걷는 시인..
세상의 사람보다 불빛이 꺼져 있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불은 꺼지고, 쓸쓸한 재만 바람에 날리는...
여기 모인 동화들은 마음 안의 난로의 불빛이 다 꺼진 사람들의 사랑과 추억, 쓸쓸함과 외로움을 위해 쓰여진 것들입니다.
오늘 죽어 있는 난로의 불빛이 내일 되살아나 활활 타오르를 때 우리는 삶의 새로운 의미 앞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 이야기 합니다.
-강으로 가는 길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것들은 다 당신 곁에 그대로 있어요. 당신의 마음이 그 곁을 떠났을 뿐이예요.
당신의 꿈, 자존심, 열정, 추억, 사랑... 그것들을 다시 생각해봐요
나는 가능한 천천히 별 하나하나에 눈을 맞춥니다.
은하수가 안개처럼 뿌연 곳에 이르면 저런 누군가 마차 가득 별을 싣고 가다 미끄러졌구나, 하고 중얼거리지요. <사과꽃 향기>
한 사내가 황톳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쌓인 지 꽤 오래인 달빛들이 사내의 발끝에 출렁출렁 물소리를 낼 것 같은 그런 길입니다
<시간의 끝이 보일 때까지>
그리고 낙타풀의 사랑으로 마지막 글을 적어 봅니다.
-아무리 멋진 시를 쓰더라도 영혼에 향기가 없다면 거짓 시일 뿐..
"내가 하는 일은 그냥 이 사막에서 자라는 거에요.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우리 낙타풀들은 이 사막 한가운데서 자라왔죠.
뜨거운 태양 아래 갈증을 적실 빗물도 거의 없지만 우리들은 이 사막의 삶이 좋아요
가시가 덮인 우리의 몸도 사막의 기후에 견뎌내기 위한 거죠. 흔한 일은 아니지만 오늘처럼 길을 잃고 쓰러진 나그네들과도 이야기를 하구요.
난 그들이 다 제 길을 찾아갔으면 해요.
참 굶주린 낙타들에겐 우리들이 양식이 되기도 하죠, 세상에서 우리를 맛있는 빵으로 여기는 동물은 낙타밖에 없어요.
낙타들이 우리를 보고 반가운 콧소리를 터뜨릴 때 우리들의 마음은 무척 따뜻해지고 행복해진답니다"
'책으로 만나는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 이태석 신부님의 아프리카 이야기 (0) | 2012.01.02 |
---|---|
우리는 거제도로 갔다-김주영, 구효서.. 35인 글.그림 (0) | 2011.12.24 |
쉽게 읽는 백범일지 (0) | 2011.11.17 |
문인들이 사랑한 최고의 문학여행-낯선 땅에 홀리다 (0) | 2011.11.13 |
다산의 아버님께-안소영 지음. 이승민 그림 (0) | 2011.10.02 |